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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또 '허위 멘트' 논란..."오보를 은폐하고 조작하는 이유는 무엇이냐"

KBS 뉴스 9 이소정 앵커, "민주노총 집회 중 어떤 부분이 집회 시위법에 어긋나는지 경찰 대답 못해" 허위 멘트
KBS 기자, "기사 원문까지 왜곡한 오보"...KBS노조, "별다른 해명, 사과 없이 영상 바꿔치기 해" 지적
지난 3월16일 '방일 윤 대통령 일장기에만 경례' 오보 때는 사과 방송 전례

KBS 뉴스의 ‘허위 멘트’ 논란이 또 다시 붉어졌다. KBS 앵커가 민주노총 건설노조 집회의 불법성 논란을 다룬 리포트를 소개하면서 사실과 다른 멘트를 했다. KBS 기자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자 KBS는 별다른 해명이나 사과 없이 해당 멘트만 고쳐 재녹화한 영상으로 ‘앵커멘트 화면’을 바꿔놓았다.

 

지난 18일 KBS ‘뉴스 9’ 이소정 앵커는 ‘경찰 “건설노조 집회, 강력 처벌” 천명...’자의적 해석‘ 논란도“ 제하의 리포트를 소개했다. 이 앵커는 ”경찰은 며칠 전 건설노조의 1박 2일 집회를 불법이라고 못박고 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어떤 부분이 집회 시위법에 어긋나느냐는 논란이 불거졌고, 경찰은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앵커의 멘트와 달리 이날 경찰은 백브리핑을 통해 건설노조의 1박 2일 집회에서 출퇴근길 교통 혼잡과 소음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또 혐오감을 유발하는 야간 길거리 집단 노숙에 대해서도 규제방안을 강구하겠다면서 어떤 부분이 불법인지 명확히 제시했다.

 

이 앵커가 소개한 리포트 본문에도 "(16일부터 1박 2일간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건설노조 집회와 관련, 교통 체증과 소음 등의 민원을 접수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건설노조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벌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불법으로 규정하는 근거는 도로 점거와 소음, 해산명령 불응 등인데, 특히 야간 문화제를 빙자해 불법 집회하면 해산하겠다고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KBS A기자는 이튿날 사내 보도게시판에 <'건설노조 집회 처벌' 관련 이소정 앵커 멘트, 명백한 오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기자는 "해당 멘트는 취재기자가 기사의 원문까지 왜곡한 오보"라며 "당일 여러 기사들을 보면 경찰은 백브리핑을 통해 밤샘집회에서 건설노조의 어떤 행위들이 집시법을 위반했는지 여러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고, 심지어 앵커가 소개한 해당 리포트의 본문에도 '불법으로 규정하는 근거는 도로 점거와 소음, 해산명령 불응 등'이라는 내용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A기자는 "애초 취재기자가 작성한 '불법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향후 유사집회 금지 방침이 집시법상 근거가 없다'는 취지의 앵커용 멘트를 소위 '각이 서도록' 압축하고 재가공하려다 뜬금없는 주장을 하게 됐을 수도 있다"면서 "KBS는 최근의 대표적인 갈등 이슈를 다루면서 앵커의 왜곡된 멘트를 통해 민노총 건설노조를 두둔하고 경찰의 위법성만 부각시킨 셈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공영방송의 책임있는 방송인이라면 이른 시일 안에 정정 및 사과 보도를 통해 국민과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기자의 지적과 달리 KBS는 별다른 사과 보도를 하지 않았다. 대신 이 앵커가 수정된 멘트로 재녹화한 ‘앵커멘트 화면’을 해당 리포트의 인트로에 끼워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지난 18일자 ‘KBS 뉴스 9’ 풀영상에선 해당 리포트를 아예 확인할 수 없다.

 

KBS방송인연합회와 KBS노동조합은 지난 23일 배포한 성명을 통해 “이소정 앵커가 민노총에 대한 편향성으로 찌들은 앵커멘트를 한 것에 대해 A기자가 문제점을 지적하자 다음날 그 앵커멘트 화면을 슬쩍 바꿔치기했다”고 했다.

 

KBS노동조합은 “23일 현재 KBS‘뉴스9′ 다시보기를 보면 이 앵커의 옷이 달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옷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앵커멘트도 달라졌다”고 했다. 또 “오보를 인정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그 오보를 은폐하고 역사적으로 마치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덮는 조작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앞서 KBS는 지난 3월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일장기에만 절을 했다’는 취지의 생방송 멘트를 내보내 온라인상 가짜뉴스를 크게 확산시킨 일이 있으며 그때는 뒤늦게 사과방송을 내보냈었다. 

 

다음은 KBS노조 성명 내용이다.

 

옷까지 바꿔 입고 앵커 화면 교체..대놓고 시청자 기만 ‘충격’ 
 
KBS보도본부는 지난 5월 18일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대한 수사와 1박 2일 집회에 대해 두 개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뉴스 앞부분에 해당하는 7, 8번째에 배치됐는데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편향성을 또다시 보여줬다.  

특히 이소정 앵커의 멘트가 문제가 됐다.  
"경찰은 며칠 전 건설노조의 1박2일 집회를 불법이라고 못박고 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어떤 부분이 집회시위법에 어긋나느냐는 논란이 불거졌고, 경찰은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현재 홈페이지의 <KBS뉴스9> 다시보기를 보면 이소정 앵커의 옷이 달라져 있다. 문제는 옷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앵커멘트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경찰이 며칠 전 건설노조의 1박2일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불법 집회를 연 적 있는 단체는 앞으로 비슷한 집회를 못 열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걸 놓고, 관련법과 맞지 않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불거졌는데 경찰 스스로도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분명 ”1박 2일 집회를 불법이라고 못박고 강하게 처벌하겠다“는 내용이 ”1박 2일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불법 집회를 연 적이 있는 단체는 앞으로 비슷한 집회를 못 열게 하겠다고 했습니다“로 바뀌어 있다.  
 
홈페이지의 다시보기는 일종의 역사 기록 그 자체다. 그 기록을 바꿨다면 바꿨다는 사실 역시 기록해야 한다.   
만약 아무런 사과나 공지 없이 이를 바꿨다면 이는 사초를 몰래 바꿔치기 한 것과 같은 행위라 볼 수 있다.  
KBS뉴스의 투명성과 신뢰도가 근본적으로 부정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옷이 바뀐 것을 보면 당일이 아닌 이후 새로 녹화해 바꿔치기 한 것 같은데, 이는 오보를 인정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그 오보를 은폐하고, 역사적으로 마치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덮어 조작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소정 앵커는 다음날(19일) 클로징 멘트를 통해 해당 앵커멘트가 일부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지만 사과라고 보기도 어려운 말장난에 불과하다.   
또한 해당 리포트의 앵커멘트를 바꿔치기한 사실은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  

 

손관수 보도본부장, 성재호 통합뉴스룸 국장, 이소정 앵커에게 묻는다.  
리포트 앵커멘트 화면이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앵커멘트 화면을 바꿔치기한 것과 관련해 시청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과한 사실이 있나?  
이러고도 KBS 뉴스를 믿어달라고 시청자에게 요구할 수 있나? 
 
민주노총과 관련된 KBS 보도는 매우 편향되고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 민주노총 간첩단 기사는 아예 실종됐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경우 노조의 주장은 그대로 인용해 담고, 경찰은 근거도 없이 노조에 대한 처벌 의지만 밝힌 것 같은 뉘앙스를 줄 수 있는 문구가 횡횡하고 있다.  
더구나 논란이 되고 있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의 분신에 대해서는 KBS는 침묵하고 있다. KBS는 관련 논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정부가 노조를 압박해 왔고 분신 뒤에 노동계는 더 반발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분신의 원인이 정부에 있다는 노동계의 주장만 담아 보도했다.  

 

KBS노동조합은 민주노총과 관련한 최근 편향 불공정 보도에 대해 노사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모조리 묵살 당하고 있다. 
이상해도 한참 이상하지 않은가! 
이번에는 시청자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옷까지 바꿔입고 뒤늦게 멘트와 화면을 도둑 교체한 보도참사가 벌어졌다.  
앵커와 통합뉴스룸국장, 그리고 보도본부장까지 시청자를 기만한 사안이다. 모두 사퇴하라!  

 

2023. 5. 23
KBS노동조합비상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