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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옥식의 가짜뉴스 팩트체크50] ➃장자연의 자필 편지는 조작

"31명을 100번 넘게 접대했다"는 편지는 교도소 수감자의 자작극
SBS, 2011년 3월 메인뉴스에서 보도했으나 국과수 감정결과 가짜로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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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는 2011년 3월 6일 “2009년 자살한 탤런트 고(故) 장자연씨가 남긴 자필편지 50여통을 입수했다”며 “고인은 편지에서 31명을 100번 넘게 접대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SBS는 이날 저녁 8시 뉴스에서 “고인이 한 지인에게 보낸 이 편지에는 무명의 신인 여배우에게 강요됐던 연예계의 추한 뒷모습이 담겨 있다”며 “이 편지들을 장씨 본인이 작성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공인 전문가에게 필적 감정을 의뢰한 결과 장씨의 필체가 맞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SBS는 6일 8시뉴스를 통해 “지난 2005년부터 2009년 3월 7일 장자연씨가 죽기 직전까지 일기처럼 쓴 편지 50여통 230쪽을 장씨 지인에게서 입수했고 내용은 연예 기획사와 제작사,대기업,금융기관, 언론사 관계자 등을 포함 31명을 접대했다고 돼있으며, 필적감정에서 장씨의 것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SBS는 편지에는 술 접대와 성 상납 강요에 대한 장씨의 절망과 분노가 담겨있으며 이들을 ‘악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장씨의 지인은 사건수사가 진행중이던 2009년 3월 중순 모 스포츠지에 ‘왕첸첸’이란 이름으로 편지를 보낸 내국인 전 모씨(당시 31세)씨로 알려졌다. 장 씨는 편지에 접대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기획사 대표가 거액의 위약금을 내라며 발목을 잡았다고 썼다.

 

  이어 장씨는 “무명인 내가 죽어버린다고 세상이 눈 하나 깜짝할까?”라며 ‘자살’을 언급했고,“내가 이 담에 죽더라도,죽어서라도 저승에서 꼭 복수하겠다”면서 “명단을 만들어놨으니 내가 죽더라도 복수해달라”고 써놓았다.

 

  보도가 나가자 트위터 등 인터넷에서는 31명 명단을 모두 공개하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고 장자연씨〜 지금 하늘에서도 억울해 할 듯! 다 밝혀졌으면!!!”,“밝혀라,그 사람들에게 인권은 필요 없다” 등등의 글들을 남겼다.

 

  여러 언론사들이 SBS 보도를 인용 보도했다. 그러나 10일 뒤인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편지가 장씨의 친필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편지는 수감 중인 전씨가 벌인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장자연 씨와는 일면식도 없는 교도소 수감자인 전씨가 고(故)

장자연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장씨로부터 받았다고 내어놓은 편지는 필적감정 결과 장씨

의 필적과 상이한 것으로 판명됐다.

 

 국과수는 정신병력이 있으며 절도와 성폭행 등 전과 10범의 교도소 수감자 전씨가 고 장자연씨로부터 받았다는 편지 원본과 전씨가 수감돼 있던 광주교도소에서 압수한 전씨의 필체가 담긴 메모지,그리고 고 장자연씨의 필체를 대조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SBS가 전과 10범에 정신병력을 갖고 있는 교도소 수감자가 지어낸 소설 같은 편지에 완벽하게 속아 넘어간 것이다. <서옥식의 '가짜 뉴스의 세계'(해맞이 미디어)에서 발췌, 필자=전 연합뉴스 편집국장, 대한언론인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