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태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21대 대통령선거 패배 후 개선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퇴임하자, 언론은 국민의힘을 향해 개선의 의지가 있는지 지적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천막당사를 치고 쇄신에 나섰던 보수 정당은 어디로 갔나”라고 비판했고, 중앙일보도 “’갈라파고스 정당’으로 전락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서울신문은 최근 정당 지지도를 언급하며 “이제 ‘영남당’도 아닌 ‘TK당’”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한겨레는 “기득권에 안주한 국민의힘이 다시 신뢰 받기란 무망하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1일 <빈손 마감 김용태 비대위... 국민의힘 희망은 있나>라는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친윤계 지원에 힘입어 선출된 TK 3선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기로 하면서 ‘보수 쇄신’에서 한발 더 멀어지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전체 지역구 의석(89석)의 65%가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영남(58석)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며 “불법 대선자금 수수로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과 뒤이은 총선 참패로 존립 위기에 직면했던 2004년 여의도 공터에 ‘천막당사’를 치고 육참골단 각오로 쇄신에 나섰던 그 보수 정당은 어디로 갔나”라고 한탄했다.
중앙일보도 이날 <국민의힘, 대선 뒤 새 가능성 보여준 것 뭐 있나>라는 사설에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5월 취임 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요구, 김건희 여사 의혹 대국민 사과 등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의 관계를 정리하느라 나름대로 애썼다”면서도 “하지만 이미 당이 워낙 망가진 상태여서 그런 정도로 기울어진 대선 구도를 돌려놓을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설은 “김 전 위원장의 말처럼 지금 국민은 국민의힘에 해체에 가까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대선 패배 후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국민의힘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게 뭐가 있는지 뚜렷이 기억나는 게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대에서 친윤계가 미는 후보가 당선된다면 그야말로 완벽한 ‘갈라파고스 정당’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서울신문은 <"개혁 의지 빵점”… ‘TK당’으로 쪼그라지는 국민의힘”이라는 사설을 통해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 준 모습은 바닥부터 쇄신하겠다는 의지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다져진 텃밭이었던 부산·울산·경남(29%)에서마저 민주당(35%)에 밀렸다“며 ”국민의힘은 이제 ‘영남당’도 아닌 ‘TK당’으로 쪼그라졌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구주류 세력으로 또 땜질했고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물밑 움직임만은 진작에 요란하다”며 “이런 만만한 모습이니 거대 여당이 조금도 거리낌 없이 각종 정치 현안들을 강공으로 독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국힘, ‘비상대책’ 없는 비상대책위 되풀이해서 뭐 하나>라는 사설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은) ‘대선 이후 국민의힘의 개혁 점수’를 묻자 ‘빵점’이라고 답했다”며 “영남·강남·극우에 뿌리박은 친윤석열계 기득권 세력이 당의 환골탈태를 가로막는 한 국민의힘은 미래가 없다는 토로”라고 했다.
사설은 “김 위원장이 개혁안을 전 당원 투표에 부치고 그 결과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정하겠다고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 또한 거부됐다”며 “총선·대선에 연거푸 참패하고도 기득권에 안주하는 한 국민의힘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받기란 무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