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3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예비후보들과 잇따라 만나며 당내 입지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예비후보들 역시 오 시장이 가진 중도 확장력을 활용해 자신에 대한 지지세를 넓힐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16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연이어 만났다. 이들은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등 정책을 대선 공약에 반영하겠다면서 오 시장의 지지층 흡수를 시도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오 시장과 만나 "오 시장께서 훌륭한 정책으로 서울시민의 행복을 더 높이고 전 국민에게 좋은 제도 시행의 시범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대선에서 충분히 반영하고 당선되면 잘 시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같은날 오 시장을 만난 뒤 언론에 "제가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가 바로 약자와 동행 문제였다"며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내용이고 그간 고민했던 것들을 이미 시행한 것이라 적극 수용해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낮 오 시장과 오찬을 한 뒤 취재진에게 "오 시장이 가장 처음 한 말이 '정치적 스탠스가 가장 비슷하다'였다. 중도확장성을 말하는 것 같다"며 "약자동행지수는 제가 공약했던 안심복지와 유사하다. 충분히 녹여서 취지에 맞게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같은날 오후 오 시장을 만난 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건 약자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해서 균형 잡힌 사회가 되도록 한다는 것에 초점이 있는 것인데 제가 생각하는 균형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전날 오 시장과 만찬 회동을 했다. 홍 전 시장 캠프 비서실장인 김대식 의원은 언론 브리핑에서 "홍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 공약을 그대로 받아서 실천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하겠다'고 말했고, (오 시장은) 공약집과 USB를 건네면서 꼭 성공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