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불법 용도 변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백현동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김씨는 이 대표가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백현동 용도 변경은 박근혜 국토교통부의 협박’ 때문이란 발언으로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됐는데, 남은 2~3심에서도 유죄가 확정될 게 거의 확실해졌다.
검찰은 2006년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던 김씨가 백현동 로비스트 역할을 하고, 그 대가로 77억원과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또 김씨가 이재명 대표,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씨와 오랜 기간 '정치적 교분'을 쌓았고 그로 인해 형성된 신뢰 관계가 백현동 사업 인허가 로비에 활용됐다고 봤다.
뉴시스에 따르면, 1심 재판부는 "피고인(김인섭)은 사업에 관한 별다른 전문성·노하우 없이 오로지 지방 정치인과 성남시 공무원의 친분만을 이용해 여러 차례 적극적으로 알선했고, 그 대가로 국민의 일반적인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70여억원의 거액을 수수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2심은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63억여원을 명령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대표와 정 전 실장과의 친분을 토대로 정 대표의 청탁을 받고 백현동 사업에 관한 대관 업무를 맡았다"며 "이 사건 범죄는 공무원 직무의 공정성과 이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해하는 범죄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김인섭 씨가 알선해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을 4단계나 올려줬다, 이것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됐다”며 “‘국토부 압박’ 발언 관련한 선거법 재판이나 ‘백현동 배임’ 관련한 재판에서 이 대표는 더이상 싸울 수 없는 상태로 들어갔다”고 풀이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로비한 자의 징역형이 확정되었으니 다음 차례는 로비받은 자들에 대한 더 무거운 징역형 확정”이라며 “위증한 자는 처벌받고 위증교사한 자는 무죄가 된 위증교사 사건 때처럼, 로비한 자는 처벌받고 로비 받은 자는 무죄가 되는 엉터리 재판이 또 이어져서는 아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이 대표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보좌관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2014년~2018년 브로커 역할을 한 김씨의 청탁을 받아 백현동 개발사업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배제하고 아시아디벨로퍼가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이 업체는 이곳에 아파트를 지어 3000여억원의 이득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