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핵심 고위 인사들이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 관련 기밀 정보를 중국과 시민단체에 유출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두고, 국민의힘은 국가 안보체계를 무너뜨린 자해행위로 규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0일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 사드 기밀 유출' 관련 감사원의 수사의뢰 조치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라며 "2급 군사기밀을 외국과 특정 시민단체에 넘겨준 것은 심각한 안보 자해행위다. 더욱이 실무진이 반대했음에도 중국대사관 소속 국방무관에게 브리핑을 진행했다는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곽 수석대변인은 이어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도입한 첨단 방어체계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중대 사안"이라며 "이런 기밀을 유출했다는 것은 국가안보 체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한 행위로, 문 정부가 국가안보보다는 중국과 북한의 눈치만 살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중국몽'을 부르짖던 문 정부가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굴종 외교'를 벌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 정부가 중국에 약속했던 '사드 3불(不)1한(限)' 역시 그 맥을 같이 한다. 사실상 대한민국의 군사주권을 중국에 넘겨준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말했듯 실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며 "검찰은 문 정부의 안보 자해행위에 대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고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관련자뿐 아니라 배후까지 낱낱이 밝혀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대표도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는) 동맹 국가와의 협력으로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과정인데, 그걸 (군사정보를) 미리 중국쪽에다 알려주는 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그 부분은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감사원은 사드 배치 지연 관련 감사를 벌여, 지난달 말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목된 이들은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안보 고위직 인사 4명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들은 사드의 정식 배치를 늦추기 위해 2급 비밀에 해당하는 사드 미사일 교체와 관련한 한미 군사작전 내용을 반미단체 측에 유출했다고 한다. 또 중국대사관 소속 국방무관에게도 군사작전 내용 등을 사전에 설명했다고 알려졌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