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 대해 여야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당은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했다”고 평가했고, 야당은 “책임감과 쇄신 의지를 찾아 볼 수 없었다” “남은 것은 탄핵 밖에 없다” 등 날을 세웠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했다"며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모든 게 본인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겸허히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대통령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계기로 우리 국회도 정쟁을 중단하고, 시급한 민생을 보살피고 외교·안보 현안을 챙기는 본연의 일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야당에 당부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정의 미흡함이나 논란에 대해서는 겸허히 사과했고, 충분한 현장 답변을 통해 많은 의구심이 해소됐다”며 “2시간이 넘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대통령의 진정성과 국정 쇄신 의지가 국민께 전달되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 국회도 이제 그만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중심에 둔 책임 있는 협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산적한 민생 과제에 대한 민주당의 초당적 협조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용을 자세히 못 봐서 입장을 말씀드리기 이르지만,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국민께서 그렇게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끝내 국민을 저버리고 김 여사를 선택했다”며 “140분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은 알맹이 없는 사과, 구질구질한 변명, 구제불능의 오만과 독선으로 넘쳐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공허한 사과 이후 모든 의혹을 뭉갰다”며 “기껏 내놓은 대책이 고작 ‘부부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한의 책임감도, 쇄신 의지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이제 윤 대통령이 마주할 것은 매서운 민심의 뜨거운 분노 뿐임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불구덩이에 기름을 부었다”며 “국민의 분노, 상황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일개 범부로서 김건희 변호사를 보았을 뿐”이라며 “대통령 직의 엄중함을 망각한 대통령이 스스로 임기 후반기 하산길을 재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은 사실 인정도, 진솔한 반성도 하지 않고, 되려 국민을 꾸짖었다”며 “대통령 자리에 더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조 대표와 같은 윤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 용 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기자회견이 아니라, 대국민 시간낭비였다”며 “‘무제한 끝장 기자회견’은 윤 대통령이 점심 챙겨먹어야 할 시간에 허망하게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특검 했던 윤 대통령이 아내 그리고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특검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꼴은 눈물겨울 지경”이라며 “이제 남은 것은 ‘탄핵’밖에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던 140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