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18~19일 이틀간 열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이날 여야는 청문회 일정을 두고 충돌했다. 여당은 오는 19일 하루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회의 직전 야당의 제안으로 이틀간 청문회가 진행되는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실제로 19일 하루 청문회를 여는 내용의 계획서와 18~19일 이틀간 청문회가 개최된다는 계획서가 여야 의원에게 모두 배포되면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야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진숙·김태규 2인 방송통신위원회 체제'에서 KBS 신임 이사들이 선임됐기 때문에 이들이 추천한 차기 사장 결정도 무효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검증을 철저히 하기 위해서는 이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방송에 중립을 지켜야 될 사장이 과연 적임자이냐라는 점에 대해 물어야 되기 때문에 이틀에 걸쳐서 해야 한다는 것을 수정 제안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노종면 의원은 "기술적으로 다른 종류의 자료가 배포됐다는 점 때문에 오해가 커진 것 같다"며 "본질로 돌아가서 인사청문회는 관행대로 하루를 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의문이 있다"고 언급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김 간사의 제안이 있었고, 그 제안이 타당하다고 받아들여서 안을 수정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격하게 항의했다.
국회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다들 19일 하루로 알고 있었는데 상임위 직전에 위원장과 야당 간사가 서로 협의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하루 동안 검증할 자신이 없는데 2~3일 한다고 되는 것인가"라며 "과방위의 다양한 긴급한 현안에 대한 시간 배분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같은 당 신성범 의원은 "위원장이 이렇게 회의를 운영하는 것은 독단과 전횡이다. 마음대로 하는 것"이라며 "여야 간 협의가 무슨 필요가 있겠나. 정식으로 항의한다"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결정 과정 자체가 기존 상임위에서는 있지 않았던 굉장히 폭력적인 방식"이라며 "이런 식의 상임위 운영은 정말 자제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양측의 설전이 이어지자 잠시 정회됐고, 곧 재개된 회의에서는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표결이 야당 주도로 진행됐다. 여당 의원들은 항의하면서 단체로 퇴장했다.
최형두 의원은 퇴장 직전 재차 항의하면서 "국회 과방위 최악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런 중요한 의사 일정을 회의 시작 2분 전에 변경해서 공지하는 법이 어디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 의원은 "방송 장악을 하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의 무도함을 밝혀내는 것은 무엇보다도 국회의원으로서 반드시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박 후보자에 대해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겸비, 공영방송 사장의 적임자"라고 봤다. 윤 대통령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언론인으로서 전문성을 입증했고, 주요 사건을 취재하고 국민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함으로써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데 기여했다"며 "KBS 뉴스 9 앵커를 역임하며 언론인으로서 자질과 역량을 충분히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해 11월부터 KBS뉴스 9 앵커로 근무하고 있으며, 22억7475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11억6300만원) 등이다. 모친 재산은 독립 생계 유지를 사유로 신고를 거부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