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세계 최대 검색 플랫폼 구글을 해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지난 5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이 온라인 검색시장 관련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서 구글의 검색 및 광고 시장 독점을 불법으로 판결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이는 약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해체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첫 빅테크 해체 논의다.
1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을 불법 독점했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미국 법무부에서 구글을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구상이 현실화한다면 가장 유력한 분할 대상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크롬 웹 브라우저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예측했다.
또 구글의 텍스트 광고 판매 플랫폼인 애드워즈(AdWords)를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가 구글 분할까지 가지 않더라도 해당 플랫폼을 다른 검색 엔진에서도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상호운용성을 강제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구글이 자사 데이터를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 덕덕고(DuckDuckGo) 등에 제공하도록 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미 법무부는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분야에서도 불공정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구글의 인공지능 제품을 콘텐츠에 사용하도록 강요하지 못하게 하는 조처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미 법무부와 구글은 블룸버그 취재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아밋 메타 워싱턴 연방법원 판사는 지난 5일 구글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경쟁을 제한하는 것을 금지한 셔먼 반독점법을 위반해 온라인 검색과 검색 텍스트 광고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고 판결했다.
이 소송은 미 법무부와 16개 주가 2020년 10월 구글이 미국 검색 엔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삼성전자 등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며 반독점법을 어겼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구글이 패소 이후 항소 의사를 밝힌 만큼 법무부의 조처는 연방대법원 판결 뒤로 밀릴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만약 실제로 구글 분할이 진행된다면 “1980년대 미국의 통신사 에이티앤티(AT&T) 분할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10년에 걸친 반독점 조사 끝에 1984년 AT&T를 8개 지역사로 분할했다.
김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