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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무작정 직무배제에 아이 유산도"… MBC 제3노조, 언론노조 만행 고발

MBC3노조 15일 ‘차별’ 토크콘서트... 2017년12월8일 이후 비언론노조원들에 대한 극심한 탄압 폭로
“MBC를 언론노조의 사적 도구로 전락시켜... 작금의 MBC는 스스로 언론임을 포기한 상황” 비판도

 

MBC3노조(MBC노동조합,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는 15일 상암 MBC 경영센터 M라운지에서 ‘차별’ 토크콘서트를 열고 2017년12월8일 언론노조가 문재인 정부를 등에 업고 MBC를 장악했을 당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비언론노조원들에게 행한 악행들을 폭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기자는 언론노조의 괴롭힘에 유산까지 당하는 고통을 받은 것을 폭로해 충격을 주었다.

 

신동호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은 이 행사에서 오정환 위원장은 언론노조가 MBC를 장악했던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번 행사는 어떤 비행이라도 반드시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을 알려 재발을 막고, 용서와 화해의 뜻을 다지는 자리”라며 “다만 가해자의 반성이 함께 해야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는데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성민 차장(제3노조 여성국장)은 “2017년 12월 8일 취재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해 기사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파업하던 언론노조 소속 기자들이 몰려 들어와 ‘이 자리는 이제부터 내 자리니 비켜달라’고 요구하며 영문을 모르던 김 차장에게 ‘네 기사는 필요 없으니 나가라’고 했다”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

 

이상현 부장(전 뉴스데스크 앵커)도 같은 날 방송을 준비하는 도중 쫓기듯 앵커룸을 나와야 했다. 이 부장은 “시청자들에게 작별 인사 할 시간조차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 후 뉴스데스크가 초유의 결방 사태를 맞이한 것을 두고는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본인들 편의대로 시청자를 외면하고 메인 뉴스를 포기한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앵커에서 강제 하차당한 이후 조직에서 방치되다 6년여간 아무런 설명 없이 직급 강등을 당한 채 스포츠취재팀과 통일전망대팀 등을 전전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했다.

 

박상규 전 런던 특파원은 “언론노조 출신 경영진은 파업에 불참한 해외특파원들을 강제로 전원 귀국시켰는데, 급하게 귀국 준비를 하다 보니 사무실의 잔여 임대료가 1억원이 넘었다. 그것까지 고려하지 못한 경영진은 협상을 통해 잔여 임대료를 낮추라고 압박했고, 그 협상은 귀국 사흘 전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김연석 부장(전 베이징 특파원)은 당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막 입학하는 자녀들이 있었는데 아무 준비 없이 귀국하게 된 자녀들은 국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의 괴롭힘은 그 직원의 가족들까지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김기현 부장 (전 정치부장)은 “2018년 하반기 언론노조 출신 경영진이 만든 MBC정상화위원회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았다”며 “그 조사는 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책이나 다름없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2017년 대선 기간 우리 정치부는 당시 문 후보의 ‘MBC는 망가졌다’ 발언을 공영방송 압박이며 언론 장악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 보도에 대해서 정상화위는 ‘뉴스를 경영진의 사적 도구로 전락시켰다’ ‘사실상의 보복성 보도’라고 규정했다”며 “그럼 최근 MBC가 매일 반복하고 있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보도는 어떤가? 뉴스를 언론노조의 사적 도구로 전락시킨 보복 보도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기자는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글을 보내왔다. 그는 글에서 “당시 언론노조 출신 경영진은 본인을 언론노조원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자 업무에서 배제했고 강제로 영상 편집자로 전환시키려고도 했다”며 “그 과정에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됐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결국 유산하고 말았다. 사전에 임신 사실을 말했는데도 전직 교육을 강요했던 언론노조원 부장에게 MBC 경영진은 징계는커녕 요직으로 영전시켰다”고 폭로했다.

 

 

이진희 부장(전 뉴욕특파원)은 MBC 안에서 소속 노조에 따른 차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장은 “제3노조가 안형준 현 사장을 고소한 뒤 10여 명 안팎의 비언론노조 기자들을 보도국 취재센터에 발령했지만 정치 사회 법조 등 주요 취재부서에서는 배제했고, 그나마 비언론노조 기자들 대부분이 여전히 기자 업무가 아닌 곳에 배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MBC에서 기자로 잔뼈가 굵은 저는 작금의 MBC는 스스로 언론임을 포기했으며 특정 정파를 대변하는 정당지나 선전 도구로 전락한 상황이라 진단할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더해 최근 국회에서 MBC를 영구히 언론노조가 장악하도록 조장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입법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리면서 우려와 탄식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당시 언론노조 출신 경영진에 의해 조명창고로 유배 당했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도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대신 글을 보내왔다. 배 의원은 “2008년 입사 이후 2011년 평일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동할 당시 언론노조 정치파업의 실체를 알게 됐다”며 “2012년 파업 때 거짓 증언 요구를 거절하고 업무에 복귀하자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뉴스를 준비 중인 앵커와 기자들에게 언론노조원들이 몰려와 꽹과리와 징을 치거나 심지어 귀신이 들었다며 소금을 뿌리기도 하는 등 수많은 악행들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 “언론노조가 MBC를 장악하고 비언론노조원들에게 행한 사내 폭력은 심각했고, 이들은 여전히 공정 언론을 가장한 정치 생활 투쟁을 하고 있다”며 “저 그리고 선배님들과 많은 동료들께서 언론인의 양심을 걸고 지키고자 했던 진실과 정직이 더디지만, 반드시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