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타파가 지난 대선을 사흘 앞두고 내보낸 '김만배 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와 관련해 억대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은 김만배(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신학림(전 언론노조위원장, 뉴스타파 전문위원) 씨 등 두 당사자가 21일 새벽 구속됐다. 검찰이 해당 가짜뉴스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지 9개월 만이다.
뉴스타파가 지난 대선 사흘전인 2022년 3월 6일 보도한 이 '가짜뉴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검찰에 출석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를 봐줬다는 김 씨의 허위 인터뷰를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던 신 전 위원장이 녹취한 것이다. 이 가짜뉴스는 뉴스타파의 첫 보도 직후 좌파 매체들이 앞다투어 확대 재생산했으며 이후 신 전 위원장이 김 씨에게 1억6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가짜뉴스 보도 대가라는 의혹을 샀다.
김만배 씨는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두 차례 구속됐다 지난해 9월 구속 기간 만료로 풀려났는데 이번에 다시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석범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자정쯤 배임증재·수재,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를 받는 김 씨와 신 전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김 씨와 신 전 위원장 모두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씨와 신 전 위원장은 허위 보도 대가로 1억6500만 원을 주고받으면서 이를 책값으로 위장하고, 허위 인터뷰로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정보통신망법 위반, 배임수재·증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을 받는다.
신 전 위원장에게는 청탁금지법 위반과 정기현 전 국립중앙의료원장에 대한 별도의 공갈 혐의도 적용됐다. 자신에게 산 책을 무단으로 다른 사람에게 넘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5천만 원을 받아낸 혐의다.
영장 심사에서 핵심 쟁점은 주고받은 돈의 성격이었다. 김 부장판사는 신 전 위원장에게 ‘책 3권 값으로 1억6500만 원은 과하다’는 취지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을 허위 인터뷰의 대가라고 강조했는데 김 부장판사는 검찰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김 씨는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논란이 불거지던 2021년 9월 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 전 위원장을 만나 '허위 녹취록'을 만들었으며 닷새 뒤인 2021년 9월 20일 신 전 위원장이 쓴 책값 명목으로 1억6천500만 원을 건넸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책임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가 아닌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전환하기 위해 김 씨가 여러 언론사와 접촉해 허위 인터뷰 보도를 계획했고, 파급 효과가 큰 대선 직전 녹음파일을 공개했다고 판단했다.
김 씨와 신 전 위원장을 구속한 검찰은 향후 허위 인터뷰를 보도한 언론사들에 대한 수사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허위 보도로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뉴스타파, JTBC, 경향신문, 뉴스버스, 리포액트 소속 전현직 기자들을 수사 중이다.
당시 MBC <뉴스데스크>, , JTBC <뉴스룸>, YTN <뉴스가 있는 저녁>, KBS <뉴스 9>가 뉴스타파의 허위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받아 보도했다. 라디오에서는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 ‘신장식의 신장개업’, MBC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 YTN FM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등에서 허위 인터뷰를 인용 보도했다.
또 검찰은 김 씨가 뉴스타파 외에도 다른 언론사와 연락한 정황 증거를 포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이들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보도했는지, 보도를 기획한 배후 세력이 있는지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신병이 확보된 김 씨와 신 전 위원장을 상대로도 '100억 원 규모 언론재단 설립 구상'과 허위 보도의 연관성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김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