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7.2℃
  • 흐림강릉 24.5℃
  • 흐림서울 27.2℃
  • 구름조금대전 27.3℃
  • 구름많음대구 27.1℃
  • 구름많음울산 27.6℃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31.7℃
  • 맑음고창 28.2℃
  • 구름조금제주 31.1℃
  • 흐림강화 26.8℃
  • 구름많음보은 24.1℃
  • 구름많음금산 24.8℃
  • 맑음강진군 30.1℃
  • 구름많음경주시 28.4℃
  • 구름조금거제 30.7℃
기상청 제공

미디어비평

[신문읽기]국회의장을 이재명이 결정?...“의전 서열 2위 결정 말도 안 돼” “명심이 민심이라는 건 궤변” 등 비판 목소리

“명목뿐인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 조항을 폐지하는 게 위선이라도 덜어내는 길일 것”(조선)“이재명의 민주당으론 민주도 역사도 국민도 함께하기 어렵다”(동아)“내부 경쟁과 견제가 사라지고 ‘명심’만 존재하면 건강한 공당이 될 수 없어”(세계)

 더불어민주당이 오늘 총선 당선자 총회를 열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를 선출한다. 국회의장에는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업은 추미애 당선인의 선출이 확실시된다. 6선의 추 당선인과 5선의 우원식 의원이 표 대결을 벌이지만 승패는 이미 결정됐다는 관측이 많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추 당선인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해 사퇴하면서 무게추가 급격히 기울었다. 사실상 이재명 대표가 추 당선인을 낙점한 모양새다.

 

 이날 신문들은 추 당선인의 국회의장 선출 확실시 소식에 “최근 민주당의 국회의장 경선 과정은 이 대표 일극 체제가 얼마나 공고해지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중립성을 잃은 의장의 편파적 국회 운영은 민심과 거리가 멀어지게 되고 정부의 거부권과 여당의 결집, 여론의 역풍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국가 서열 2위를 이런 식으로 뽑아도 되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2002년 여야는 입법부 수장의 정치적 중립의 상징적 의미로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하는 내용의 국회법을 합의 처리했다. 지난 22년 동안 국회의장들은 당적을 버리고 자신의 친정인 당심(黨心)보다는 민심(民心)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는 전통을 이어왔다”고 했다.

 

 사설은 “그러나 22대 전반기 국회를 이끌겠다고 나선 국회의장 후보들은 당심도 모자라 ‘이재명 대표가 나를 지지한다’며 명심(明心)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번도 없던 해괴한 일이다. 6선, 5선들의 국회의장 경쟁이 볼썽사납게 흐르자 그러나 야당 내 다수 중진은 침묵하고 있다. 이 대표에게 쓴소리를 했다가 총선 때 ‘비명횡사’한 정치인들을 목격한 효과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역대 국회의장은 형식적이지만 최소한의 중립을 지키려는 시늉이라도 했다. 이렇게 노골적인 방식으로 국회의장을 선출하겠다면 명목뿐인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 조항을 폐지하는 게 위선이라도 덜어내는 길일 것이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노골화하는 이재명의 일극 정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4·10총선 이후 민주당을 보면 사실상 이 대표와 친명계 일색의 ‘이재명 일극(一極) 체제’를 완성해 가는 분위기다. 친명을 넘어 ‘찐명’으로 불리는 인물이 원내대표 선거 단독 후보로 나와 사실상 추대된 데 이어 오늘 국회의장 경선을 앞두고선 친명계가 나서 다른 친명 후보 2인을 주저앉히고 초강성 후보를 밀고 있다”며 “오직 이 대표의 뜻에 따른 친명 독주체제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석 달 뒤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온 ‘또 대표는 이재명’(또대명)이란 연임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민주당 내에선 친명 일체화의 폐해와 그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른바 ‘대립군(군역을 대신해 주는 사람) 국회의장’ 추대론을 두고선 ‘어떻게 당 대표가 대한민국 서열 2위를 결정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중립성을 잃은 의장의 편파적 국회 운영은 정부의 거부권과 여당의 결집, 여론의 역풍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작금의 이재명 체제에서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되고 있다는 목소리는 안팎의 강성 세력에 압도당하기 일쑤다. 이 대표 지휘 아래 압도적 승리를 이뤘다는 신화만 지배한다. 이런 모습은 다양성을 토대로 통합을 추구하면서 외연을 확장하던 민주당의 오랜 전통과도 거리가 멀다"며 "브레이크 없는 친명의 질주는 갈수록 지지층의 기반을 좁힐 뿐이다.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의 민주당’으론 민주도 역사도 국민도 함께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세계일보는 ‘의장 후보 明心이 民心 궤변까지… 일극 체제 우려스럽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최근 민주당의 국회의장 경선 과정은 이 대표 일극 체제가 얼마나 공고해지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급기야 그제는 추 당선인 입에서 ‘명심이 민심’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며 “이 대표의 의중과 민심을 동일시하다니 궤변도 이런 궤변이 없다. 입법부 수장으로 정파를 초월해 국회를 대표해야 하는 국회의장 유력 후보가 이렇게 ‘이비어천가’를 부르고 있으니 개탄할 노릇이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모든 것이 ‘명심’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민주당은 정상이 아니다. 앞서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찐명’인 박찬대 의원이 추대로 당선됐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써 친명 인사들은 앞다투어 ‘이재명 연임론’도 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내부 경쟁과 견제가 사라지고 ‘명심’만 존재하면 건강한 공당이 될 수 없다. 일극 체제가 굳어지면 다양성이 부족해지고 결국 민심과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오만하게 되고 권력을 절제하기 어렵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