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5.4℃
  • 흐림강릉 23.9℃
  • 흐림서울 26.2℃
  • 구름많음대전 25.5℃
  • 구름많음대구 26.4℃
  • 구름많음울산 26.5℃
  • 구름조금광주 26.4℃
  • 구름조금부산 29.9℃
  • 구름조금고창 26.3℃
  • 맑음제주 29.2℃
  • 흐림강화 26.0℃
  • 구름많음보은 23.7℃
  • 구름많음금산 24.3℃
  • 구름조금강진군 28.1℃
  • 구름많음경주시 26.2℃
  • 구름조금거제 28.0℃
기상청 제공

미디어비평

[신문읽기]김건희 여사 수사 직후 책임자들 교체...‘인사 시점과 내용 부적절’‘특검 논란 더 지피는 결과" 등 비판 목소리

“통상적인 인사로 보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점 한 두 가지 아니다”(조선)“이번 검찰 인사가 민심에 부응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어”(동아) “이번 인사는 윤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자 김 여사 수사에 대한 방해로 규정할 수 밖에 없어”(경향) “특검 수사가 필요한 이유 하나 더해져”(한겨레)

 법무부가 13일 검사장급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도 교체됐다. 김 여사 관련 수사 실무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1차장·4차장 검사도 모두 교체됐다. 서울중앙지검이 최근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지휘 라인을 다 바꾼 것이다. 신임 중앙지검장엔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임명됐다.

 

 이날 신문들은 검찰 인사 단행 소식에 “이원석 총장의 임기가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를 단행하는 건 시점과 내용 모두 부적절하다. 특히 김 여사가 관련된 수사를 하고 있는 지휘 라인을 교체한 것은 다른 배경이 있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김 여사 수사 지휘 라인 전격 교체, 꼭 지금 했어야 했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송 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이동하는 등 교체된 수사 지휘 라인 검사들이 다 승진하긴 했다. 하지만 그런 통상적인 인사로 보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검사장급 인사는 보통 1월 말이나 2월 초쯤 이뤄진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지난 2월 취임 직후 ‘인사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송 지검장은 애초 ‘윤석열 라인’이었지만 올해 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 조사 필요성을 주장하다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송 지검장을 교체하려 했지만, 이원석 검찰총장이 반대해 무산됐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 총장을 보좌해온 대검 참모들을 대거 교체하고, 송 지검장까지 전격 교체하면서 모두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사설은 “송 지검장 후임으로 임명된 이창수 전주지검장은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파동 때 윤 총장의 ‘오른팔’인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일했던 사람이다. 윤 대통령이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김 여사 관련 수사 책임자로 앉힌 모양새가 됐다. 수사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려 특검 논란에 더 불을 지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아일보는 ‘檢 김 여사 수사 지휘부 전격 교체, 왜 지금 무슨 의도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인사는 시기부터 예사롭지 않다. 최근 김 여사 관련 검찰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담당 검사장과 차장들을 한꺼번에 이동시킨 것은 그 의도를 둘러싼 여러 가지 해석과 갑론을박을 낳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지내 검찰 인사에 밝은 김주현 민정수석이 오자마자 고위급 검사 인사가 대규모로 이뤄진 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는 없다”며 “김 여사를 둘러싼 그간의 의혹에 대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와 처분을 바라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다. 과연 이번 검찰 인사가 이런 민심에 부응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최측근에 맡긴 김건희 수사, 윤 대통령은 하지 말라는 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검찰 인사 시점과 내용 모두 매우 부적절하다. 이번 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자 김 여사 수사에 대한 노골적인 방해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 총장의 임기가 5개월도 안 남았는데 대검 참모진까지 대거 교체된 것은 현직 검찰총장을 한순간에 ‘허수아비’로 만들겠다는 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이날 검찰 인사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본심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지난 기자회견에서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질문에 ‘검찰이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 놓고 며칠 안 가 벌인 일이 김 여사 수사 지휘부 전격 교체이니 국민을 이토록 우롱해도 되는 건가”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김건희 수사 라인 싹 물갈이, 수사 말라는 신호 아닌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김 여사 수사 지휘 라인은 모두 일선 수사와 거리가 먼 한직으로 발령받았다. 승진으로 포장했지만, 좌천성 인사다”라며 “대신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이창수 전주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변인을 지내는 등 충성도가 높은 인물로 알려졌다. 김 여사를 신속히 수사하라는 이 총장 지시는 당연하고 오히려 때늦은 것이었는데 이마저도 응징하겠다는 결기가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제 김 여사 관련 수사는 지휘 라인 교체로 차질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검찰 인사권마저 부인 방탄용으로 사용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이어 대통령의 권한을 철저히 사유화했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특검 수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도 하나 더해졌다”고 주장했다.

 

 

 

 

김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