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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김대호 칼럼] 반(反)대한민국과 비상식의 '적반하장'을 방치해선 안된다

민주당과 조국당은 시대착오적 철학과 내로남불로 정권 심판과 공짜 제공만 주장. 반대한민국 몰염치 비상식 후보들도 즐비. 국힘당은 근대화 문명화 주도 서사로 이들에게 당당히 맞서야.

내가 다니는 길 곳곳마다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 민주당이나 진보당 후보 현수막은 거의 경제민생 파탄 주범 정부·여당 심판이다. 익숙한 장면이다. 야당의 특권이요, 의무요, 상습적 언행이다.

 

그런데 국힘당 후보 현수막은 대체로 생활편의 시설을 개선하여 소소한 물질적 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도로, 공원, 문화센터, 지하철 역과 에스컬레이트, 쓰레기 소각장, 그리고 규제 예외 지대(특구) 등. 1960~80년대에 자주 들었던 여당의 힘(지역발전과 예산특혜 등)도 들이민다.

 

이런 걸 지역밀착형 공약이라고 하는 것 같다. 세대밀착형 공약도 있는데, 대체로 특정 계층에게 돈 몇십만원 더 주겠다는 것이다. 이 공약들은 지역구(동별) 유권자들과 풍부한 소통 끝에 도출한 민원을 공약화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는 시장이나 구청장, 시구의원을 뽑는 지방선거에 딱 맞는 공약이다. 중앙당조차 그 변주곡만 연주한다. 국회의 세종시로 완전 이전과 경기도 일부의 서울 편입 등이 대표적이다. 전자는 충청권 주민과 후자는 경기도내 서울 인접 시 주민의 지대추구 욕망에 호응한 것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인구 연금 건보 필수의료 재정 주력산업 교육 지방 등 다방면에서 밀어닥치는 지속가능성 위기 해소책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데일리 오피니언’ 제580호(3월 4주)를 보면 20대(18~29세)는 무당층 38%, 지지정당없음 30%, 민주당 27%, 국민의힘 25%, 개혁신당 4%, 조국당과 정의당 각 2%다. 30대는 무당층 29%, 민주당 28%, 국힘당과 없음 각 27%, 조국당 7%, 개혁신당 5% 순이다.

 

40대는 표심이 확연히 달라진다. 민주당 43%, 국힘당 20%, 조국당 17%, 무당층 12%, 없음 10% 순이다. 50대는 국힘당 32%, 민주당 30%, 조국당이 무려 23%다. 60대는 국힘당 50%, 민주당 25%, 조국당 13%고, 70대 이상에서는 국힘당 69%, 민주당 20%, 조국당 5%다. 60·70세대로 오면 20·30세대의 제1당인 무당층과 없음은 각 6% 수준으로 준다.

 

이 조사는 40대에게는 민주당과 조국당이 희망이고, 60·70세대에게는 국힘당이 희망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하지만 20·30세대에게는 매력있는 정당이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별 표심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은 선진국에서도 흔한 일인데, 세대별 표심이 이렇게 달라지는 나라는 또 어디 있는지 궁금하다. 비교 정치학을 하는 학자들에게 묻고 싶다.

 

20·30세대는 취업(직장·직업), 결혼, 보육, 교육, 통근, 재테크 등에는 관심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 가치를 올려주고 생활편의를 개선하고, 세금으로 몇십 만원의 혜택을 주겠다는 국힘당의 공약에 얼마나 매력을 느낄까? 집이 없거나, 직장이나 학교를 좇아서 이사를 다니는 입장에서!

 

20·30세대는 민주당과 조국당 간판 인물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모찬스 입시비리’나 편법 상속이나 내로남불에 분노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뿐만 아니라 생각이 깊은 20·30세대는 노동 연금 교육의 3대 개혁이나 공공개혁 세금예산개혁 금융개혁 부동산개혁 등 주요 시스템 개혁에도 관심이 많다. 그런데 민주당이나 조국당, 국힘당도 하나같이 외면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대착오적 철학과 내로남불 정의로 무장한 민주당과 조국당이 정권심판과 공짜(기본) 제공 외에 할 말이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국힘당이다. 비상한 시대에, 너무나 몰상식 몰염치 무원칙의 끝판왕인 정치 세력과 맞서 싸우는 대한민국 책임정당치고 큰 내러티브, 즉 위대한 서사와 담대한 개혁 비전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것이다. 20·30세대의 정의와 상식과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을 너무 모르쇠한다는 것이다.

 

지금 시대는 오래 전부터 운동권이 주창하고 민주당이 팔아먹던 가치 비전 정책이 거의 다 파탄났다. 한반도평화, 민주주의 발전, 경제민주화=재벌개혁, 소득주도성장정책(최저임금 폭등, 공공부문 폭증, 경직된 근로시간 상한제, 친노조 등), 부동산 불로소득 근절, 탈원전, 역사정의(억울한 희생자 신원과 가해자 단죄와 국가배상), 5.18과 세월호 진상규명, 검찰개혁, 사법민주화, 교육민주화 등. 그런데 이 확연한 위선과 폐허 위에 국힘당이 제시할 담대한 변화와 개혁 비전은 어디로 갔나?

 

원래 운동권(사람)과 운동권정치(노선과 행태) 청산 담론은 전대협과 한총련 간부(총학생회장) 출신 국회의원 몇몇을 퇴출시키자는 것이 아니었다. 이들의 특권과 타락을 질타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청산 대상의 본체는 운동권의 철학(반대한민국 반미 반일 친북 종중 역사관 등)과 시대착오적 가치 정책과 내로남불 행태였다. 국회, 정당, 행정부, 언론사, 노조, 시민단체, 개인미디어(SNS) 등에 튼실한 진지를 구축하고, 이를 공유하고 성원하는 거대한 이념과 이권 카르텔이 그 대상인 것이다.

 

운동권과 민주당의 시대착오적 철학, 가치, 정책이 낳은 어마무시한 패악을 매섭게 질타하면, 국힘당이 꿈꾸는 나라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새로운 가치정책 패러다임이 자동적으로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 30년, 특히 문 정부 출범이후 7년에 걸친 운동권과 민주당의 패악질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질타가 없으니, 큰 내러티브가 안 나오는 것이다. 오히려 경제민생의 어려움이 몽땅 윤정부의 책임인 것처럼 난타를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지금 민주당과 비례정당을 통해 국회로 들어오려고 하는 자들은 전대협이나 한총련 간부 출신 정치인들이 양반으로 보이게 할 정도로 저질들이다. 직업윤리와 양심을 완전히 팔아먹은 대장동 변호사들, 검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훼손해왔고, 더 확실히 훼손할 류삼영, 이성윤, 신성식 같은 후보, 몰염치 비상식의 달인인 이재명, 조국, 황운하, 박은정, 양문석, 공영운 등. 어디서 저런 후보들을 발굴했는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불의와 반대한민국의 끝판왕 민주당과 조국당이 허구적 서사와 정의로 국힘당을 난타하는데, 국힘당은 떡이 되도록 얻어 맞으면서 도피와 자해를 일삼는다. 150년 근대화 주도 세력의 서사는 어딘가에 파묻어 버리고, 겨우 소소한 물질적 이익을 들이밀면서 지지를 호소한다. 세상에 이런 적반하장과 어리석음이 또 있을까?

국힘당의 공약과 메시지는 운동권과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좌익화, 친북화, 퇴행화 하기 전인 노태우 시대나 이명박 시대의 여당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런 점에서 비상한 시대와 맞지 않고, (철학, 가치, 정책, 법제도 등 큰 틀을 바꿀 책임이 있는) 국회의원 선거와도 맞지 않고, 최악의 정치꾼들이 득실거리는 민주당과도 맞지 않는다.

 

국힘당은 150년 한반도 ‘근대화 문명화 주도 세력’이라는 서사가 있다. 민주당과 조국당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파괴하여 과거로, 조선으로, 중국으로 가려는 ‘반근대화 반문명화 주도 세력’이라고 몰아붙일 근거가 차고도 넘친다. 정작 정의의 몽둥이를 휘둘러야 할 세력은 국힘당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사회디자인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