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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 민경우의 긴급 진단-종북·반체제 세력의 4.10 총선 전략②] 민주 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정체

'반미친북'의 퇴조?

1.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채택되고 민주당+진보당, 새진보연합, 시민의 사이에 정치협상이 진행되면서 민주당 위성비례연합정당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진보당에서는 손솔, 장진숙, 전종덕이 시민회의 4인에서는 당초 전지예, 김윤, 정영이, 임태훈 후보에서 전지예, 정영이 후보가 반미친북을 이유로 낙마하고 새롭게 반미친북색채가 약한 서민화, 위성락, 백승아 등이 추천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주사파-진보당 성향의 반미친북성향을 띈 후보가 낙마하고 그런 색채가 약한 후보로 대체되는 과정이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2. '반미친북'은 주사파 운동권의 상징적인 주장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초반을 계기로 극적으로 약화되는 분위기다. 계기는 2007년 12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출시, 2010년대 이후 미중 갈등관계 때문이다.

 

반미와 친북이 말이 되려면 미국은 ‘강하고 부유하지만 탐욕스럽고 제국주의’라는 생각이 통해야 한다. 70년대 이후 한국은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 하에서 성장과 풍요의 선순환고리를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도시에 집적된 대학생들은 그런 흐름이 독재를 온상시키고 안정적인 사회질서를 해친다고 봤다. 그들은 직선제를 요구하는 반독재투쟁을 넘어 당시 유행하던 중국, 베트남 등의 제3세계 민족주의와 결합하여 반미친북 나아가 주사파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90년대와 2000년대의 20년간은 그 여진이다. 돌이켜 보면 사회 역사 영역에서의 철학과 패러다임은 생각보다 긴 시간텀을 갖는 것 같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출시와 미중 관계의 변화이다.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출시는 인공지능, 크리스퍼로 상징되는 생물학 열풍 등 새로운 차원의 과학기술 문명을 상징했다. 이로써 미국은 제국주의적이고 탐욕스러울 수 있어도 혁신적이고 미래를 선도한다는 이미지를 선점했다. 이를 계기로 반미의 대중적 기반이 극적으로 사라졌다. 또한 그것을 선도한 집단이 20~30대 청년층이라는 점에서 80년대 중반 386세대와 2010년대 20~30대가 미국을 보는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중 관계의 변화도 극적이다. 90~2000년대 20년간 중국은 정치군사적으로 대결적이지 않으면서 경제성장에는 도움이 되는 존재였다. 그러나 2010년대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재조정을 요구하고 미국이 성장하는 중국에 경계심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미중 관계가 경화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북한발 군사위협이 가세되면서 민심이 전체적으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3. 금번 민주연합의 비례대표 문제는 변화된 정치의식 지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비례대표 1번으로 추천되었던 전지예 후보는 청년 겨레하나 활동 과정에서 한미연합훈련 반대, 유엔사 해체 등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사파-종북의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주장이다. 비례대표 4번 정영이 후보의 경우도 유사하다. 전국여성농민연맹 출신으로 사드 반대, 통일선봉대 활동 등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또한 반미친북의 견지에서 보면 초보적인 활동이다.

 

이들이 넓은 의미의 주사파인 것은 맞지만 이석기와 같은 주사파 주류라기보다는 사이드에 가까운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추풍낙엽처럼 도태된 것은 앞에서 이야기한 국민대중의 의식지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관점에서 보면 반미친북은 버티기 어려운 것이다.

 

4. 주사파 이론에서 반미친북과 긴밀히 연관된 사안이 역사관이다. 반미친북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역사적 근원을 밝히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주사파의 맥락에서 반미친북을 상징하는 인물이 이승만과 김구였다. 이승만은 공산주의를 경계하여 자유주의적 남한을 3.8선 이남에서라도 건립하려 했고 김구는 민족의 관점에서 통일정부를 수립하려 했다.

 

실제로 필자가 주사파였던 80~90년대, 후배들과 근현대사를 공부하면서 이승만과 김구의 정부 수립 방향을 두고 김구의 입장을 강하게 옹호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반미나 친북이 대중적으로 유효하다면 그 경로를 타고 자연스럽게 김구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되어 있다. 반면 반미나 친북이 힘을 잃는다면 이승만이 부활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총선이 진행되는 와중에 김덕영 감독의 ‘건국전쟁’이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는 것은 그렇한 정세와 대중의식 지형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5. 주사파-종북-친북 이데올로기는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반미친북이고 그에 입각한 역사관이다. 2010년대부터 시작된 거대한 변화에 기초해 본다면 한국사회에서 반미친북 사조는 지탱되기 어려운 것 같다. 22대 총선을 배경으로 진행된 민주연합의 비례대표선출 과정에서 반미친북 후보가 배제된 것은 그러한 변화의 산물이다.

 

또 다른 친북.종북 사조는 급진민주주의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기약한다.

 

민경우: 1984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해 87년 서울대 인문대학생회장을 지냈다. 1995~2005년 주사파를 상징하는 조직 조국통일범민주연합 남측 본부의 사무처장을 맡았고,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입장을 선회해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운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