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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 민경우의 긴급 진단-종북·반체제 세력의 4.10 총선 전략①] 민주당 숙주로 의회 진입 노리는 종북세력의 정체

트루스가디언은 4.10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종북, 반체제 세력의 총선 전략을 분석하는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의 칼럼을 게재한다. 민 대표는 앞으로 3~4회에 걸쳐 민주당을 숙주로 의회 진입을 꾀하는 종북세력의 전략을 집중 분석한다. 

 

1. 본 글의 주제는 북한·종북·반체제 세력과 4월 10일로 예정된 총선 사이의 관계이다. 나름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3~4편에 걸쳐 나누어 게재해 보겠다. 이번은 첫편으로 종북세력과 반체제세력이 누구이고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개괄할 것이다. 아직은 총선 과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소 부정확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양해하기 바란다.

 

국민의힘에 종북세력 있나?

2. 국민의힘에 북한·종북·반체제세력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일부에서 국힘 내부의 사상적 경향을 의심하는 경향이 있으나 지나친 과민반응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우 2월 5일 이재명 대표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채택이 극적인 계기가 되었다. 만약 기존과 같은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되었다면 북한·종북·반체제세력은 지역구를 통틀어 1석 정도, 비례의 경우에도 민주당의 심의(프리즘)를 통과한 몇 사람 정도가 쟁점이 되었을 것이다.

 

이 글에서 필자는 민주당의 프리즘을 통과한 586 연성 주사파(구체적으로는 이인영, 임종석 등 운동권 뿌리를 갖고 있으나 민주당에서 주된 정치활동을 한 사람들)와 민주당의 테두리를 상당히 벗어나 야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강성 주사파를 구분할 것이다. 만약 병립형이 되었다면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 원내로 들어오더라도 그것은 어느 정도 순치된 연성 주사파에 가깝기 때문에 위험이 덜하거나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한 대상이다.

 

파란의 진원지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그와 관련된 협상이다. 민주당이 연합형 위성정당을 만들 때 협상 대상은 조국혁신당 세력, 녹색정의당, 진보당, 새진보연합, 시민사회 등이었다. 이 중 종북-반체제세력으로 규정할만한 세력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시민사회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운동권 청산 구호를 걸었을 때 그것은 주로 민주당 내의 연성주파사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친명·친위 공천을 하는 과정에서 비명·친문 그룹을 숙청할 때 그들이 연성 주사파와 인맥이 겹치면서 본의 아니게 이재명 대표가 운동권 청산을 주도(?)하는 희한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후 한동훈 위원장이 연합비례정당과 진보당으로 운동권 청산 의제를 심화시키고 이재명 대표가 연성주사파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진보당류의 강성 주사파에 대한 우호적인 경향을 강화하면서 운동권 청산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종북·반체제세력이 관심의 대상이라면 운동권 청산 2국면에서는 그 대상은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진보당, 시민회의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시각이다. 그럼 다음에서는 각각에 대해 살펴 보겠다.

 

조국혁신당, 주사파의 협력과 연대의 대상

3. 조국혁신당을 반체제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조국혁신당 구성은 첫째 조국, 황운하와 같이 범죄 경력을 가진 자. 둘째 문용식, 조정래와 같은 급진 지식인, 셋째 박은정과 같은 과거 검찰과 충돌했던 법조계 인사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첫째, 세 번째는 문재인-윤석열 정권 시절의 권력 투쟁과정에서 기존 제도 질서와 갈등·충돌했던 인물들이다. 문제는 이들이 그러한 갈등과 충돌을 자유민주주의 질서 안의 정파 갈등을 넘어 윤석열 세력을 반헌법 세력 정도로 몰아부친 점이다. '검찰독재'와 같은 비헌법적 수사가 남발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의 상황판단과 대응이 다분히 헌법 질서 밖에 있다는 점에서 반체제적이다.

 

기존 질서를 뛰어 넘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조국혁신당과 녹색정의당은 큰 차이가 있다. 녹색정의당은 주로 의제와 가치의 관점에서 상상력이 큰 반면 기존 의회 질서를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체제내적이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국내 정치적 갈등을 주로 다루지만 빈번히 항쟁과 탄핵과 같은 비헌법적 방식을 추구한다는 차원에서 '체제 외 세력'이다.

 

주사파는 체제밖 의제를 비헌법적인 방식으로 실현하려 한다. 주사파와 조국혁신당 급진파가 만나는 지점은 의제가 아니라 방식이다. 그리고 조국혁신당 급진파가 주창하는 비헌법적 방식이 주사파 성장의 온상이기 때문에 주사파의 관점에서는 녹색정의당은 와해의 대상이지만 조국혁신당 급진파는 협력과 연대의 대상이다.

 

조국혁신당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문용식, 조정래, 유시민과 같은 급진 지식인들이 조국혁신당에 합류하거나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들은 70~80년대의 운동권 급진주의를 그대로 간직한 세력으로 운동권 급진주의의 연장선에서 이재명 민주당과 윤석열 정권을 이해하고 있는 세력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국 혁신당의 지지율이 15%에 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세력이 바로 이들이다. 단 이들은 반체제적이지만 이들 모두가 종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녹색정의당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연합비례정당 구성을 위한 테이블에 참가하지 않았다. 녹색정의당은 기존 녹색당과 정의당이 세 불리를 느끼고 연합한 것인데 필자는 이들 세력을 반체제적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생태, 평등과 같은 가치를 지향하지만 그것의 실현 방도로 제도권과 의회질서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생태, 평등과 같은 가치는 기존 제도권 정당이 소홀히하고 있는 것으로 소수지만 미래 가치를 담고 있는 세력에 힘을 보탠다는 차원에서 보면 녹색정의당의 안착이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략적이고 파당적인 이해가 난무하는 조건에서 녹색정의당은 주변부로 밀리게 되었다. 덕분에 그나마 있을 수 있는 비례대표제의 긍정적인 의미는 거의 완전히 실종되었다.

 

진보당은 통진당 세력의 부활

5. 진보당은 과거 통진당 세력의 완벽한 부활이다. 싱크로율이 90%가 넘는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진보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없었다면 진보당은 지역 0~1석, 비례에서 0~1석 정도를 얻었을 것이다. 반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자가 시행되면서 이미 민주당으로부터 3석을 보장받았다. 따라서 22대 국회에서 진보당은 3+알파의 의석을 얻게 될 것이다. 아마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최대 수혜자는 진보당이다.

 

민주당이 연합형 위성정당을 만든다고 할 때 대상이 된 소수 정당은 조국혁신당, 녹색정의당, 진보당, 새진보연합, 시민회의였다. 이 중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배척했고 녹색정의당은 스스로 연합을 포기했다. 반면 시민회의는 정당이 아님에도 테이블에 초청되었고 4석의 비례대표를 보장받았다.

 

이재명 민주당이 진보당과 시민회의에 특별한 관심과 혜택을 준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해명하는 것이 본 글의 주요 과제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가장 큰 수혜자는?

6.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특별한 수혜자는 '정치개혁과연합정치를위한시민회의'이다. 시민회의는 2024년 1월 23일에 창립되었는데 재야 시민사회를 망라해 2024년 4월 총선에 대비하기 위한 한시적 연대기구이다.

 

시민회의는 한국진보연대+전국비상시국회의+시민단체연대회의와 기타 개인 등으로 구분되어 있는 듯 하다. 각각 박석운 진보연대 상임대표, 조성우 전국비상시국회의 공동운영위원장, 시민단체연대회의(시민단체연대회는 조직을 대표하는 상징성있는 인물이 부재한 것으로 보임)로 대표된다.

 

한국진보연대는 주사파 조직...경남 진보연합은 '창원 간첩단'

이 중 한국진보연대는 주사파 조직이다. 진보연대의 경남 지역 조직이 경남 진보연합인데 여기에 성명현, 정유진 등 2인이 창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 현재 경남진보연합 대표 이병하씨가 시민회의에 참여하고 있다.

 

비상시국회의는 70~80년대 운동권, 진보지식인들이 연대기구로 볼 수 있다. 대표는 조성우 씨로 90년 베를린에서 열린 범민련 관련 실무협상에 참여한 바 있는 주사파 정치세력의 핵심적인 조직인 범민련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앞서 조국혁신당의 두 번째 부류의 합류인사들이 주로 운동권 기반의 급진 지식인이라고 했는데 이들과 사실상 같은 집단이다.

 

비상시국회의에는 70~80년대 급진적 재야를 대표했던 인물들이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다. 이들은 어떤 조직에 고착되어 있다기보다는 위 경향 대부분에 넓게 포진해 있는데 이들을 거명하면 이부영, 함세웅, 임헌영, 백낙청, 조정래 등이다. 70~80년대 반유신, 반독재 투쟁 과정에서 맹아적으로 간직되어 있던 운동권 급진주의가 그대로 살아 남아 이재명 대표 체제와 느슨하게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이글의 주요 분석 대상이다.

 

시민단체연대회의는 진보연대, 민주노총 등 민중운동과 구분되는 시민단체의 연대기구로 중심이 되는 단체는 참여연대이다.

 

시민회의를 구성하는 3부류 중 진보연대와 비상시국회의에 중심이 있기 때문에 시민회의는 70~80년대 운동권 급진주의에 기반해 2000년대 한미FTA.사드 반대 등 반체제 운동을 주도했던 급진 사조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민경우: 1984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해 87년 서울대 인문대학생회장을 지냈다. 1995~2005년 주사파를 상징하는 조직 조국통일범민주연합 남측 본부의 사무처장을 맡았고,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입장을 선회해 보수성향의 시민단체 운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