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조금동두천 25.5℃
  • 흐림강릉 25.6℃
  • 구름많음서울 28.2℃
  • 흐림대전 27.4℃
  • 흐림대구 27.1℃
  • 구름많음울산 25.4℃
  • 흐림광주 26.8℃
  • 구름많음부산 28.4℃
  • 흐림고창 25.8℃
  • 제주 27.2℃
  • 구름많음강화 24.6℃
  • 흐림보은 24.6℃
  • 흐림금산 24.9℃
  • 흐림강진군 26.3℃
  • 구름많음경주시 24.9℃
  • 흐림거제 26.6℃
기상청 제공

'잠수함 도면' 대만에 통째 유출...前 대우조선 직원 2명 입건

印尼수출 모델, 대만 첫 잠수함 적용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개발한 잠수함의 설계 도면이 대만에 통째로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도면은 대만 정부의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 개발에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남경찰청은 대우조선해양 전 직원 A씨 등 두 명을 기술 유출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A씨 등은 지난 2011년 12월 인도네시아로부터 11억 달러(약 1조4393억원)에 3척을 수주한 ‘DSME1400’ 모델의 도면을 대만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대만은 2016년부터 첫 자국산 방어형 잠수함인 IDS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규모는 160억 달러 정도다. 대만은 지난해 9월 IDS ‘하이쿤’ 1번함을 공개했다.

 

A씨 등은 대우조선해양 근무 당시 도면을 빼돌린 뒤 잠수함 개발 컨설팅 회사인 S사로 이직했다. 이후 도면을 대만 측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기술 유출을 막지 못한 S사도 입건했다.

 

대만 정부의 잠수함 개발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3일 한국경제에 “대만 국영 대만국제조선공사(CSBC)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설계 도면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건 전문가 사이에서 꽤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만 정부가 수조원을 투입한 국가사업으로 최소 6개월에서 수년 동안 대만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한국 전문가들에게 거액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잠수함 컨설팅 업체 S사가 대만 정부와 함께 공정마다 한국인 전문가를 추천해 채용하고 있다”며 “수년 전부터 많은 한국 전문가가 일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을 세계 다섯 번째 잠수함 수출국으로 만든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수출형 잠수함 ‘DSME1400’ 기술이 통째로 대만에 유출된 사건이 양국 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은 유출된 기술 대부분이 대만 정부와 컨설팅 계약을 맺은 S사를 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S사는 지난해 대만의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각종 부품 등을 정부 허락 없이 해외로 반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S사는 해군과 대우조선해양 출신 등이 설립한 중소기업 규모의 회사다.

 

도면 유출 사실은 대만 내 친중 성향의 국회의원이 제보해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설계 도면이 CSBC 등 주요 관계자 사이에서 돌아다니자 이를 한국의 대만대표부에 알린 것이다. 중국은 대만과의 갈등과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을 이유로 대만의 잠수함 개발 사업을 적극 견제하고 있다. 제보는 한국 방위사업청과 국가정보원 등에 전달됐고 경찰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S사 직원 상당수가 대만에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직접 수사가 쉽지 않은 데다 대만 정부의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해군 간부 출신인 S사 대표 역시 대만에 머물며 수사당국의 수사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

 

S사 등 관련자들은 대만에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도면을 넘기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S사 측은 “인도네시아로 잠수함을 수출했을 당시 도면도 함께 넘어갔다”며 “이 과정에서 대만으로 불법 유통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