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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읽기]李 대표 피습...'상대를 향한 증오'(한겨레) '가짜뉴스 동원 악마화'(조선) 등 한국 정치에 자성 촉구

한겨레는 사설에서 "막말 증오 일삼았던 정치인들의 책임", 경향은 "온라인 공간 언어폭력 위험수위 넘어선지 오래", 조선은 "의견 다르면 청산 대상으로 여기는 풍토 반성해야", 동아는 "극단 지지자들에 혐오 부추기는 정치인들 있어"

 새해 벽두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60대 남성의 흉기 습격 사건이 총선 민심을 놀라게 했다. 경찰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는 가운데 여러 신문 사설은 ‘증오 혐오 적대 정치’가 정치 테러의 원인으로 규정하고 정치권의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증오 정치의 사례로 가짜뉴스를 동원한 악마화, 동아일보는 극단 지지자들에게 혐오 부추기는 정치, 한겨레신문은 상대를 향한 증오, 경향신문은 격화된 진영간 대립을 각각 들었다.

 

조선일보는 3일 오전 인터넷판에 올린 사설 <이재명 대표 피습, 반복되는 정치 테러 반드시 근절해야>에서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고 다시 헬기 편으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경정맥 손상이 의심된다고 민주당은 밝혔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경찰 등 관계 당국의 신속한 진상 파악과 치료 지원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사설은 지난 대선 기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006년 지방선거에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피습당했고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모두 유세 중 달걀 공격을 받았다고 선거 기간 정치 테러의 지난 사례를 열거했다.

 

사설은 “(우리 정치권에) 여야 할 것 없이 진영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청산 대상으로 삼는 풍토가 퍼져 있다”면서 “때론 가짜 뉴스까지 만들어 상대를 악마화한다. 정치인들도 이번 일을 극단적 정치 문화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동아일보도 <이재명 흉기 피습, 혐오 정치가 부른 후진적 테러>라는 제목의 사설로 혐오 정치에 대한 자성을 촉구했다.

 

이 사설은 “어느 시점인가부터 오히려 정치적 갈등이 극단적 혐오, 혹은 극단적 지지로 흐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정치인 중에는 갈등이 있으면 지지자들을 설득해 타협으로 이끄는 게 정치임을 인식하지도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들은 지지자들에게 영합하면서 혐오를 부추기는 걸 거꾸로 정치라고 여기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신년사부터 날카로웠다. 윤 대통령은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고 했고, 이 대표는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잘못된 통치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차이가 없다’고 했다”면서 “신년 벽두부터 터진 테러 사건이 여야 막론하고 책임이 없지 않은 혐오 정치, 극단 정치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충격적인 야당 대표 피습…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다>라는 사설에서 “경찰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에만 주요 후보 등을 근접 경호하는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비슷한 폭력 사건이 재발하는 걸 막기 어렵다. 특히 조직적 배후 없이 개인이 단독으로 실행하는 ‘외로운 늑대형’ 범죄라면 더욱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한겨레신문은 <야당 대표 흉기 피습, 민주주의 위협하는 ‘증오 정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제1야당 대표가 백주대낮에 당한 야만적 폭력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극단화된 정치와 상대방에 대한 증오가 물리적 폭력도 불사하는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 사설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진영 간 대립은 거세졌고, 진영 내부에서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에 대한 혐오와 증오의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면서 “상대를 향한 증오가 ‘말폭탄’을 넘어 급기야 물리적 폭력으로까지 표출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4·10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선거판이 과열 양상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증오 정치가 활개 치면서 또 다른 폭력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이라면서 “그동안 막말과 증오를 일삼았던 일부 정치인들은 모두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신의 언행을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터이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재명 피습, 민주주의 위협하는 정치테러 규탄한다>에서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갈수록 극단화되고 있는 한국 정치가 이런 정치 테러에 자양분을 제공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라며 “이미 온라인 공간의 언어 폭력은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총선을 앞두고 진영 간 대립이 격화되면 폭력의 에너지가 또 어떤 형태의 테러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음모론 등으로 참담한 정치 테러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폭력을 1년 이하 중형으로 처벌하지만 선거전이 과열될수록 불상사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