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성년자들을 성착한 혐의로 체포돼 수감 중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재판 과정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50차례 이상 언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포스트는 1일(현지시간) 엡스타인 재판 관련 문건에서 미국 법원이 익명 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존 도(John Doe) 36'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실명 공개 명단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미리 확인됐다고해서 그 사람이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엡스타인의 성착취 피해 여성으로부터 안마 시술을 받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지만,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실명이 확인된 재판 문건은 엡스타인에게 성착취를 당한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가 지난 2015년 제기한 재판 관련 서류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억만장자였던 엡스타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각국의 정·재계 인사들과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 소유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섬으로 미성년자들을 데려가 성노예로 착취한 혐의로 지난 2019년 체포됐으며, 뉴욕의 감옥에서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엡스타인 명단 공개는 지난해 12월 20일 로레타 A. 프레스카 뉴욕 연방판사가 엡스타인 관련 법원 문서에 언급된 150명 이상의 신원을 공개하라고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명단에는 피해자와 증인, 엡스타인의 직원, 스캔들 연루자가 포함돼 있으며 일부 고위층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모두 공개될 경우 미국 사회 내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프레스카 판사는 지난 수년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건 관계자들 일부가 이미 수면 위로 드러났고, 엡스타인의 공범이자 전 연인인 길레인 맥스웰의 재판 과정에서 관계자들의 이름 일부가 이미 공개됐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레스카 판사는 엡스타인에게 성 착취를 당했을 때 미성년자였고 피해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를 원했던 피해자 등 일부 기록은 비밀로 유지하라고 명령했었다.
김태훈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