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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사관, ‘서울 테러’ 영상 하루만에 삭제

외교부 “타국 상황 빗대 적절치 않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최근 크리스마스 아침에 서울이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는 동영상을 공개했다가 우리 외교부의 항의를 받고 하루 만에 삭제했다. 북한의 테러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는 측면도 있지만 대사관이 주재국의 테러 상황을 상정해 영상을 제작한 것은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6일 이스라엘 대사관은 각종 SNS에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상상해보세요’라는 제목의 1분 31초 짜리 영상을 게재했다. 내용은 이렇다. 성탄절인 2023년 12월 25일 아침 모녀는 학교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가한다. 모친은 딸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는 모습을 촬영한다. 그러던 중 휴대폰에서 경고음과 함께 ‘밖에서 총소리가 들린다’는 메시지가 뜬다. 이들은 학교 안 구석진 장소로 피신하지만 총소리와 폭탄 소리가 이어지고 암흑 속에서 테러리스트가 나타나 정신을 잃고 쓰러진 모친을 끌고 나간다. 복면을 한 테러리스트들은 모친을 오토바이에 태워 어디론가로 데려간다.

 

영상은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있어났다고 상상해 보세요”란 자막이 뜨면서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수많은 사람을 인질로 끌고 가는 실제 장면을 보여준다. 이어 “10월 7일 이스라엘은 하마스 테러리스트 공격을 받았다”며 “1200명의 남성, 여성, 어린이가 살해당하고 240명 이상이 인질로 잡혀 가자로 끌려갔다”고 했다. 이 영상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X와 페이스북에서 10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이후 삭제됐다.

 

대사관은 보도자료에서 영상 링크와 함께 "성탄절에 일어난 테러 공격을 담은 이 영상은 이스라엘인의 심정을 한국 국민에게 더 잘 전달하려는 의도로 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면전을 정당화하고자 한반도 안보 우려까지 끌어들인 것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사관은 지난 27일 SNS에서 영상을 내렸다.

 

외교부 관계자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살상과 납치는 정당화 될 수 없다”면서도 “이스라엘 대사관이 타국 안보 상황에 빗대 영상을 제작·배포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