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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가짜뉴스 퍼뜨린 줄리아니, 2000억 배상 판결 받자 파산보호 신청

트럼프 측근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2020년 대선 개표영상 올리며 “조작” 주장
‘천문학적 배상금’ 선고에 하루만에 파산보호 신청

2020년 미국 대선 개표 조작설을 퍼뜨린 루디 줄리아니(Rudy Giuliani) 전 뉴욕시장이 21일(현지시간) 피해자들에게 2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배상금을 ‘즉시’ 물어내야 할 처지가 되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베릴 하월 판사는 이날 줄리아니 전 시장이 조지아주 선거 노동자 두 명에게 배상해야 하는 총 1억 4800만 달러(약 1930억원)에 대해 즉시 지급 명령을 내렸다. 재산을 빼돌릴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줄리아니는 판결 하루 만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뉴욕 맨해튼의 미국 파산법원에 제출된 파산보호 신청으로 인해 지난 주의 1억 4800만 달러의 명예훼손 배상 판결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줄리아니의 신청서에 따르면 그는 100만 달러에서 1천만 달러 사이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부채는 약 1억 달러에서 5억 달러에 달한다. 명예훼손 판결금이 총 부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줄리아니는 미지급 세금으로 인해 미국 국세청과 뉴욕 주 세무 및 금융부에 약 100만 달러를 빚지고 있다고 밝혔으며, 여러 로펌에도 몇 백만 달러에 이르는 빚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5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줄리아니 전 시장에게 원고인 전 조지아주 선거 사무원 루비 프리먼과 셰이 모스에게 1억 4800만 달러(약 193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프리먼과 모스는 판사에게 통상적인 30일의 기간을 두지 않고 즉시 지급을 명령할 것을 요청했다.

 

모녀 지간인 이들은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이미 다른 법원의 배상 명령도 따르지 않고 있다”며 “변호사 출신인데다 막대한 빚을 지고 여러 채권자들에게 시달리고 있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급을 회피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프리먼과 모스 모녀는 앞서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 선거 사무를 담당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개표 조작에 가담했다는 헛소문을 퍼뜨렸다며 지난 2021년 줄리아니 전 시장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이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거 개표 영상을 올리며 자신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표를 빼돌렸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렸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에게 인종차별과 생명의 위협을 당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사건을 담당한 베릴 하월 판사는 줄리아니 전 시장에 대해 명예훼손, 민간 음모, 고의적 감정적 괴롭힘 등 혐의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줄리아니는 뉴욕 시장 재임 당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범죄 소탕과 치안 유지 정책으로 주목을 받았고 9.11 테러 이후 리더십으로 '미국의 시장'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관된 각종 소송으로 법률 비용이 증가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줄리아니는 지난 7월 뉴욕 맨해튼 상류층 거주 지역에 보유하고 있는 650만 달러(약 87억원)의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기도 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