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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한국센터, 尹 순방 성과 아니다”는 가짜뉴스 퍼뜨린 민주당, 사과하고도 여전히 큰소리

민주당, 팩트체크 않고 'ASML·삼성 투자' 폄훼...대통령실 지적에 뒤늦게 사과했으나 '과도한 의전·폭탄주' 의혹 거듭 제기

 

더불어민주당이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ASML의 한국 연구개발(R&D) 센터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성과가 아니다”며 ‘숟가락 얹기식 외교’ ‘꼽사리 외교’라고 폄하하고 나섰다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자 17일 이를 삭제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논평에서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은 기업과 지자체가 만들어 낸 성과에 무임승차하고 공을 가로채려 한 숟가락 얹기 순방”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ASML의 한국 R&D센터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만든 성과가 아니다”며 “ASML은 이미 지난해 11월 기공식을 하고 해당 R&D센터 건설에 착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간기업의 노력과 경기도·화성시의 지원으로 이뤄낸 성과를 ‘글로벌 반도체 동맹 완성’이라며 대통령 순방 성과물로 포장하고 가로채다니 기가 막힌다”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임을 자처하려거든 남의 성과에 숟가락만 얹는 ‘꼽사리 외교’를 멈추라”고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반도체업계에서는 “ASML이 짓고 있는 장비지원센터와 이번 R&D센터는 서로 다른 별개의 프로젝트인데 정쟁에 골몰한 나머지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가짜뉴스’를 퍼뜨린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이는 민주당이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해 생긴 착오였다. 대통령실은 삼성전자와 ASML이 공동으로 1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극자외선(EUV) 기반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을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인데, 민주당이 이를 2021년 ASML이 경기도 및 화성시와 함께 설립하기로 한 교육·장비지원센터와 혼동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16일 대변인실 명의로 “민주당의 12월 15일자 브리핑 내용은 사실과 다르기에 바로잡는다”고 공지했다. 대통령실은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서 성사된 ASML·삼성 간 1조원 R&D센터 건립은 기존의 투자 프로젝트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사안”이라며 “민주당의 논평은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으로, 대통령의 순방성과를 정치적으로 폄훼하려는 의도까지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윤 대통령은 페터르 베닝크 ASML 회장을 두 차례 만나 지속적으로 투자 확대를 요청해 왔고, 이번 방문을 계기로 ASML이 추가 투자를 전격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ASML은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인근에 2400억원을 투입해 ‘ASML 화성 뉴 캠퍼스’를 짓고 있다. 작년 11월 기공식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와 경기도 등 보도자료를 보면 해당 시설은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관련한 부품 등 재제조(재생)와 트레이닝 등 지원센터가 주된 기능으로 명시돼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ASML이 12일 ASML 본사에서 맺은 MOU는 차세대 EUV 기반 반도체 초미세 공정을 공동개발하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기술 R&D센터’를 한국에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R&D센터가 기존에 ASML이 확보한 화성 부지에 들어설지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ASML 화성 부지 옆에 수서고속철도(SRT)가 지나가는 데 진동 문제가 있으면 다른 부지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17일 새 논평에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검허히 수용하고 바로잡겠다”면서도 “자신이 유리하면 반격하고 불리하면 침묵하는 것은 피의자의 행태이지 대통령실의 자세가 아니다”고 큰소리를 쳤다. 민주당은 이날 약 1100자 분량 논평 중 900자를 정부 비판에 할애했다.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가짜 뉴스’를 퍼뜨렸으면서도 대통령실 비난에 열을 올린 것이다. 또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환기하며 대통령실의 해명을 거듭 요구했다.

 

민주당은 "국민께서 대통령실의 답과 해명을 요구하는 사안이 아직 한가득 쌓여 있다"며 "네덜란드 방문 당시 과도한 의전을 요구해 주네덜란드 한국 대사가 초치 당한 데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했다. 또한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 나흘 전 윤 대통령이 파리에서 대기업 총수를 불러 모아 한가로이 폭탄주를 즐긴 데 대한 해명은 무엇인가"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삭제한 논평에서 한 주장은 지난 12일부터 이재명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과 친야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가짜뉴스였다. 그런데 168석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이를 받아 확대·재생산한 것이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