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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4년 만에 중국 일대일로 공식 탈퇴 “대중적자 2.4배 증가”

조르자 멜로니 총리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 참여한 것은 실수”


이탈리아는 지난 3일 중국 측에 공식 서한을 보내 일대일로 참여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일대일로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 참여한 것은 실수”라며 탈퇴를 공언해왔다. 귀도 크로세토 국방장관도 지난 7월 언론 인터뷰에서 일대일로 참여 결정이 “즉흥적이고 형편없는 행동이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경제적 이유가 꼽힌다. 미국의 우려에도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전격 참여했지만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일대일로는 중국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육·해로를 연결해 거대한 경제권을 만든다는 구상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13년 8월 카자흐스탄에서 처음 제안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2019년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계약은 내년 3년 말에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탈퇴를 위해선 최소 3개월 전 서면으로 통지해야 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이날 로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원하는 효과를 내지 못했으며 더 이상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했다. 타야니 부총리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대중국 수출약은 165억 유로(약 23조 5000억 원)에 그쳤지만, 프랑스는 230억 유로, 독일을 1070억 유로에 달했다”며 “실크로드는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많은 이익을 누릴 것이란 중국 측의 주장과 달리 이탈리아의 대중 무역적자는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대일로에 가입한 개발도상국들로 잇따라 빚더미에 앉으며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고 있어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일대일로에서 탈퇴하는 국가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대중 무역적자는 일대일로에 가입하던 2019년 140억 달러(약 18조 원)였지만, 2020년 146억 달러, 2021년 152억 달러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329억 달러까지 급증했다. 일대일로 참여 후 4년 만에 대중 적자가 2.4배 늘어난 것이다. 일대일로에 참여한 다수의 개도국들도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이 개도국들에 제공한 차관 규모는 1조 달러인데 현재 파키스탄 등 12개국이 디폴트를 선언하거나 경제 위기에 빠진 상태다.

 

중국 외교부는 이탈리아가 탈퇴 통보를 한 것에 대해 일대일로 협력에 먹칠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비난했다.

 

7일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중국을 일대일로 공동 건설 협력에 먹칠하고 훼손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진영 대결과 분열 조장에 반대한다”고 했다.

 

왕 대변인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10년 동안 150개 이상 국가에 혜택을 줬으며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환영받는 국제 공공 제품 및 최대 국제 협력 플랫폼이 됐다”며 “올해 10월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베이징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151개 국가와 41개 국제기구 대표가 참여해 458개 성과를 형성했다. 단결, 협력, 개방, 상생의 명확한 신호를 방출하고 일대일로의 거대한 호소력과 세계적인 영향력을 반영했다”고 자평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