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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읽기]김홍일 방통위원장 지명에 한겨레 경향은 '방송 장악 다걸기'라며 비명, 중앙은 '대통령이 직접 설득'에 초점

한겨레 "내년 총선 앞두고 '수사하듯' 방송 장악하려는 의도", 중앙은 "윤, 5월에도 김 위원장을 유력 검토하기도", 조선 "일차적 원인 제공자는 민주당이긴 해도 검사들 요직 진출 너무 많아"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6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을 받았다. 이동관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시도에 맞서 자진 사퇴한 지 5일만이다. 김 위원장은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선배’다.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발표가 나자마자 한겨레와 경향이 ‘방송 장악 다걸기’라며 팔걷고 나섰다. 중앙은 윤 대통령이 직접 설득했다는 인사 후문에 초점을 맞췄고 조선은 ‘검사들의 요직 진출’을 지적했다.

한겨레는 7일 새벽 인터넷판 사설 <이동관 후임에 ‘검찰 선배’, 방통위 독립성은 안중에 없나>에서 “방송·통신 업무 경력이 전무한 김 후보자가 권익위원장에 취임한 게 겨우 다섯달 전이다. 방통위의 핵심 가치인 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 보장은 안중에 없는, ‘이동관 이후’에도 방송 장악에 ‘다걸기’를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오기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인사”라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김 후보자는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와 비비케이(BBK) 의혹 사건을 지휘해 ‘무혐의’ 결론을 냈다. 2009~2010년 대검 중수부장 재직 당시에 중수2과장이던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고, 지난 대선 때는 윤 대통령 캠프에서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고 전했다.

 

사설은 “수십년 검찰 경력을 통한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 김 후보자가 지명된 이유라는 걸 온 국민이 다 안다”면서 “방통위원장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문성을 그에게선 조금도 찾을 수 없다. 검찰과 관련 없는 부처 요소요소에 이렇게 검찰이 많이 포진했던 적이 이전에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라고 물었다.

 

사설은 “속전속결로 이뤄진 김 후보자 지명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수사하듯’ 방송 장악을 밀어붙이겠다는 엄포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면서 “방통위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는 더욱 요원해졌고, 방송 장악 의지만 오롯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관련 기사는 <방통위원장에 ‘검사 27년’ 김홍일 지명…언론장악 뜻 노골화><방송·통신 경험 전무한 방송통신위원장?…“이런 인사 없었다”><조폭 잡던 김홍일, MB 면죄부로 꽃길…검찰서도 “방송과 무슨 상관”> 등 이었다.

 

경향신문도 6일 밤 게재한 사설 <이동관 뺀 자리에 ‘특수통 김홍일’, 방송 장악 계속할 셈인가>에서 “김 내정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거친 강력·특수통 검사로, 방송·언론과 전혀 관련없는 비전문가”이라며 “가짜뉴스 색출에 혈안이 된 현재 방통위에 견줘본다면, 김 내정자 업무 관련성은 방송사 수사·제재밖에 없는 듯하다”고 비난했다.

 

이 사설은 “중수부장 시절 윤 대통령 직속 상사로 각별한 인연을 가진 그가 정권으로부터 독립을 지켜낼 거라는 말을 누가 곧이곧대로 믿겠는가”라며 “이번에는 불과 5개월 재임한 권익위원장을 ‘돌려막기 인사’로 내정해 총선 전 2인 체제를 복원하겠다는 꼼수가 나왔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尹, 방통위원장에 김홍일 권익위원장 지명…특수통 검사 출신><국민의힘 과방위원 허은아 “김홍일 방통위원장 재고해달라”><민주당, 김홍일 방통위원장 내정에 “검찰판 하나회 선배···지명 철회해야”><야당·언론단체 “김홍일, 방송·통신 전문성 없는 언론 말살 칼잡이”><김홍일 방통위원장 내정자 합류해도, ‘빈자리’ 3개인 방통위···절차적 정당성 논란 계속> 등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7일 새벽 사설 <방통위원장까지 검사 출신, 꼭 이렇게 해야 하나>에서 “현 정부 들어 과거엔 검사들이 가지 않던 자리에 검찰 출신이 임명돼 ‘검찰 공화국’이란 말이 나오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검사들이 줄줄이 요직에 들어가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라고 물었다.

 

사설은 “일차적 원인 제공자는 민주당이다. 총선을 앞두고 자기들 편을 들어줄 방송사를 지키기 위해 취임 석 달밖에 안 된 이동관 전 위원장을 무리하게 탄핵하려 했다”며 “국정 공백을 막아야 하는 대통령 입장에선 새 위원장을 조속히 임명할 수 밖에 없었다. 인물난이 있었고 급하게 찾다 보니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에게 눈길이 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소년 가장’ 김홍일 후보자, 백종원 가정교사 했었던 사연><尹, 김홍일 권익위원장 신임 방통위원장으로 지명><‘식물 방통위’ 정상화는 언제쯤… 김홍일 위원장 후보자, 방송정책 속도낼 듯> 등 관련 기사를 함께 올렸다.

 

중앙일보는 7일 <김홍일, 방통위원장 고사하자…尹, 직접 전화해 "맡아달라" 설득>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의견보다 인사 후문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 기사는 “김 후보자가 검찰에서 ‘강력ㆍ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 계기는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의 ‘슬롯머신 사건’ 수사에 참여하면서부터다”면서 “당시만 해도 서울대 법대 출신이 즐비한 법조계에서 지방대 출신 검사는 두각을 나타내기 힘든 구조였지만, 김 후보자는 실력으로 이를 이겨냈다고 한다”고 전했다.

 

기사는 “윤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검사 선배로, 평소 윤 대통령은 김 후보자를 ‘틀이 큰 사람’이란 뜻의 대틀로 지칭한다고 한다”면서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면직 이후 후임 방통위원장으로 김 후보자를 유력 검토하기도 했다. 이번에 김 후보자가 여권 고위 인사들의 방통위원장직 제안을 고사하자,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로 설득했다는 후문”이라고 전했다.

 

기사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한 검찰판 하나회의 선배’ ‘신군부가 정치군인들로 국가 요직을 독식했듯 대통령이 임명하는 모든 자리에 특수통 검사들로 채우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여권 고위관계자는 ‘언론 출신의 이동관 위원장은 언론기술자라고 탄핵하더니 이번엔 검사는 안 된다는 논리를 야당이 펴고 있다. 법률가가 법치하자는 것도 문제가 되느냐는 게 여권 핵심부의 격앙된 기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