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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읽기]12·12 다룬 영화 '서울의 봄' 흥행..."야권이 검부독재 주장"(조선), 한겨레는 선악의 대결로 역사 환기

조선, "야권이 서울의 봄 흥행 올라타고 윤 정부 비판"이라며 '판도라' '택시운전사' 등 영화정치 사례 열거
한겨레, 영화 흥행 뉴스와 함께 군사반란에 맞선 '참군인'들의 풍비박산난 삶 되새겨

 12·12 군사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6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빅히트 예고와 동시에 정쟁에 휘말렸다. 조선일보는 28일 오전 인터넷판에 “야권이 ‘서울의 봄’ 흥행에 올라타 정부를 비판한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한겨레신문은 ‘서울의 봄’ 흥행 뉴스와 함께 군사 쿠데타에 맞선 ‘참군인’들의 삶이 영화보다 더 참혹했다며 '선악의 대결'로 역사를 환기시키고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벌인 군사 반란을 처음으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계엄사령관을 강제 연행해 실권을 장악하려는 신군부 전두광(황정민·실제 인물 전두환) 보안사령관 세력과 그에 맞서 서울을 지키려는 이태신(정우성·실제 인물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의 9시간을 그렸다.

 

조선일보는 <또 영화 보고 흥분한 야권… “尹, 총선 승리 땐 계엄령”><‘서울의 봄’ 흥행 올라타 정부 비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의봄이 흥행가도를 달리자 야권은 ‘계엄 저지선 확보’ ‘군부독재 아닌 검부(檢部)독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여권을 공격했다”면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또 현실과 영화를 구별 못 하는 망상에 빠졌다’고 했다”고 맞세웠다.

 

 이 기사는 “야권은 27일 현 정권을 군부 독재와 비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27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군복 대신 검사의 옷을 입고, 총칼 대신 합법의 탈을 썼다. 군부독재와 지금의 검찰독재는 모습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했다”면서 “조국 전 법무장관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세력은 현재에도 있다’며 영화 관련 게시물을 5건 이상 공유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것이다. 민주당은 ‘계엄 저지선’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 단독 과반 확보 전략을 써야 한다‘고 했다”면서 “민주당 출신 무소속 김남국 의원도 페이스북에 ‘하나회가 검란을 일으켰던 검찰 특수부와 오버랩됐다. 훨씬 더 잔인한 역사가 2023년에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야권의 ‘영화 정치’는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6년 민주당 대선 주자 시절 영화 ‘판도라’를 보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 탈핵·탈원전 국가로 가야 한다’고 했다”면서 “화려한 휴가(2007년), 남영동1985(2012), 26년(2012), 변호인(2013), 노무현입니다(2017), 택시운전사(2017), 1987(2017) 등 현대사 관련 영화가 나올 때마다 민주당은 ‘영화 정치’에 몰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화 이후 전두환 정권의 민정계는 이미 사라져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아직도 민주당은 철 지난 ‘국민의힘=군부독재’란 프레임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고 맞세웠다.

 

한겨레신문은 28일 오전 인터넷판에서 <‘서울의 봄’ 6일 만에 200만 돌파…‘분통의 심박수’ 후기 줄이어>라는 제목과 <개봉 첫주 27일 오후 관객 200만명 돌파><“스트레스” “너무 화나 눈물” 후기 쏟아져>라는 부제목으로 서울의봄 돌풍과 흥행 이유를 분석했다.

 

이 기사는 “‘엑스(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영화를 보는 동안 치솟은 심박수 수치 그래프를 올리는 ‘심박수 인증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흥행에 치명적인 ‘고구마’ 영화인데도 무서운 기세로 관객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는 “‘서울의 봄’은 역사적 사실을 다루면서도 전두광(황정민)을 우두머리로 움직이는 반란군의 움직임과 고립 속에서도 반란군을 제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태신 소장(정우성), 무능하고 우왕좌왕하는 군 수뇌부를 교차 편집하면서 장르적인 긴박감을 끌어올려 극적 재미를 극대화했다”면서 “관객들의 평가 지수인 에그지수는 개봉 이후 최고점인 99%를 순항 중이다. 네이버 평점도 27일 현재 10점 만점에 9.56을 기록 중”이라고 보도했다.

 

기사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전두광 역의 황정민과 군인의 책임을 다하고자 했던 이태신 역의 정우성의 연기 대결이 볼트와 너트의 탄탄한 조임처럼 구심점 역할을 한다”면서 “특전사령관을 지키다 목숨을 잃은 김오랑 소령을 모델로 한 오진호 역의 정해인과 이준혁(정상호 참모총장 경호장교 권형진 역) 등 비중이 작은 역할도 선뜻 맡아 열연한 60여 캐릭터의 앙상블이 장관을 이룬다”고 분석했다.

 

한겨레신문은 <‘서울의 봄’ 참군인 정우성·정해인…실제 삶은 더 참혹했다>는 기사로 신군부의 군사반란에 끝까지 맞선 군인들이 이후 겪은 고난의 삶을 환기시켰다.

 

기사는 “군사반란에 끝까지 맞선 사람으로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정우성), 공수혁(정만식) 특전사령관, 김준엽 육군본부 헌병감(김성균)이 부각된다”면서 “실제 역사에서 전두환 세력과 맞섰던 세명의 장성인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정병주 특전사령관·김진기 육군 헌병감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신군부 쿠데타가 성공한 뒤 장태완 사령관 가족의 삶은 비극의 연속이었다. 장태완 사령관은 서빙고분실에 고초를 겪고, 강제 예편됐다. 6개월간 가택연금도 당했다. 실의에 빠진 그의 부친은 곡기를 끊고 술만 마시다 1980년 세상을 떠났다. 2년 뒤엔 서울대생이던 장태완 사령관 아들이 할아버지 산소 옆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일가족이 풍비박산 난 것이다.

 

이후 전두환·노태우씨가 법의 심판을 받으며 ‘참군인’으로 재조명된 그는 2000년 새천년민주당 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치인으로 제2의 인생을 이어갔다. 2010년 7월26일 79살의 나이로 별세했다. 2년 뒤 그의 아내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반란군이 공수혁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러 사령관실로 들이닥쳤을 때 이에 끝까지 맞서는 오진호 소령도 영화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진호 소령의 실제 모델은 김오랑 소령이다. 1979년 12월13일 새벽, 반란군에 가담한 3공수여단 10여명이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체포한다며 서울 송파구 거여동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실로 들이닥쳤다. 김오랑 소령은 권총으로 반란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엠(M)16 소총의 실탄을 여러발 맞고 숨졌다. 정병주 사령관도 왼팔에 총탄을 맞았다.

 

이후 정병주 사령관은 강제 예편 뒤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요구하다 행방불명됐다가 결국 1989년 3월 서울 교외 야산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사인을 자살로 결론을 냈다.

 

김오랑 소령의 아내 백영옥씨는 남편의 죽음 뒤 충격으로 시신경 마비가 되며 실명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 1991년 6월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실족사로 결론을 내렸다. 김오랑 소령 본인은 1990년에야 중령으로 추서됐고, 2014년이 돼서야 보국훈장이 추서됐다.

 

병사들의 희생도 있었다. 영화에서 육군본부와 국방부를 연결하는 지하벙커를 지키다 숨진 병사는 당시 국방부 헌병대 소속이던 정선엽 병장이 모델이다. 전역을 3개월 앞둔 채 반란군과 맞서다 스러졌다고 한다. 반란군 부대에 속해 있던 박윤관 일병도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연행과정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숨졌다.

 

중앙일보는 25일 자매지 중앙선데이에서 <오동진의 시네마역사-44년 만에 스크린 오른 12·12 사태, 현대사 영화의 봄 올까>라는 칼럼으로 이 영화를 분석하는 몇가지 관점을 소개했다. 

 

이 칼럼은 “지금껏 12·12 사태를 단독으로 다룬 영화는 만들어진 적이 없다. 그건 정말 ‘놀랄 만한’ 일이고 그래서 김성수 감독이 새로 내놓은 ‘서울의 봄’도 ‘놀랄 만한’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로 이번 작품은 역사의 ‘놀라운’ 재발견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칼럼은 “‘서울의 봄’은 전두환과 장태완의 일대일 대결로 12·12 사태를 축약하고 집중화 해 내는데 주력한다”면서 “황정민은 광기의 연기를, 정우성은 잘 생기고 신사다우며 멋있는 이미지의 연기를 선보임으로써 선과 악의 싸움, 악행과 정의의 싸움, 그 이분법을 구축해 낸다. 그 단순한 서사가 복잡한 역사를 한 눈에 조감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분석했다.

 

칼럼은 “바로 그 점이야말로 이 영화가 대중적 휘발성을 지니고 있는 이유이다. 흥행이 폭발할 수도 있다. 그러면 12·12의 역사는 정치군인의 무장 반란이었다는 팩트가 대중적으로 각인될 것”이라면서 “감독 김성수는 12·12를 상업영화의 방식으로 만들어 영화 흥행도 성공시키고 사회적으로 역사의 정의도 세우는, 두 마리 토끼를 포획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는 20, 21일에 <서울의 봄 지키던 이태신…인간 정우성 모습 그대로><"실제 정우성 반영했다"…80년대 군부독재 저격수 된 정우성> 등 여러 기사로 서울의 봄을 다뤘다.

 

동아일보는 ‘서울의 봄’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자매지 스포츠동아에서 <분노하는 계엄사령관 & 공포에 떠는 소시민…이성민, 또 동시홈런><‘서울의 봄’ 개봉 6일만에 200만 관객 돌파 … ‘밀수’보다 하루 빨라><얼마만에 극장에 활기가…‘서울의 봄’ 엿새째 200만명↑> 등으로 흥행에 초점을 맞췄다.

 

경향신문은 25일 오후 <영화 ‘서울의 봄’, 개봉 4일 만에 관객 100만 돌파>라는 기사에서 “ 정권을 탈취하려는 신군부 전두광 보안사령관과, 그에 맞서 서울을 지키려는 이태신 수도경비사령관의 긴박한 9시간을 그렸다.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 배우들의 호연과 촘촘하고 긴장감 넘치는 서사로 호평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