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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순직 국가유공자 자녀 지원예산 6억원 전액 삭감

巨野, 윤석열표 예산만 골라서 삭감
박민식, '히어로즈 패밀리' 예산 전액 삭감에 "참담한 심정"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순직 국가유공자의 청소년 자녀를 지원하는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히어로즈 패밀리’는 유가족 지원을 전담하는 미국의 군 유가족 지원기관(TAPS) 등에서 착안됐다. 전몰·순직 군경의 미성년 자녀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정서·심리치유 등을 포함한 맞춤형 지원 사업이다. 천암한 피격사건 전사자, 응급 구조 중 순직한 여성 소방관 등 순직 군인과 경찰, 소방관의 미성년 자녀를 위해 체험학습과 전문 심리치료 등을 제공할 예정이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20일) 국회에서 정무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워회를 단독으로 열어 국가보훈부 예산안 가운데 ‘히어로즈패밀리’ 사업 예산 6억 17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4.19혁명 공로수당과 참전명예수당, 6.25 자녀수당 등 수당 예산을 1115억 가량 증액하면서 보훈부 예산은 6조 3948억 원에서 222억 원 순증된 6조 6170억 원으로 소위에서 처리됐다.

 

박 장관은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영웅들의 아이들을 돌볼 책임'이란 글에서 "야당의 '칼질'이 걱정돼 줄이고 줄인 최소한의 예산인데, 그것마저 전액 삭감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순직 군인·경찰·소방관의 어린 자녀들을 돕는 일이 야당엔 눈엣가시냐"며 "아무리 거대 야당이어도, 아무리 전횡을 휘두른대도 깎을 걸 깎아야지요"라고 했다.

 

박 장관은 "'히어로즈 패밀리' 사업은 내가 어릴 적 아버지 없이 크면서 느낀 사회적 결핍을 나라가 채워주자는 뜻에서 정성을 담아 만든 것"이라며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하물며 영웅의 아이라면 온 나라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장관 부친 고(故) 박순유 중령은 베트남전 참전 중 전사했다. 당시 박 장관은 7세였다.

 

박 장관은 '히어로즈 패밀리'는 "사업 배경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있었기에 호응도 컸고, 저명한 멘토들이 발 벗고 나서줬다"며 "그런 사업을 야당이 쪽수로 막는다면 순직 군경의 미성년 자녀들을 보훈 사각지대에 방치하자는 뜻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야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보훈부 승격이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사실상의 표적 심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정무위 예산소위 위원들은 “순직군경 자녀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사업이 아니라 주니어 단복 제작사업, 소수 인원의 해외 탐방사업, 스포츠 관람 지원사업”이라고 반박했다.

 

거야(巨野) 더불어민주당의 칼질은 이번 예산안 심사 정국 곳곳에서 목격됐다. 지난 16일 환노위 전체회의서 이른바 ‘윤석열 표 예산’으로 분류되는 청년 일 경험 지원 예산(1663억원)과 청년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 취업 지원 예산(706억원)을 민주당이 전액 삭감한 것이 대표적이다. ‘청년 일 경험 지원’은 청년들이 취업 시장에 진입하기 전 직무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고안된 사업이다. 청년 니트족 취업 예산은 일하지 않으면서 교육이나 직업 훈련도 받지 않는 이른바 니트족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 고용 지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 13일 교육위 예결소위에서도 한미 대학생 연수 사업 예산 63억원 중 18억5000만원, 한일 대학생 연수 사업 예산 5억8600만원 전액에 대해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이런 사업들이 툭툭 던져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도종환 의원)는 등 이유로 감액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민주당이 청년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21일 교육위 전체회의에선 해당 사업 예산이 모두 정부 원안대로 통과됐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