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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윤석열표 청년예산’ 80% 삭감...국정과제 예산도 줄삭감

청년 취업·구직 등 지원 2400억 통째로 날려
이정식 장관, 野의 청년예산 전격 삭감에 "이대론 최소 2만명 기회 잃어"

 

윤석열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했던 300억원 규모의 ‘청년 예산’이 야당 주도로 80%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해 편성한 2382억원 전액은 국회 상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야당 주도로 전액 삭감됐다. 한미 및 한일 대학생 연수 예산도 일부 또는 전액이 삭감됐다.

 

20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교육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5개 부처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했던 청년예산 3028억원 중 2413억 3400만원(79.7%)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일괄 감액됐다.

 

교육부의 '한미 대학생 연수' 사업 예산은 63억200만원 중 18억5000만원이 깎였고, '한일 대학생 연수' 사업 예산은 5억8600만원 전액 감액됐다. 복지부의 '청년 마음 건강 지원사업' 예산은 37억8000만원 중 1억8900만원이 줄었다.

 

특히 고용부가 편성했던 '청년 취업 진로 및 일 경험 지원' 예산과 '공정 채용 문화 확산' 사업비는 2382억1300만원 전액이 통째로 삭감됐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해당 감액안을 단독 의결했다.

 

국토부의 '청년 정책 진흥' 사업비도 20억9100만원 중 4억원이 감액됐다. 환경부가 편성한 '댐 운영관리' 내역사업 중 스마트 댐 안전관리 사업비 517억3200만원만 전액 반영됐다. 3000억원 규모였던 청년예산이 20% 수준인 614억6600만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고용부의 내년 청년 취업 진로 및 일 경험 지원 사업 예산 2382억 원 전액을 삭감하는 심사안을 의결하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청년이 가장 원하고 기업이 원하는 청년 일 경험과 니트(NEET·학업과 구직 포기 상태) 청년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업이 전액 삭감된 부분은 심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 심사에 대해 장관이 국회에서 직접 유감을 표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장관은 다음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약 40만 명 수준인 그냥 쉬고 있는 청년을 이대로 두면 이들의 고립·은둔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남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 삭감이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청년 취업진로 및 일 경험 지원 예산은 크게 ‘청년 일 경험 지원’과 ‘청년 도전 지원’ 예산으로 구분된다. 청년 일 경험 지원은 채용시장에서 기업들이 직무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구직활동을 시도하는 청년들이 직무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기업 탐방, 프로젝트 부여 등을 통해 양질의 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내년엔 대상자 수를 4만8000명으로 올해(2만 명) 대비 두 배 이상 늘려 잡았다.

 

청년 도전 지원은 구직 의사가 없어 ‘니트족’(NEET·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으로 불리는 청년들에게 특화된 취업 지원 사업이다. 심리 상담, 고용서비스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니트족의 노동시장 참여 및 취업 촉진을 지원한다. 니트족은 통계상 ‘쉬었음’으로 집계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15~29세) 중 ‘쉬었음 인구’는 올 1~10월 월평균 41만 명으로 작년보다 2만여 명 늘었다.

 

글로벌 연구개발(R&D), 가짜뉴스 규제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예산도 야당 주도의 '묻지마 삭감'을 당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소위에서 정부안을 약 2조원 순증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단독 의결했다.

 

이 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글로벌TOP전략연구단지원사업, 첨단바이오글로벌역량강화 예산 약 1조1600억원이 감액됐으며, 방송통신위원회 예산안도 한국방송(KBS) 대외 방송 송출 등 예산은 늘리고 허위 정보 규제 관련 예산(46억원)은 감액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16일 원자력 생태계 금융지원사업 예산 1000억원과 원전수출 보증 예산 250억원 등 원전 관련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이에 반발하는 국민의힘이 맞붙으면서 파행을 빚기도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의석수를 무기 삼은 거대 야당의 폭주가 예산 국회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탄핵, 입법, 국정조사, 예산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폭주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