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7.5℃
  • 흐림강릉 25.6℃
  • 흐림서울 30.1℃
  • 흐림대전 29.3℃
  • 흐림대구 30.5℃
  • 구름많음울산 27.2℃
  • 구름많음광주 30.9℃
  • 구름조금부산 28.9℃
  • 구름조금고창 30.2℃
  • 제주 26.8℃
  • 구름많음강화 25.6℃
  • 구름많음보은 26.7℃
  • 구름많음금산 25.5℃
  • 흐림강진군 25.0℃
  • 구름많음경주시 27.9℃
  • 구름조금거제 28.2℃
기상청 제공

미디어비평

[신문읽기]박민 KBS 사장 취임 첫날 인사와 개편에 '재창조' 기대, '칼 휘둘러' 비난 엇갈려

동아일보 "재창조 수준의 대규모 구조 조정 예고",
조선은 "공영방송 개인 또는 집단 이념 실현하는 곳 아냐"라는 발언을 제목으로
한겨레 '막방 인사 못했다' , 경향은 '칼 휘둘러'라고 비난

‘재창조 수준 조직 통폐합’  ‘취임하자마자 칼 휘둘러’

 

박민 KBS 사장이 취임 첫날 단행한 대규모 인사와 프로그램 개편에 대한 좌우 신문들의 제목이다. 기간 공영방송사의 변화를 보는 시선이 한쪽은 기대, 다른 한쪽은 비난인 셈이다. 이럴수록 지난 정권에서 KBS 등 공영방송사를 놓고 서로 엇갈렸던 양측의 입장이 겹쳐진다.

 

동아일보는 14일 오전 인터넷판에서 <KBS 박민 사장 “위기 원인 내부에… 재창조 수준 조직 통폐합”>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취임식서 대규모 구조조정 예고><‘더 라이브’ 폐지수순-‘뉴스9’ 앵커 교체><편향성 논란 주진우, 프로그램 하차> 등 여러 부제목으로 관련 사안을 전달했다.

 

이 기사는 “박민 KBS 사장(사진)이 취임 첫날인 13일 ‘재창조 수준의 조직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면서 “박 사장은 ‘공영방송을 개인이나 집단의 이념이나 소신을 실현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분은 앞으로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편향성 논란이 일었던 KBS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는 진행자 주진우 씨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방송인 최욱 씨 등이 진행하는 KBS 2TV ‘더 라이브’는 13일 편성에서 제외돼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KBS ‘뉴스9’의 평일 앵커도 이날부터 기존 이소정 기자, 이영호 아나운서에서 박장범 기자, 박지원 아나운서로 교체됐다.

 

박 사장은 이날 보도본부장에 장한식 전 편집주간을 임명하는 등 본부장과 센터장, 실·국장, 부장급 간부 인사도 단행했다. 장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KBS의 보도가 편향됐다고 비판했던 인물이다.

 

이 기사는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1노조) 관계자 ‘과거 편향됐던 인사가 일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했다”면서 “반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민 사장은 임명 직후부터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을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고 맞세웠다.

 

동아일보는 13일 밤 인터넷판에 <KBS 사장 취임 첫날 라디오 잘린 주진우 “막방도 못했다”>는 기사에서 “KBS 1AM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 주진우 씨가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면서 “주 씨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전 KBS에서 이제 회사에 오지 말라는, 방송을 그만두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주 씨는 “청취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해고 통보한) 간부는 ‘방송 날 해고 통보는 비상식적인 일이고, 예의가 아닌 줄 알지만 안 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따르면 KBS는 이날부터 ‘주진우 라이브’ 대신 ‘특집 1라디오 저녁’을 편성해 김용준 KBS 기자를 진행자로 세웠다. 2TV에서 방송하는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도 이날 결방하고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 재방송으로 메꾼다고 밝혔다.

 

KBS는 또 ‘뉴스9’를 4년 동안 진행해 온 이소정 앵커를 하차시키고 평일 새 앵커에 박장범 기자와 박지원 아나운서를, 주말 앵커에 김현경 기자와 박소현 아나운서를 발탁했다. ‘뉴스광장’ 등 뉴스 프로그램은 물론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들도 대거 교체됐다.

 

기사는 “언론노조 KBS 본부는 ‘이번 조치들은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누구든 방송 편성에 관해 규제나 간섭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한 방송법에 위배된다. 해당 행위를 한 보직자들을 방송법 위반과 단체협약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14일 오전 <KBS 사장 취임 당일에 메인 뉴스 간판 다 교체><주진우 하차, ‘더라이브’ 편성 제외><文정부 때 좌천 인사들 대거 발탁>이라는 제목으로 KBS 인사를 분석하면서 “취임과 동시에 KBS에 대한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기사는 “지난 정부 출범 직후 좌천되어 인터넷 담당인 멀티플랫폼편성국 기자로 지냈던 장한식 전 미래전략기획국장이 보도본부장에 임명되는 등 그동안 주요 보직에서 제외됐던 인물들이 대거 발탁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박장범 ‘뉴스 9’ 신임 앵커는 지난 7월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문 정부를 비판한 클로징 멘트를 했다가 다시보기에서 삭제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박민 KBS 사장, 취임하자마자 주진우에 하차통보><논란 프로그램 수술 착수><“공영방송, 개인·집단 이념 실현하는 곳 아냐”><주진우 “막방도 못하고…” 페북글>이라는 제목 등으로 관련 사안을 전달했다.

 

중앙일보는 <‘편파 논란’ 주진우 하차시킨 박민, 오늘 KBS 혁신 회견>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주진우 라이브’는 그간 편파 방송 논란을 일으켰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올 3~7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라디오 패널 출연 불균형 민원 접수 2위(75건)에 올랐다. 1위는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93건)”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언론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박 사장은 출근 첫날 편성 규약과 제작 자율성을 한 방에 무너뜨렸다. 박 사장 임명이 재가된 후 이뤄진 대대적인 인사에서 언론노조 KBS본부 소속은 ‘축출’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 빈자리엔 현 정권을 옹호하는 데 앞장선 단체 소속 인물들이 대거 등용됐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신문은 <“9시 뉴스 이소정 앵커, 마지막 인사도 못 했다”>는 감성적인 제목으로 부당 인사 논란을 겨냥했다. 이 기사는 <박민 KBS 사장, 출근 첫날 시사프로그램 삭제·앵커 교체부터><언론노조 KBS본부 “법적 책임 물을 것”> 등 여러 부제목으로 날이 선 부연 설명을 붙였다.

 

기사는 “박 사장 취임 첫날부터 그간 여권으로부터 ‘편파 방송’이라고 공격받아온 시사프로그램이 갑작스럽게 편성에서 빠지고 출연진이 교체되는 등 한국방송 내부에서 제작 자율성 침해 및 부당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기사는 “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에서 사측은 제작진과 어떠한 논의도 없이 ‘더 라이브’ 편성 자체를 삭제해 버렸다. 당장은 편성 삭제 및 대체에 불과하지만, 사실상 폐지 수순에 돌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라디오센터에서는 전날 저녁 센터장 내정자가 ‘주진우 라이브’ 담당 피디에게 전화로 주진우 씨의 하차를 통보하고, 제작진이 거부 의사를 밝히자 사규를 운운하며 겁박까지 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면서 “주진우 라이브 등은 여당이 지속적으로 ‘편파 방송’이라고 주장해온 대표적 프로그램”이라고 보도했다.

 

기사는 “강성원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인사, 사장 취임도 전에 프로그램 출연진 교체를 지시한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무리하게 강행하다 보니 9시 뉴스 앵커가 시청자와 마지막 인사도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취임하자마자 ‘칼 휘두른’ 박민 KBS 사장>이라는 제목과 <KBS 본부장·국장 등 72명 인사><성과 내세운 ‘구조조정’도 예고> <윤석열 대통령 ‘바이든-날리면’ 옹호 인사 상당수 영전><노조 “편성규약 위반·단체협력 파기…고발할 것” 반발> 등 부제목으로 관련 사안을 요약했다.

 

이 기사는 “지난해 KBS 노사는 단체협약을 통해 ‘편성·제작·보도 책임자가 실무자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고, 프로그램 개편 전 제작진과 협의하고 프로그램 긴급 편성 시 교섭대표 노조에 통보하도록 합의했다”면서 “언론노조 KBS본부는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을 파기하는 박민 사장 체제와 그 보직자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 방송법·단체협약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