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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부정선거로 선거 무효...법원 “선거 재실시” 판결

뉴욕타임스, “전국적으로 부정 투표는 드물지만, 주 남서부의 인구 15만명 브리지포트(Bridgeport)는 최근 몇 년간 부정선거로 시달려”

 

미국에서 부정선거로 인해 선거가 무효화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 시장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를 뽑는당내 예비경선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돼 법원이 선거를 무효화했다. 인구 15만명의 도시 브리지포트(Bridgeport)는 최근 몇 년간 부정선거로 시달려왔다.

 

브리지포트는 코네티컷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민주당 텃밭이다. 따라서 민주당 후보로 뽑히면 시장 당선은 거의 확실하다.

 

지난 9월 12일 진행된 민주당 예비경선은 조 개님(Joseph P. Ganim) 현직 시장과 존 고메스(John Gomes)의 양강 구도로 진행됐다.

 

경선 투표 결과 조 개님이 251표차로 승리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조 개님은 총 4212표, 존 고메스는 총 3961표를 얻었다.

 

투표 당일 본투표에선 3100표를 얻은 존 고메스가 2648표를 얻은 조 개님을 이겼으나, 부재자 투표함이 열리면서 상황이 급격히 반전됐다.

 

조 개님은 사전에 이뤄진 부재자 투표에서 1564표를 받았다. 반면 존 고메스는 861표를 얻는데 그쳤다.

 

문제는 바로 이 부재자 투표에서 발생했다.

 

경선 후 존 고메스 후보측은 “부재자 투표에서 의심스러운 대목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법원에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 영상에는 에니다 마르티네스 브리지포트 시의원이 등장하다. 그는 현직 시장인 조 개님을 지지하는 여성 시의원이다.

 

마르티네스는 8월 27일 CCTV 영상에서 오후 5시경 보스턴 애비뉴 950번지 소방서 근처에 설치된 투표 수거함에 10장 이상의 투표 용지를 집어 넣었다. 이후 수일에 걸쳐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이 감시 카메라에 담겼다.

 

또 다른 증거 영상에도 현직 시장 지지자로 알려진 브리지포트시 공무원 완다 케터가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수거함에 직접 넣는 장면이 찍혔다.

 

코네티컷주 규정에 따르면 5명 이상의 부재자 투표를 돕는 봉사자는 시의회에 공식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등록된 봉사자가 아니었다. 이 밖에도 다수의 인물들이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이 포착됐다.

 

고메스 후보측은 무려 2000분 분량의 CCTV 영상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면서 수거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사람보다 부재자 투표수가 900표 이상 많았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 간 전체 득표수 차이는 단 251표였다. 의문의 900표는 선거 결과를 뒤집기에 충분한 숫자다.

 

이 사건을 맡은 코네티컷주 법원의 월리엄 클락 판사는 지난 3일 충격적인 판결을 내렸다.

 

클락 판사는 판결문에서 “동영상은 법원에 충격을 주었고 모든 당사자들에게도 충격을 주었다”며 “너무나 잘못 처리된 투표용지의 양은 예비선거 결과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법원이 정당한 결과를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브리지포트시 시장 선거 민주당 예비 경선의 재실시를 명했다.

 

그러나 재판부에는 총선을 연기할 권한은 없다. 따라서 오는 18일 총선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불확실하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전국적으로 부정 투표는 드물지만, 주 남서부에 위치한 인구 15만명의 도시 브리지포트(Bridgeport)는 최근 몇 년간 부정선거로 시달려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예비선거를 조사한 주선거집행위원회는 2019년 시장 예비선거에서 범죄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작년에 판사는 부재자 투표 사기 혐의로 주 대표 경선에서 새로운 민주당 예비선거를 명령했다. 2017년에는 한 번의 부재자 투표가 부적절하게 처리되어 경선이 결정된 후 판사는 시의회 의석을 위한 민주당 예비선거를 다시 실시하라고 명령했다.

 

현직 시장인 조 개님은 1991년 처음 당선돼 2003년까지 재직했다. 그는 연방 부패 관련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사임한 뒤 7년 동안 감옥에서 보냈다. 2015년에 복귀한 이후 시장직을 맡고 있다.

 

개님은 어떠한 선거 개입도 부인했다. 그는 “동영상이 나왔을 때 나도 모두들처럼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영상을 보고 실망했다고 밝혔으며,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지지자들 중 일부가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물론 이 판결로 두 여성의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들은 무죄를 주장하면서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개님 역시 변호인들과 항소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