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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읽기]장제원 의원의 외곽 조직 행사에 "세과시"...조선 중앙 한겨레 경향 이례적으로 한목소리

조선은 사설에서 "지지자 동원해 인요한 혁신위의 중진 희생 요구 거부한 것"
경향은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행사 소개를 혁신위 실패 사례로 꼽아.
중앙은 뉴시티 프로젝트 효과 주춤과 함께 중진 희생 화답 없다고 지적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외곽 조직 ‘여원 산악회’ 15주년 기념식이 대규모로 열렸으며 자신도 참석한 사실을 SNS에 공개했다. 장 의원은 SNS에 “경남 함양 체육관에 버스 92대 4200여 회원이 운집했다”며 지지자들이 열광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조선 중앙 한겨레 경향이 장 의원의 행사 공개에 대해 “혁신위의 중진 희생 요구를 거부하는 세 과시”이라며 이례적으로 같은 분석을 내놨다.

 

조선일보는 13일 오전 인터넷판에 올린 사설 <“대통령 위해 희생” 주문에 세 과시로 답한 친윤 핵심>에서 “누가 봐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조직을 정비하며 세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당 지도부·중진·친윤 핵심들의 희생을 요구했다.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 달라는 주문이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최측근이자 부산에서 3선을 한 장 의원도 혁신위가 용단을 촉구한 핵심 대상일 것이다. 그런데 장 의원은 지지자들을 대규모로 동원해 보이면서 거부의 뜻을 밝힌 셈”이라고 못박았다.

 

사설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혁신위 주문이 나온 지 열흘이 다 돼 가도록 못 들은 척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불출마 및 험지 출마는 지도부가 의결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만 내비친 상태”이라고 전했다.

 

사설은 “보수 진보 양당의 텃밭인 영남, 호남 지역의 국회의원은 국민의 선택보다 대통령 혹은 당 대표의 낙점을 받는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대통령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측근들이 대통령을 민심에 둔감하게 만들어 왔고 윤석열 정부 또한 같은 지적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탄핵 역풍을 맞아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던 당시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 수십 명이 불출마를 결심하는 희생을 통해 민심을 가라앉히며 최악의 상황을 피했었다”면서 “대통령의 뜻을 누구보다도 제일 잘 헤아린다는 장 의원은 인 위원장의 주문을 비웃는 듯한 실력 과시로 대응했다. 정권의 성패보다는 의원 자신의 정치적 활로가 우선 순위라는 명백한 의사표시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신문은 12일 밤 인터넷판에서 <장제원 ‘용퇴’ 거부? “회원 4200여명 운집”…지역조직 세 과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4200여명이 모인 대규모 지역 외곽조직 행사 참여를 알리며 세 과시에 나섰다”면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윤핵관 등의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를 에둘러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선일보와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이 기사는 “여원산악회는 장 의원 지역구(부산 사상구)의 기반인 외곽조직으로, 장 의원은 십여년 간 이 조직의 명예회장직을 맡아왔다”면서 “여원산악회가 출범한 2008년은 장 의원이 처음 국회에 입성한 해여서, 이날 행사는 장 의원의 정계 입문 15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기사는 “장 의원의 잇단 지역구 활동 소식 공개는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라는 혁신위의 권고에 우회적으로 거부의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13일 오전 인터넷판에 올린 기사 <힘 없는 혁신위 앞에 힘 과시하는 윤핵관>에서 장 의원의 행사 공개 등을 앞세워 혁신위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 기사의 부제목은 <혁신위, 국민의힘 중진 등 험지·불출마 희생 요구 열흘째><지목 인사들 ‘호응 전무’…장제원 등은 보란 듯 지역 활동>이었다.

 

이 기사는 “‘희생’ 요구에 호응이 없는 국민의힘 지도부·중진·윤핵관들에 대해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되풀이하는 말(좀 더 기다려주세요)이다. 그렇게 기다린 시간이 벌써 10일째”이라면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불출마·험지 출마가 논의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어 보인다. 희생을 요구받은 윤핵관들은 오히려 지역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혁신위에서 공식 의결된 안건에도 호응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라며 “혁신위는 ‘의원정수 감축, 세비 삭감’을 골자로 한 2호, ‘비례 당선권에 청년 50% 의무화’를 요구하는 3호 혁신안을 의결했지만 당 최고위는 1호 혁신안인 대사면(징계 해제) 의결 이후 혁신안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며 의결을 미뤘다”고 전했다.

 

기사는 “중진·윤핵관들은 지역 활동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며 혁신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은 SNS에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식을 다녀왔다고 전했다”면서 장 의원의 세과시를 혁신위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기사는 “침묵이 계속되자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혁신 이미지만 챙기고 변화 없이 이대로 총선 체제에 돌입할 것이라는 당내 우려도 분출하고 있다”면서 “불출마·험지 출마의 대가로 정치적 명분이나 실리를 제공할 수 없는 혁신위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너무 빨리 던졌다"…약발 떨어진 뉴시티∙험지출마에 난감한 與>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메가 서울’ 프로젝트와 공매도 금지 효과가 주춤하다는 분석과 함께 “인요한 위원장의 이슈 몰이도 뒷심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3일 친윤·중진·지도부의 총선 험지 출마를 제안했지만 열흘 째인 12일까지 당내 화답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친윤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 ‘함양 체육관에 버스 92대를 동원해 4200여명의 회원이 참석했다’고 전했다”면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세를 과시하는 무력시위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이와함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뉴시티 프로젝트’와 ‘인요한 혁신위원회’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국민의힘이 최근 주춤하고 있다”면서 “내년 4·10 총선이 12일로 150일 남은 상황에서 “총선 전략 카드를 너무 일찍 꺼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라고 지적했다.

 

기사는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후 코너에 몰렸던 당 지도부가 총선 때 써야 할 카드를 미리 당겨다 쓴만큼 최근 상황이 ‘예견된 일’이라는 자조적인 진단도 있다”면서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실제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제 막 카드를 던졌을 뿐이라, 후속 대책이 이어지면 총선 전략으로 계속 유효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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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정치에 할말 있다> 시리즈 11회로 소개한 김지희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 인터뷰 기사 중에서 현장 실무자의 시선으로 현 정부의 문제점을 콕 집은 대목이 여럿 보인다. 이 인터뷰 기사의 제목은 <“캠프 때랑 너무 달라요, 대통령님 밥 먹으며 얘기 좀 해요”>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원자로 설계자로 일하고 있는 김지희(36) 선임연구원은 지난 대선 때 공공 기관 소속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야당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방송 찬조 연설로 화제가 됐다. 김 연구원은 캠프와 인수위에 합류해 젊은 연구원의 관점에서 윤 대통령에게 조언을 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인터뷰에서 “정부 출범 이후 실제 정책이 캠프와 인수위에서 논의했던 것과는 굉장히 괴리가 커 당황스럽다”며 “현장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현 정부는 소통 채널이 없다”면서 ‘문재인 정부 때는 어땠나’는 질문에 “탈원전 기조가 워낙 강해 우리 얘기를 안 들어줘서 그렇지 소통 채널은 확실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과학기술 담당 비서관 반응이 딱딱 왔다. 지금은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니어서 업계와 대통령실 간 거리가 굉장히 먼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인터뷰 기사 부분 발췌이다.

 

ㅡ현 정부에 가장 아쉬운 건.

“인사다. 많은 사람들이 윤 대통령이 정치적 빚이 없는 사람이란 사실 때문에 인사에 기대를 많이 했을 것이다. ‘검찰총장 윤석열’처럼 현장에서 제 목소리 내며 고군분투하는 각 분야 진짜 전문가를 발탁하길 기대했다. ‘이국종 복지부 장관’ 이런 걸 기대했는데 잘 안 보인다. 장미란 문체부 2차관 같은 인사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ㅡ지금 그러겠다고 민심 행보 하고 있는데, 잘 와닿지 않는 건가.

“범죄자 지목하듯 ‘너는 이권 카르텔’이라고 지적하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바꾸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전, 공공 부문, 노조 등 다양한 대상과 계층을 향해 문제점 지적했지만 단 한 번도 포용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잘못한 일은 수사기관이 알아서 처리하게 하고 대통령은 포용의 정치를 하시면 좋겠다. 어떤 정책이든지 다양한 이해관계 당사자들 얘기부터 충분히 듣고 난 뒤에 추진하면 좋겠다.”

 

ㅡ연구·개발(R&D) 분야 예산을 삭감하면서 과학계도 ‘카르텔’로 지목됐다.

“누가 카르텔이라는 건지 과학연구기술 업계 사람들 누구도 모른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경우 연구 사업 모두 공모를 통해 이뤄지고 예비 타당성 조사도 거친다. 그런데 갑자기 내년도 예산을 획일적으로 깎아 버렸다. 그럼 우리 같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이권 카르텔로 보는 것인지 황당했다. 개편안이라고 나온 것도 이상하다.”

 

ㅡ누가 했길래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고 생각하나.

“이걸 대통령이 했을 리는 없을 텐데, 실무자들이 왜 그렇게 했을까 하는 묘한 의문이 생긴다. 우린 대통령의 ‘R&D 이권 카르텔’이란 표현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게 된 건지 전혀 알지 못한다. 캠프 출신인 제가 주변에 죄송하다고 고개 숙이고 다녔다. 국민의힘에 물어봐도 아무도 모르고 캠프에 있던 사람들도 모르더라. 예산안 세부 내용이 궁금해 여러 경로로 알아봤는데 자료도 못 구했다.”

 

ㅡ대통령실엔 문의해봤나.

“대통령 비서실장한테 얘기를 해야 하나? 업계나 연구학회에서 얘기하는 게 위로 잘 전달이 안 된다. 마땅한 소통 채널이 없다. 지난번 김경율 회계사의 조선일보 인터뷰를 보니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 파업 때 대통령한테 문자 메시지 보내서 의견 전달했다고 하는데, 우리도 그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비정상 아닌가. 과거에는 기관 간 이견이나 문제가 생길 때 공무원들이 민정수석실에 이야기하면 해결이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 가서 누구한테 얘기를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ㅡ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나.

“대통령실에 늘공(직업 공무원)이 많은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경제부총리가 취임하자마자 ‘공공 기관 파티는 끝났다’고 했는데 공공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 중 누가 파티를 했나. 기재부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있나. 지난 정부 때는 정권의 힘이 너무 세니 관료들이 정권이 원하는 일을 밀어붙였다면, 지금 정부는 ‘늘공’들이 위로 올라가니 본인들이 몸담았던 부처와 조직의 실책은 덮고 넘어가기 바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ㅡ’늘공’ 때문에 소통이 어렵게 느껴진다는 건가.

“정부 부처 출신 관료들 입장과 얘기가 그대로 대통령실 입장으로 되어버리는 상황 같다. 대통령실과 일반 국민이 느끼는 괴리가 상당하지 않나. 대통령이 그냥 옆에 있는 관료 출신 참모들이 얘기한 대로만 상황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ㅡ그래서 대통령이 요즘 참모들에게도 민생 강조하고 현장 가라고 한 것 같은데.

“관료들 현장 안 온다. 대통령이 현장 가도 어차피 (말할 사람) 다 지정해서 듣고 싶은 얘기만 하게 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결국 참모들이 대통령한테 보고하고 싶은 얘기만 듣고 가는 상황이 되는 것 같다.”

 

ㅡ캠프와 인수위에도 참여한 전문가로서 보기에 정책 방향이 달라진 게 있나.

“처음 대통령 만났을 때 국가가 할 수 있는 건 국가가 하고 민간이 더 잘할 수 있는 건 민간에 맡겨야 한다는 말씀을 하셔서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런데 이번에 R&D 예산 보니 캠프 때 이야기한 것과는 정말 다르더라. 대통령의 기본 철학을 알고 있는 저희로서는 대통령의 철학과 반대로 흘러가는 예산을 어떻게 봐야 할지 난감하다.”

 

ㅡ대통령을 직접 만나보니 캠프 때와 다르게 느껴진 게 있나.

“캠프 때 3번, 대통령 취임 이후 회의에서 2번, 총 5번 만났는데 소탈한 모습 그대로였다. 직접 만나 보면 그냥 좋은 아저씨다. 그런데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모습을 보면 뭔가 거만하고 ‘악의 수장’ 같은 이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