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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 닭발 먹방 인플루언서 정체는 ’AI 아바타‘

중국 인플루언서, 딥페이크 아바타 사용해 방송...中 누리꾼 분노

 

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SNS 웨이보에서 활동하는 대만계 인플루언서 첸 이루는 지난 9월 15시간 동안 닭발을 먹는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AI 기술로 딥페이크 아바타를 사용했다. 그는 아바타를 방송에 활용한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아 현지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

 

영상에 등장한 아바타는 첸 이루와 생김새와 목소리가 똑같아 실제 그와 거의 구별되지 않았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15시간 동안 닭발을 씹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을 가졌다. 방송이 끝날 때쯤 “송출용일뿐 진짜 사람이 아님”이라는 안내 문구가 영상 상단에 갑자기 떴다.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에 “돈벌이가 참 쉽다” “소비자 기만이다” “AI 얼굴 바꾸기 기술이 발전하면 스타가 돈 벌기가 편해진다. 별장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아바타한테 일을 시키면 된다” 등 분노를 표했다. 9만 명에 달했던 첸 이루의 웨이보 구독자는 며칠 사이 7천 명이 넘게 줄어들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는 인공지능 아바타 제작 업체가 여럿 등장했다. 미국 기술 전문 매체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AI 아바타 제작 비용도 저렴해졌다”며 “기본 아바타 제작은 8천위안(약 143만원)이고, 더 정교하고 섬세한 아바타는 2~3배 이상 비싸진다”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원본이 되는 인물을 담은 1분 길이 영상만 있으면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완성된 아바타는 정해진 각본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사, 동작 등을 해낼 수 있다. 아바타 제작 업체는 빅 데이터를 활용해 라이브 방송 각본도 작성할 수 있고, 고성능 아바타는 시청자와의 실시간 채팅도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은 구독자만 7억 명이 넘는 거대한 시장이다. 중국 인플루언서들은 24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 아바타를 심야나 새벽 시간대에 활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1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아바타의 원본이 되는 사람에게 반드시 서면으로 생체인증정보 수집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 등이 담겼으나, 아바타를 활용한 콘텐츠에 아바타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는 지침은 담기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당분간 혼란이 예상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