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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환자는 서울에...12월 말까지 당 안 변하면 다른 길 모색”

인요한 겨냥 "엉뚱한 사람 약 먹일 생각 그만해야…억지 봉합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자신을 만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한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영어로 말했다. ‘환자’는 윤석열 대통령 및 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 위원장은 4일 오후 3시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부산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 홀로 부산으로 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단상에서 인 위원장을 ‘미스터 린턴(Linton)’이라고 부르며 “내가 환자인가.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그는 도움이 필요하니, 그와 대화를 해봐야 한다”고 영어로 말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고쳐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며 “이제 엎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인 위원장의 행보는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며 "흔하디흔한 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모습이다.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민심이 당이 싫어 투표를 안 한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5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의사이기 때문에 환자 병을 어떻게 치료할지 잘 안다"며 "환자가 (서울에) 있지 않다는 것을 제가 더 잘 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 전 대표에 대해 "많이 상처받은 사람이다. 우리가 마음이 상했을 때 공격이 나온다"며 "가슴이 얼마나 아팠겠나. (부산으로) 기차를 타고 오면서 저 양반 마음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끙끙 앓았다. 또 만나서 풀어야 하겠구나 (생각했다)"고 재차 만날 의지를 피력했다.

 

인 위원장은 자신에게 이 전 대표가 영어로 말한 것에 대해 "할머니가 1899년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가 1926년 군산에서 태어났고, 나도 전라도에서 태어났다"며 "중간에 내가 긍정적으로 하려고 ‘아휴, 영어를 저보다 더 잘하시네요!’라고 했는데, 좀 섭섭했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최근 여권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가며 당내 '비주류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1호 혁신안으로 이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취소를 관철하는 등, 지속해서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5일 “12월 말까지 당에 변화가 없으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이날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에 출연해 "12월 말까지 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당 지도부와 각종 현안을 놓고 충돌해온 이 전 대표는 그간 탈당 후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해왔지만, 구체적인 결정 시점까지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표는 "민생보다 계속 이념에 집중하고 정치적 다른 목소리를 '내부 총질'이라고 얘기한다면, 당이 정치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저는 새로운 길로 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2월 말에도 당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여당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말한 것에 대해 "인 위원장은 한국어를 매우 잘하지만, 번역되지 않는 의미를 꼭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6일 오전 페이스북에 "혁신의 대상이 서울에 있다는 당연한 말을 인정하지 못하고 아무리 다른 이야기를 해봐야 승리는 요원하고 시간만 흘러갈 뿐"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환자를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일 생각 그만하라"며 "억지봉합쇼라도 한다고 18개월간의 실정이 가리워지냐"고 재차 자신을 포용하려는 혁신위의 제스처를 비판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