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유명 연예인의 잇따른 마약 혐의 입건에 대해 “누군가 의도하고 기획했을 수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하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저 정도면 병같다”며 일갈했다.
한 장관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연예인 마약 사건 관련해서 안민석 의원이 오늘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서 난데없는 음모론을 가져왔다. 우리 사회 곳곳에 퍼지고 있는 마약 사건 검거가 뭔가를 덮으려 하는 의도가 있다고 했는데 어떤 근거나 증거가 있느냐’고 질의했다.
조 의원이 언급한 안 의원의 발언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왔다. 안 의원은 해당 방송에서 최근 배우 이선균 씨와 가수 권지용 씨 등이 마약 혐의로 입건된 것에 대해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바보가 아니라면 누군가 의도하고 기획했을 수 있다”며 “그런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타이밍”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기획에 따라 연예인 마약 사건을 터뜨렸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안 의원은 또 "정권의 위기 상황에서 이선균이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등 연예인들의 마약 이슈를 터뜨리는 게 '오비이락'일까, '우연의 일치'일까"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우리들의 경험치"라며 "역대 정권들이 정권이 불리할 때마다 이슈를 이슈로 덮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로 떨어졌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안 의원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야권 일각에서도 연예인 마약 사건 기획 음모론이 제기됐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딸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전치 9주 상해를 입혔다는 의혹, 윤석열 대통령에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묻는 기사가 이선균 배우의 마약 투약 의혹으로 덮여가고 있다"며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윤석열 정권다운 구태의연한 발상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순 없다. 탄핵이 답"이라고 적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마약은 정치와 무관하고, 마약은 정치를 모른다”며 “저 정도면 병같다”고 답했다. 기획 수사 가능성을 부인한 것이다.
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한 장관 발언에 대해 “아무리 어떤 부분이 사실과 다르더라도 답변이 좀 지나치다”고 항의했다. 이에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한 장관도 정무직으로서 본인 책임 하에 발언하지 않겠느냐”며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아야 하는 건지 ‘아프다’고 소리라도 내야하는지는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