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7.5℃
  • 흐림강릉 25.6℃
  • 흐림서울 30.1℃
  • 흐림대전 29.3℃
  • 흐림대구 30.5℃
  • 구름많음울산 27.2℃
  • 구름많음광주 30.9℃
  • 구름조금부산 28.9℃
  • 구름조금고창 30.2℃
  • 제주 26.8℃
  • 구름많음강화 25.6℃
  • 구름많음보은 26.7℃
  • 구름많음금산 25.5℃
  • 흐림강진군 25.0℃
  • 구름많음경주시 27.9℃
  • 구름조금거제 28.2℃
기상청 제공

文 정부 ‘국가채무비율도 3분의 1로 축소’ 의혹

문 정부 출범 초기 국가채무비율 36%... 5년 사이 46.7%로 악화
2015년 방식으로 계산 시 전망치는 81%가 아닌 229%로 약 3배나 높아
5년마다 실시하는 장기재정전망, 추계 방식 변경해 ‘조작 의혹’
40년 이상 전망하기 때문에 수치의 작은 변화에도 큰 차이 발생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등 문재인 정부 경제 관료들이 ‘국가채무 전망치 축소’ 의혹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정부관계자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당시 기재부 실무자들을 상대로 ‘윗선 지시에 따라 추계 방식이 바뀌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이런 지시를 한 최종 책임자를 찾아내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원은 재량지출이 경제성장과 같은 속도로 늘어날 것이란 2015년 방식으로 추계를 계속했다면 2060년 국가채무 비율은 약 229%로 계산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 정부가 2020년 발표했던 수치는 근거 없이 추계방식을 바꿔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정부가 지난 2020년 발표한 ‘장기재정전망’ 자료에서 기재부는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 결과, 206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43~2045년 84~99%로 정점을 찍은 뒤 2060년에는 64~81%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정부는 2016년 말 627조원이던 나랏빚을 2021년 말 971조원으로 5년 사이 344조원 늘렸다. 국가채무비율도 36%에서 46.7%로 악화됐다. 

 

쟁점이 된 부분은 기재부가 총지출 전망을 자의적으로 낮춰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부분이다. 총지출은 의무지출과 재량지출로 나뉜다. 의무지출은 지출 규모가 결정되는 법정지출 및 이자지출로, 채무상환, 법정부담금(연금·건강보험), 사회보장지출 등이 있다. 재량지출은 정부가 정책적 의지에 따라 대상과 규모를 어느 정도 조정 가능한 예산을 의미한다. 기재부가 예상한 국가채무비율은 GDP 대비 13% 수준인 재량지출을 2060년 5.8%까지 낮춰야 가능하다.

 

장기재정전망은 5년마다 실시한다. 2015년 당시 기재부가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는 2060년 GDP 대비 재량지출이 10.9%였다. 기재부가 5년 만에 재량지출 전망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감사원은 재량지출이 경제성장과 같은 속도로 늘어날 것이란 2015년 방식으로 추계를 계속했다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은 약 229%로 계산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기재부가 2020년 추계 방식을 근거 없이 바꾸면서, 2060년 국가채무비율 전망치가 64~81%로 크게 낮아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기재부가 정부 지출을 급격하게 늘리는 데 따른 비판을 피하려고 국가채무비율이 악화되는 정도를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가재정법에는 기재부 장관이 40년 이상의 기간을 대상으로 5년마다 장기재정전망을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장기재정전망은 40년 이상의 초장기간 국가재정을 전망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나 총지출 전망의 미세한 차이로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