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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 의대 입학 정원 확대 방안 검토

최근 심각해진 인력 부족과 지방 의료체계 붕괴 등 문제 해결 취지
2021년 기준 한국 인구 10만명 당 의대 졸업생 수 7.26명으로 OECD 39개국 중 38위
의협, “특정 지역, 특정 과목에 의사들이 쏠려 있는게 문제” ··· 의대 정원 확대 반대

 

정부와 여당이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필수의료 인력 부족 및 지방 의료체계 붕괴 등 최근 심해진 의사 부족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 단체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당장 내년인 2025학년도 대입 때 의대 정원은 1000명 정도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치”라며 “이후 순차적으로 더 증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정부 임기 내 최대 3000명까지 늘리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라고 했다. 정부가 ‘3000명 증원’까지 검토할 만큼 대통령실도 의대 증원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의대 입학 정원은 2006년 이후 지금까지 17년간 3058명에 묶여 있다.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OECD 가입국 전체 평균(3.7명)의 70% 수준이다. 문제는 이렇게 전체 의사 수가 적은데도 매년 새로 배출되는 의사 수도 OECD 최하위권이라는 점이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의대 졸업생 수는 7.26명으로 OECD 39개국 중 38위에 불과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과 인구가 비슷한 영국은 2020년에 의대 42곳에서 모두 8639명을 뽑았다. 한국의 3배 정도다. 우리보다 인구가 다소 많은 독일(8317만명)의 경우, 같은 해 39개 의과대에서 9458명을 뽑았다.

 

선진국들은 고령화로 의료 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 의대 정원을 더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향후 몇 년간 매년 의대생을 5000명씩 늘리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한 해만 늘려도 독일 의대 정원은 우리나라 현재 정원의 5배가량이 된다. 영국도 고령화에 대비해 2031년까지 의대 정원을 1만5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신영석 고려대 연구 교수는 “2040년대 후반까지 의료 수요가 증가하다가 꺾이기 시작해 2060년대 초반이 돼야 지금 수준으로 줄어든다”며 “의사를 늘려도 남아도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의료원장은 “늘어난 인력이 피부과·성형외과로 빠진다면 의미 없는 작업이 된다”고 지적한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입학생 증원을 강행한다면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의협 등은 그동안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과목에 의사들이 쏠려 있는게 문제”라며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했다. 문재인 정부는 10년간 의사 4000명을 추가 양성하는 계획을 추진했지만 의사들의 대규모 파업에 막혔다. 정부 관계자는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했다.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