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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표, '소주성 실패’ 통계청 결과 나오자, 통계 조작

청와대로 통계청 직원과 강신욱 불러내 밤새 통계 조작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소주성)’ 정책 이후 저소득 계층의 소득이 오히려 줄었다는 통계가 나오자 청와대가 통계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자 소주성의 설계자인 홍장표는 통계청 공무원 등을 불러 밤샘 회의를 하고 이후 불법적으로 넘겨받은 통계 원자료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 인사에게 전달해 ‘소주성으로 근로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는 왜곡된 분석 자료를 만들어낸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 첫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한 번에 16.7% 올렸다. 그러나 이듬해 5월 급등한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적용된 2018년 1분기 가계소득을 통계처가 조사해 보니, 소득 최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역대 최대로 감소하고, 최상위 20%의 가구의 소득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 공무원들은 통계 조작을 통해 2017년 2분기부터 임의 적용해온 취업자 가중값을 빼고 다시 계산해 5.95로 공표했다. 그러나 소득 분배가 2003년 이해 가장 나빠졌다는 결론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통계청은 2018년 5월 24일 ‘1분기 소득 분배 2003년 이래 최악으로 악화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소주성 주창자인 당시 홍장표 경제수석은 발표 당일 날인 5월24일 통계청에 "통계자료를 다 들고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가지고 올 자료도 미리 보내라고 했다. 통계자료 제출에 앞서 거쳐야 하는 통계자료제공심의위원회의 승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홍 수석은 후배인 강신욱 당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도 호출했다. 홍 수석은 이들에게 통계 산출 방식을 바꿔 통계를 다시 만들도록 했다. 이른바 ‘통계 마사지’를 지시한 것이다.

 

홍 수석은 통계청 공무원들에게 원자료를 강 위원과 자신의 다른 대학원 후배인 홍모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에게 넘기도록 했다. 홍 수석은 홍 위원에게 ‘가구’ 단위가 아닌 ‘개인’ 근로소득 증감을 분석하라고 요청했다. 홍 위원은 27일 ‘가구별 소득은 감소했지만, 저임금 근로자 개개인의 임금은 많이 올랐다’는 취지의 분석을 만들어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에도 일자리를 잃지 않고 살아남은 근로자들의 임금이 올랐다는 것일 뿐 이로 인해 실직하게 된 사람들의 소득 감소를 반영하지 않을 것이었다.

 

홍 수석은 이를 바탕으로 '개인 근로소득이 하위 10%를 제외하고 모두 증가했으며, 저임금 근로자의 증가율이 더 높단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개인 근로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고 5월29일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에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이는 연도별(2016~2018년) 증감률만 계산된 단순 비교로 내린 억지 결론에 가까웠다는 게 감사원 시각이다.

 

문 대통령은 이틀 후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으로 저임금 근로자 임금이 크게 늘었고, 이는 최저임금 증가의 긍정적 성과이고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통계청의 발표와 엇갈리며 큰 물의를 빚었다.

 

이후 홍 수석은 통계청에 전화해 6월 2일 ‘(홍모 위원의 분석은) 통계청이 원자료를 국책 연구 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에 정식으로 제공해, 노동연구원이 분석한 결과’라는 거짓 설명 자료를 발표하게 했다. 통계청은 실제로 이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기자단에 배포했다.

 

그 다음 날 홍 수석은 청와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신이 조작을 지시해 만들어진 통계 결과를 “국책 연구 기관이 면밀히 분석한 결과”라고 거짓말을 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