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오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마련된 회견장에서 만나 공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현지 뉴스채널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과 함께 걸으며 기지 내 시설을 소개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것인지를 묻는 매체의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북한과의 군사, 기술 협력 논의 여부에 대해서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무역, 경제적 유대, 문화 교류 등 양국 간 협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무기 거래가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물론 이웃 국가로서 공개되거나 발표돼서는 안 되는 민감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정은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지금 시점에서 조로(북러) 관계를 우리 대외정책에서 제1순으로 제일 최중대시하고 발전시켜나가려는 것은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푸틴) 대통령께서 깊은 관심을 보이시고, 우주 강국의 심장과 같은 이 발사장에서 상봉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우주 강국의 현 주소와 앞날에 대해 우리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데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러시아가 패권주의 세력에 맞서서 자기 주권적 권리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정의의 위업을 올리고 있는데, 우리는 시종일관 러시아 정부와 각하께서 취하시는 모든 조치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표명해왔다”며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다시 이 기회를 빌려서 확언하는 바”라고 했다.

김정은은 “조로 두 나라 사이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해 관심 사안들 그리고 두 나라 인민들이 기대하는 것과 맞게 인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두 나라가 협조할 문제가 많다”며 “대통령께서 매우 바쁜 일정 속에서도 중요한 시기에 우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을 깍듯이 초청해주시고, 진정성을 느낄 수 있도록 환대해준 데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해 대통령 동지와 러시아 정부, 인민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정은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명록에 “첫 우주정복자들을 낳은 로씨야(러시아)의 영광은 불멸할 것이다”는 글을 남겼다.

김정은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소유스-2 우주 로켓 발사 시설을 시찰했으며, 우주기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로켓이 발사되는지 등 상세한 질문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영상에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