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림 씨(전 미디어오늘 대표)가 대장동 핵심업자 김만배 씨의 거짓말 인터뷰를 지난해 대선 사흘 전 뉴스타파를 통해 공개한 보도를 둘러싸고 조선 한겨레 경향 등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타파의 첫 보도 이후 한 두시간 만에 해당 기사를 확산한 경향과 한겨레신문은 6~7일 기사에서 “문제없다” “언론 길들이기” “(윤석열 검사가 맡았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규명 특검” 등을 주장하며 맞섰다. 7일 자정 구속기간 만료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김 씨는 허위 인터뷰를 부인했다.
조선일보는 6일 밤 <김만배 조작 인터뷰 “널리 알리라”던 이재명 페북글…이철규 “사라졌다”>는 기사에서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의 페북에서 대선 기간인 2022년 1월 26일부터 3월 8일 사이 포스팅한 글들을 왜 지워 버렸는지 궁금하다. 숨기고자 한 글은 무엇일까요?라고 했다”면서 “이 총장은 뉴스타파의 해당 기사를 캡처한 (이 대표 페북의) 화면 사진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시 뉴스타파의 기사를 공유하며 “널리 알려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이라며 “우리가 언론입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해당 게시글은 현재 찾아볼 수 없다. 6일 오후 10시 기준 이 대표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면 2022년 1월 26일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는 내용의 글 바로 다음 같은해 3월 8일에 올린 글이 이어진다.
조선일보는 7일 자정 <출소한 김만배, ‘가짜뉴스 기획’ 부인… “인터뷰 아닌 사적대화, 녹음 몰랐다”><“尹, 영향력 있는 사람 아니었다고 생각”>에서 “7일 자정 석방된 김씨는 ‘사적인 대화가 녹음되는지도 몰랐다’면서 신 씨에게 1억6500만원을 건넨 것에 대해서도 ‘그 책이 신씨의 평생 업적이라고 생각했고,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구매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허위 인터뷰 의혹에 대해 김 씨는 사실상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그는 ‘신 씨와 했던 인터뷰 보도가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라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구치소 관계자에게 해당 보도가 됐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김 씨는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대검 중수과장이 조씨 사건을 무마했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냐’는 질문에는 ‘당시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그런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7일 오전 사설 <당사자가 30분 부인해도 무시하고 보도, 언론의 탈 쓴 대선 사기>에서 jtbc, 경향신문을 직격했다.
이 사설은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에 등장하는 당사자 조우형 씨가 ‘윤석열 검사에게 조사받은 적 없고 누군지 알지도 못한다고 수차례 말했는데도 JTBC나 경향신문은 내 말을 무시하고 정반대로 보도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면서 “JTBC와 경향신문은 당사자 조씨 말은 무시하고 (진술을 바꾼 제3자인 남욱 씨의 말을 근거로) 해당 보도를 한 것이다. 그러자 민주당이 이를 받아 ‘대장동은 윤석열 게이트’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JTBC 기자의 보도는 애초에 정치적 의도를 갖고 사실을 왜곡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실제로 이 기자는 대선 후 김만배가 만든 가짜 뉴스를 최초 보도한 뉴스타파로 이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사설은 “우리 사회에선 이 상식 밖의 행태가 대선 때만 되면 ‘언론’이라는 탈을 쓰고 등장한다”면서 “김대업 대선 사기 사건 때의 KBS, MBC가 그랬다. KBS, MBC는 이번 김만배 가짜 뉴스에도 어김없이 등장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대선을 가짜 뉴스로 뒤엎는 세력들이 성공하는 나라엔 희망이 없다. 해당 언론사가 사과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면서 “윤 후보가 낙선했으면 이 대선 사기의 전모는 밝혀지지도 않았을 것이고 언론사는 사과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이어 <YTN방송노조·MBC 3노조 “대선 공작 선봉, 날조 인터뷰 철저 규명을”>에서 “뉴스타파 보도 직후 경향신문과 전라일보, 한겨레신문 등이 해당 내용을 받아썼고 다음날 KBS, MBC, YTN 등 방송사가 집중보도했다”면서 “해당 방송사 내부에서 이 과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MBC와 YTN 노조 등은 대선 직전까지 진행된 일련의 사건을 분석하면 광범위한 대선 공작이라며 철저한 규명과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네이버, 뉴스타파 계약해지 검토... 가짜 인터뷰 책임 묻는다>에서는 “네이버가 김만배 씨 허위 인터뷰 보도와 관련해 뉴스타파에 해명을 요구하고 내부적으로 법적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면서 “허위 뉴스를 유통한 네이버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자, 네이버가 콘텐츠 제휴(CP)사인 뉴스타파에 책임을 묻겠다고 나선 것이다. 네이버는 뉴스타파와의 계약 해지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이동관, 김만배 허위 인터뷰에 “보이지 않는 손 작동 의구심”>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했다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면서 “더 큰 문제는 이번 경우에 MBC는 커피 증언했던 사람(조씨)이 아니라고 이야기한 게 드러났는데 무시하고 보도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석방된 김만배, 허위 인터뷰 부인…"尹, 그런 위치 아니었다"><'대장동 의혹' 김만배 석방…작년 11월 이어 두 번째>에 이어 <與, "허위 인터뷰로 尹 명예 훼손"…김만배·신학림·기자 7명 고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민의힘이 김 씨를 비롯해 인터뷰를 진행한 신 전 위원장, 이를 보도한 뉴스타파·KBS·MBC 소속 기자 7명을 허위사실에 의한 (윤석열 대선후보) 명예훼손 혐의로 7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사설은 “대장동 대출 건이 부산저축은행 수사 핵심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대검 중수부가 뒤늦게 밝혔지만, 중수부 수사에 허점이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박 전 특검과 윤석열 대통령의 막역한 관계를 고려하면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는 시쳇말로 ‘법조 카르텔’의 결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특히 “뉴스타파도 책임 있는 언론으로서 보도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취재·보도 과정을 밝힐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를 ‘가짜 뉴스’로 몰아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 경향신문의 이 사건 보도에도 언론윤리에 어긋남이 없었음을 밝힌다”고 맞섰다.
경향신문은 <김만배 “사적 대화 녹음되는지 몰랐다···윤석열, ‘수사무마’ 영향력 있는 위치 아냐”> 기사로 김만배 석방 기사를 정리하면서 “조씨에게도 허위 인터뷰를 하게 시켰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염려 차원에서 형으로서 동생한테 몇가지 당부한 부분은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언론재갈법’ 속도내는 정부…“1987년 이전 돌아간 듯”>이라는 기사에서 <방통위, ‘통합 심의 법제’ 추진><“허위정보 유포땐 폐간 가능케”><문체부, 뉴스타파 법위반 조사><방심위는 긴급안건으로 상정> 등 여러 부제로 “대통령실이 희대의 대선 정치공작 사건으로 규정한 뒤 관련 부처가 일제히 ‘언론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 ‘대선 공작’ 낙인, 익명 뒤에 숨은 여론몰이>이라는 사설에서도 같은 주장을 전개했다.
이 사설은 “대통령실이 전면에 나서면서 강경 일변도 급발진이 시작됐다. ‘언론 윤리’ 문제가 느닷없이 대선 정치 공작, 국기 문란 행위로 격상된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당선자 바꿔치기 시도’라고 주장하지만, 과도한 억측”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방심위의 긴급 심의도 어처구니없다. 기사 가치·비중에 대한 판단은 언론사 고유 영역이다. 언론사 판단을 비판할 순 있지만, 인용 보도에까지 칼날을 들이대는 건 겁박”이라면서 “특정 언론에 대한 집중 공격은 언론 전반의 비판적 보도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맞섰다.
한겨레신문은 <6달 만에 석방된 김만배, 부산저축 관련 ‘허위 인터뷰’ 부인><“염려 차원에서 조우영에게 몇 가지 당부…신학림 녹음 몰랐다”>로 김 씨 출소 인터뷰 기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