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7.5℃
  • 흐림강릉 25.6℃
  • 흐림서울 30.1℃
  • 흐림대전 29.3℃
  • 흐림대구 30.5℃
  • 구름많음울산 27.2℃
  • 구름많음광주 30.9℃
  • 구름조금부산 28.9℃
  • 구름조금고창 30.2℃
  • 제주 26.8℃
  • 구름많음강화 25.6℃
  • 구름많음보은 26.7℃
  • 구름많음금산 25.5℃
  • 흐림강진군 25.0℃
  • 구름많음경주시 27.9℃
  • 구름조금거제 28.2℃
기상청 제공

미디어비평

[신문읽기, 이생각 저생각]지난해 대선 사흘전, '대장동 몸통 뒤집기 가짜뉴스' 생산과 확산 현장 스케치(조선일보)

신학림-김만배가 돈거래하며 기획한 허위 기사, 뉴스타파 첫 보도 직후 좌파 매체들 퍼날라 인터넷 장악
한겨레 "윤석열 검사 부실 수사 의혹 여전" "당정, 이 참에 언론 장악하나" 등 되물어

‘대장동 게이트는 윤석열 게이트다.’

 

지난해 3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화력을 집중했던 이 가짜뉴스의 실체가 검찰 수사를 통해서 드러나고 있다.

 

이 가짜뉴스는 신학림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전 미디어오늘 대표)과 대장동 핵심업자 김만배 씨가 2021년 9월에 공동 기획 생산한 뒤 이듬해 3월 대선을 사흘 앞두고 뉴스타파가 터트린 것이다. 여기에는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 6소 실소유주)씨가 김 씨의 원격 조종을 받는 배역으로 참여했다.

 

뉴스타파가 2022년 3월6일 일요일 밤 첫 보도를 하자, 두어시간 만에 경향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 좌파 계열 매체들이 인터넷에 퍼트렸다. 다음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해당 기사에 박수를 보냈다.

 

신학림 씨와 김만배 씨의 거액 거래를 둘러싸고 다시 불거진 이 '가짜뉴스 공작'에 대해 조선일보가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를 하는 반면 한겨레와 경향은 윤석열 검사의 부실 수사 의혹을 제기하거나 여권의 언론 장악 시도를 비판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6일 오전 인터넷판에는 <대선 사흘전 밤 10시 신학림 날조 기사 송고… 그러자 밤새 벌어진 일>이라는 제목과 <뉴스타파, 소속 직원 날조 발언을 제3자 증언처럼 보도><그러자 한겨레·경향·오마이 등 줄줄이 심야 베껴쓰기><커뮤니티선 추천수 조작으로 최상단 노출><날 밝자 이재명 해당 기사 걸며 “진실이 이긴다”>라는 부제로 ‘가짜뉴스의 생산과 확산 과정’을 현장 중계하듯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검찰은 신학림 씨가 김만배 씨의 제안에 따라 2021년 9월15일 ‘조작 인터뷰’를 진행하는 대가로 현금 1억6500만원을 ‘책 3권값‘이란 명목으로 받았다고 보고 있다”며 “둘의 조작된 대화가 담긴 음성 파일은 6개월 간 파일로만 남아 있다가 대선 직전 뉴스타파에서 보도됐다. 대응도 힘들고, 대응을 하더라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엔 시간이 부족한 대선 사흘 전 밤 10시 가까운 시점이었다”고 전했다.

 

기사는 “‘뉴스타파’가 내보낸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란 제목의 기사는 대장동 게이트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때문에 벌어진 일이란 취지의 기사였다”고 전했다.

 

기사는 “기사 속 영상에는 뉴스타파로부터 돈을 받고 기사를 써주는 용역 관계였던 신학림씨가 ‘제보자’로 등장, ‘윤석열 검사가 대장동 핵심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를 수사선상에서 빼줬다’는 얘기를 김만배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다”면서 “기사에는 김 씨가 신씨와의 대화에서 ‘조씨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갔더니 윤석열 당시 검사가 나타나 직접 커피를 타줬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도 담겼다. 모두 날조된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이 기사를 친민주당 매체들이 1~2시간만에 줄줄이 받아썼다. 경향신문이 오후 10시54분에, 한겨레신문이 오후 11시27분에, 오마이뉴스가 자정이 지난 다음날 오전 12시37분에 인용 보도를 했다”면서 “뉴스타파 기사는 진술, 그것도 비(非)당사자의 전언 외에 물증은 없는 기사였지만, 이를 받아쓴 매체들은 제목에 상대(윤석열 후보) 측 반론 없이 일방 주장만 담았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이 기사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밤사이 추천 폭탄을 받으며 다음날 아침 ‘최다 추천 게시물’ 랭킹에 진입해는데 어떤 사이트에선 ‘읽은 사람’보다 ‘추천한 사람’이 더 많은 기이한 광경도 연출됐다”며 “밤새 모든 작업이 끝나고 아침이 밝자 이재명 후보가 페이스북에 뉴스타파의 날조 인터뷰 기사를 걸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30분 넘게 “수사 무마 없었다” 했는데… 쏙 빼고 보도한 언론><조우형, JTBC·경향신문 언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향 jtbc 등의 보도 행태도 함께 지적했다.

 

이 기사는 “‘윤석열 수사 무마’ 가짜 뉴스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 조우형 씨는 ‘아니라고 했는데 정반대로 보도됐다’는 진술을 최근 검찰에 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JTBC는 작년 2월 21일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씨는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주임 검사가 커피를 타줬고 되게 잘해줬다고 조우형씨가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며 “당시 주임 검사는 윤석열 대검 중수2과장”이라고 보도했다. 그해 2월 28일에도 JTBC에 같은 내용이 보도됐다.

 

경향신문도 그해 2월 21일과 24일에 “2021년 10월부터 수차례 조씨 인터뷰를 진행했다”면서 ‘조씨에게 커피를 타주면서 조사한 검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는 남씨 진술을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기사는 “그런데 조씨는 ‘2021년 10월부터 JTBC, 경향신문 등과 한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사에게 조사받은 적 없고 누군지 알지도 못했다고 밝혔지만 내 입장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이 언론들은 윤석열 검사가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를 무마했다는 내용만 반복 보도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조 씨는 JTBC 기자에게 30분 넘게 ‘수사 무마는 말이 안 된다’고 설명하자 JTBC 기자도 ‘알았다’ ‘이해했다’고 해놓고 그 내용은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조씨는 앞서 ‘문재인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던 2021년 11월에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했는데, 이번에는 훨씬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해당JTBC 기자는 대선 이후인 작년 10월 뉴스타파로 이직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尹이 대장동 몸통” 총공세 폈던 민주당, 진상 드러나자 침묵><金, 조우형에 “형은 광야로 갈게 너도 먼곳 가라, 훗날 부인하면 돼”><대출 브로커 조우형이 밝힌 ‘윤석열 관련 가짜뉴스’ 전말> 등 관련 기사를 올렸다.

 

동아일보는 6일 <檢, ‘김만배 허위 인터뷰’ 신학림 오늘 출석 통보><작년 유사 보도 JTBC도 조사 계획><대통령실 “희대의 대선공작 사건”><뉴스타파 “인터뷰 뒤 거액 수수 사과”> 등으로 관련 기사를 정리했다.

 

동아일보는 “뉴스타파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신 씨가 취재원과 거액(1억6000만원)의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은 저널리즘 윤리상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고 후원회원과 시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면서 ‘윤석열 정부와 검찰의 탄압에는 당당히 맞서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뉴스타파는 사과문에서 “신 전 위원장은 금전 거래가 있기 수일 전인 2021년 9월 15일 김만배 씨와 나눈 대화의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6개월 가까이 흐른 2022년 3월 4일 취재진에 전달했다”며 “녹음파일을 제공한 신 전 위원장이 김 씨와 오랜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했고 결과적으로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얽혔을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사는 “검찰은 조 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허위 인터뷰’가 김 씨의 가짜뉴스 공작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검찰은 이 과정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나 민주당 측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방심위, ‘뉴스타파 김만배 인터뷰’ 긴급 심의 결정>이라는 기사를 통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 의혹에 대한 민원을 긴급 심의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5일 방송소위에서 결정했다”면서 해당 사안을 둘러싸고 벌어진 여야 추천 위원들간의 설전을 전했다. 긴급 심의 안건 상정에 반대하던 김유진 위원은 중도 퇴장했다.

 

한겨레신문은 6일 인터넷판에 <검찰, ‘김만배-신학림’ 돈거래 대가 허위보도로 의심…‘검사 윤석열’ 부실수사 의혹은 여전>이라는 기사에서 검찰이 가짜뉴스를 의심한다고 하면서도 당시 ‘윤석열 검사의 부실 수사 의혹’은 여전하다고 시비를 걸었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해 군색한 인상을 남겼다.

 

이 기사는 “신씨는 ‘당시 허위 인터뷰 여부는 판단할 수 없었다. 김씨에게서 받은 돈은 직접 쓴 책 값’이라는 입장”이라면서 “다만 해당 보도가 허위라 해도 ‘검사 윤석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언론윤리 벗어난 금품수수…당정, 이참에 ‘언론장악’ 고삐>에서는 “(신 씨가 거액을 받은 도덕성 문제를 두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언론 길들이기에 나선 것임을 여당 지도부조차 숨기지 않는다”면서 “검찰이 가짜뉴스의 배후를 캐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한 수사 가능성도 예고하고 있어 언론과 정치권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대통령실이 전례가 드문 형식을 빌어 언론에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은 윤 대통령의 불만과 불쾌감이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뉴스타파의 첫 보도가 나오자 문화방송(MBC), 제이티비시(JTBC) 등은 연이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여권은 민주당이 가짜뉴스의 ‘배후’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거짓 인터뷰가 나오기 전부터 당시 이재명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들먹이며 ‘윤석열 대장동 몸통설’을 이슈화시키려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민주당 주요 당직자는 ‘이념 공세를 밀어봤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 수사 실패 물타기, 이 대표 단식에 관심이 모이는 데 대한 물타기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겨레신문은 5일 오후 게시한 사설 <비판 보도 싸잡아 ‘폐간’ 운운, 언론자유 위협 멈춰야>에서 “여권이 뉴스타파가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내보낸 것을 두고 일제히 ‘정치공작’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그동안 나왔던 비판적 보도 전체를 ‘가짜뉴스’로 몰아가려는 움직임마저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정치권력도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여권에서 나오는 말들은 너무 거칠고 편파적이다. 앞으로 비판 보도를 하는 과정에서 일부 흠이 발견되면 모두 폐간이라도 시키겠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사설은 “신 씨가 김 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선 언론노조도 “언론윤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 대가로 인터뷰의 본질적 내용이 조작됐는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더구나 두 사람 사이 돈거래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드러난 바 없는 뉴스타파 보도 자체를 범죄 행위로 몰아 ‘폐간’ 운운하는 것은 선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해당 사안에 대해 비중을 크게 두지 않고 있다. 인터넷 판에서도 주요 이슈 우선 순위에서 아래 쪽에 배치했다.

 

경향은 5일 오후 <대통령실·여당, ‘뉴스타파 김만배 인터뷰’에 “희대의 대선 공작” 공세···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 주나>라는 기사로 대통령실이 대선 공작으로 규정하고 한동훈 장관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답변한 데 대해 “대통령실이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김대업 병풍 조작, 기양건설 조작 모두 민주당 계열에 달콤한 (대선) 승리의 과실을 안겨줬다’ ‘민주당 측은 그런 달콤한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2017년 드루킹, 지난해 선거 때 가짜 인터뷰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또 “한동훈 장관은 국회에서 ‘이런 가짜뉴스 유포나 선거공작 같은 것이 흐지부지되고 처벌되지 않고 넘어가니까 정치·경제적으로는 남는 장사가 되고 반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 “신학림 인터뷰는 대선 최대 정치공작, 이재명이 수혜자”><방심위, 김만배씨 뉴스타파 인용 보도 ‘긴급안건’으로 결정···“가짜뉴스는 국가 근간 흔드는 문제”> 등으로 관련 기사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