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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정율성 기념공원 장관직 걸고 저지”

”정율성은 적들의 사기를 북돋웠던 응원대장“
순천역에 호남학도병 현충시설 건립 추진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28일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장관직을 걸고서라도 관련 사업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전남 순천역 광장에서 열린 한국전쟁 호남학도병 현충 시설 건립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율성은 우리에게 총과 칼을 들이댔던 적들의 사기를 북돋웠던 응원대장이었다”며 “공산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수많은 애국 영령의 원한과 피가 아직 식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공산당의 나팔수를 기억하게 하고 기리겠다는 시도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그런 사람에게 국민들의 예산이 쓰인다는 것은, 단 1원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순천역 광장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순천과 여수, 광양, 벌교 등 호남지역 17개 학교 18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학도병 출정식이 열린 역사적인 장소다. 박 장관은 이날 순천역 광장에 ‘호남학도병’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현충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그 분의 공에 대해서도 사실상 상당히 회의적”이라며 “헌법 1조를 정면으로 배반하고 배신한 사람이기 때문에 사업(정율성 기념공원)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박 장관은 “수많은 독립투사, 호국 영웅, 민주 열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극복하는 역사에서 호남은 늘 앞장서왔다”며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기억해야 하느냐. 공산당의 나팔수냐, 조국을 위해 제 한 몸 불태우며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호남학도병 영웅들이냐”고 했다.

 

그는 “저는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호남학도병들의 우국충절을 기억하고 기릴 수 있도록 순천역 광장에 현충시설 건립을 추진하겠다”며 “‘잊힌 영웅’ 호남학도병을 영원히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이 존중돼야 하지만 국민들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광주시가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법적 조치도 여러 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김원봉의 의열기념관이 지어졌다고 해서 정율성 기념공원이 합리화되는 건 아니다”며 “김원봉을 대한민국 독립 이해 최고 훈장을 주고 싶다고 한 문재인 정부의 역사관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광주시는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총 48억원을 들여 연말까지 공원 조성을 완료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박 장관은 정율성이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점 등을 들어 공원 조성 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보훈부는 광주시의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으며, 헌법소원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율성(본명 정부은)은 일제강점기였던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의열단장 김원봉이 중국 난징에 세운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 학교에 들어갔다.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곡명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으로 바꾸고 중국군 공식 군가로 사용하고 있다. 정율성은 1968년까지 북한정권의 공식 인민 군가였던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