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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읽기,이생각 저생각]국제적 망신살 뻗친 새만금 잼버리, 준비 미흡 실태 속속 드러나(동아)

행사 한달전 '12일만 버티게 해달라'는 담당 공무원의 절박한 호소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위기 대처 역량을 보여줬다"고 실언했다가 뭇매
K-팝 콘서트에 BTS 출연 요구는 구시대 발상이라고 지적(경향신문)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새만금 잼버리 행사의 준비 미흡 실태가 9일 동아일보 기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중앙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조기 철수에 대한 후속 대책에 대한 지자체의 불만 등도 부각되는 가운데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은 11일 K-팝 콘서트의 출연 가수로 뉴진스 BTS 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k-팝 돌려막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9일 <“잼버리 담당공무원, 12일만 버티게 해달라”며 호소><잼버리 담당 공무원, 개막 한달前 야영장공사 업체에 호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절박했던 잼버리 준비 미흡 실태를 전했다.

 

이 기사는 야영장 공사 하청을 맡은 업체 관계자가 “현장에서 담당 공무원이 ‘이유를 막론하고 (잼버리 행사가 진행되는) 12일 동안만 버티게 해 달라’라고 하더군요. ‘공무원 수백 명이 날아가게 생겼다’라면서요. 개영식까지 한 달도 채 안 남은 시점이었습니다”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그 관계자는 ‘현장 관계자들은 난리가 나서 비 오는 날에도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고 있는데, 뉴스에선 준비가 잘되고 있다, 문제없다고만 말하니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새만금이 잼버리 개최지로 선정된 건 2017년 8월이다. 올해 8월 행사가 개최되기까지 꼬박 6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면서 “나라장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잼버리 관련 공사 발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 본격적인 공사는 행사가 2년도 채 남지 않은 2021년 11월부터 시작됐다. 샤워장과 급수대 설치 공사는 행사를 넉 달 남짓 앞둔 올해 3월에야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잼버리 야영장에 마련된 샤워장과 급수대 수는 목표의 절반 안팎 수준이며, 그 안에 설치된 ‘샤워기 수’로 보면 목표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처럼 전반적인 준비 과정을 되짚어 보면, 정부와 전북도가 부실한 계획과 늦장 준비로 ‘뻘밭 참사’를 불러온 것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K팝 콘서트’ 공연 등이 예정됐던 무대 설치 용역은 6월 중순이 돼서야 업체가 확정됐다. 공사 중 발생한 건설 폐기물을 처리할 업체는 개막 5일 전인 지난달 27일에야 정해졌고, 결국 행사장 곳곳에 폐기물이 쌓여 있는 채로 잼버리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또 “잼버리 행사 초기 위생이 불량했던 화장실은 수량 자체는 충분했지만, 화장실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데 배정한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참여자들의 온몸을 ‘화상벌레’ 등에 물린 상처로 가득하게 만든 것도 조직위의 준비 부족과 무관치 않다. 습지 특성상 대규모 해충 번식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조직위는 해충 기피제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여가부-조직위, 예산 관리 부실… 집행률 집계조차 못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잼버리 관련 여성가족부 예산 증액을 요구해 5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막판에 늘어났지만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세 차례 나온 여가위 전문위원실의 예산 집행 부진 경고는 외면했다”면서 “그 결과 여가부와 전북도,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전반적인 관리 부실 속에 조직위는 아직 정확한 예산 집행률도 집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여가위 전문위원실은 2021년 9월 작성된 2020회계연도 결산 예비심사 검토보고서에서 잼버리 지원 사업의 실집행률이 57.4%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내놨으며, 전북도도 지난해 여가부가 교부한 94억400만 원 중 55억711만 원만 집행하고 나머지는 이월해 실집행률이 58.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사설 <“12일만 버티게 해 달라. 공무원 수백 명 날아간다”>에서 “6년 전 개최지가 선정되고 예산이 거듭 증액됐으나 행사 직전에야 본격 공사를 시작하고 예산은 제때 쓰지도 않았다”면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했던 행사가 국제적 망신거리가 된 건 관재(官災)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새만금 잼버리 사업비는 원래 491억 원이었지만 1000억 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사업비 증액을 요구해 놓고 제때 쓰지는 않아 국회가 세 차례나 행사 차질을 경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새만금 국제공항과 새만금 신항만을 포함해 10조 원이 넘는 간접사업비를 받아놓고 정작 잼버리 준비엔 소홀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9일 <"당장 급하다, 잼버리 뭘 시키지" 3만명 넘게 몰린 지자체 난리>라는 기사로 잼버리 조기 퇴영의 또다른 이면을 전했다.

 

이 기사는 “새만금 잼버리는 8일부터 ‘한국 잼버리’가 됐다. 대원 3만7000여 명은 이날 새만금을 떠나 전국 8개 시ㆍ도로 이동했다”면서 “국가별로 흩어진 대원들은 잼버리 종료일인 12일까지 지자체 등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사는 “8개 지자체는 비상이 걸렸다. 부랴부랴 문화ㆍ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에 착수했다”면서도 “지자체의 한 공무원은 잼버리가 사실상 지자체 프로그램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파행·무능 잼버리…K팝 스타로 ‘땜질’>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11일 상암경기장 콘서트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기사는 “대중음악을 향한 정부의 시선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다. K팝 스타를 급하게 섭외해 국가 행사의 난맥상을 덮으려는 시도는 문화를 정치에 예속된 것으로 보는 구시대의 방식을 연상케 한다”고 시작했다.

 

기사는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초 새만금 잼버리 행사장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잼버리 K팝 콘서트’를 11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상암경기장에서 개최한다고 한 것을 겨냥해 구시대 방식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기사는 “그룹 뉴진스는 출연 가능성이 높다. 뉴진스는 당초 잼버리 콘서트 출연진 명단에 없었으나 날짜와 장소가 바뀌면서 기존 출연진이 나오지 못할 상황이 되자 급히 섭외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 측은 뉴진스 이외 다른 가수들을 섭외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콘서트와 같은 날 열리는 KBS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는 결방된다”고 전했다.

 

기사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국방부는 11일 K팝 콘서트에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줄 것이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그러나 “군복무 중인 아티스트에게 3~4일 뒤 무대에 서라고 하는 요구 역시 K팝 스타의 무대를 ‘장기자랑’처럼 여기는 인식에 기인한다”면서 “김작가 음악평론가는 ‘너무 화가 난다. 관의 무능을 K팝 아이돌 가수에게 해결하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폭염·태풍 등 최악에 대비” 지시…실행된 건 ‘최악의 준비’>라는 기사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잼버리 조기 철수를 두고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준비 부족 등으로 파행 운영되는 와중에서도 정부의 대응에 설화와 논란이 지속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기사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잼버리 개최 다섯 달 전부터 폭염·태풍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철저한 안전조치를 거듭 강조했지만 결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됐다”면서 “정부 내부에서는 새만금 현장 위생 등 디테일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겨레신문도 <사고는 조직위가 쳤는데…3박4일 ‘뒷수습’은 지자체가 떠안아>라는 제목의 기사로 잼버리 조기 철수에 따라 “각 지자체들이 떠안아야 할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됐다. 당장 남은 3박4일 동안 잼버리 참가자들을 위한 체험 활동 프로그램을 짜는 일도 지자체의 몫이 됐다”고 전했다.

 

기사는 “잼버리 참가자들의 안전·위생관리 등에 대한 책임도 커졌다. 경기도와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들은 ‘잼버리 대원 체류 지원 티에프’를 꾸리고 행사 참가자들이 머물고 있는 장소에 ‘전담 지원단’을 파견해 총력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겨레신문은 또 <잼버리 파행에도…“위기대응 역량 보여줘” 실언한 여가부 장관><뉴진스·BTS 동원령?…잼버리 망친 정부의 ‘K팝 돌려막기’> 등 잼버리 후속 비판 기사를 잇달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