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조금동두천 25.5℃
  • 흐림강릉 25.6℃
  • 구름많음서울 28.2℃
  • 흐림대전 27.4℃
  • 흐림대구 27.1℃
  • 구름많음울산 25.4℃
  • 흐림광주 26.8℃
  • 구름많음부산 28.4℃
  • 흐림고창 25.8℃
  • 제주 27.2℃
  • 구름많음강화 24.6℃
  • 흐림보은 24.6℃
  • 흐림금산 24.9℃
  • 흐림강진군 26.3℃
  • 구름많음경주시 24.9℃
  • 흐림거제 26.6℃
기상청 제공

미디어비평

[신문읽기,이생각 저생각]중국, '공자학원' '조선족 단체' 통해 한국서 심리 공작(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중국의 '항미원조전쟁(한국전쟁) 띄우기' 게재
한겨레 경향은 사설에서 "장모 구속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사과해야"

조선일보가 ‘공자학원’ ‘조선족 단체’ 등을 통해 중국이 한국 내에서 벌이는 심리 공작 실태를 추적하는 기사를 24일자 A1면에 비중있게 실었다. 중국이 한국에서 벌이는 여론몰이에 대한 지적은 유투브 등에서 제기돼왔으나 유력 일간지가 이 문제를 본격 들춘 것은 이례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24일자 신문에서 사설 등을 통해 ‘오송 참사’와 ‘장모 구속’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조선일보는 A1면 <中, 유학생 단체 등 활용… 사드·후쿠시마 여론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 방첩 당국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드 배치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중국이 30곳 넘는 한국 내 유학생·조선족 단체를 활용해 여론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시도를 다수 감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국내 한 조선족 단체는 2차례에 걸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왜 저지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는데 현장에선 ‘일본은 믿을 수 없는 나라다’ 등 여러 얘기가 나왔다“면서 “이 단체 대표는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시찰단 파견에 대해 ‘일본 정부에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굴종 행위라고 시민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정부 소식통은 ‘중국의 공작은 외교·친선 활동이라는 외피를 하고 있지만, 진짜 의도는 한미 동맹을 균열시키고 국론 분열을 부추기려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일이 전례 없이 밀착하면서 중국으로선 한국을 상대로 한 영향력 공작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사는 또 “중국 관영 언론들도 이런 영향력 공작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일부 친야(親野) 성향 시민 단체의 시위를 과장해 보도하는 것이 대표적”이라면서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부 시민 단체가 정부의 ‘제3자 변제’를 통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방침에 항의하자 관영 매체들이 ‘한일 정상의 외교 쇼, 여론 반발로 찬물’ 같은 자극적 제목을 달아 중점적으로 다루기도 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중국의 영향력 공작은 2030세대 내 반중(反中)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국내 상황과 맞물려 진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래 세대의 친중화를 노려 한중 간 영화 공동 제작을 추진 중이고, 팬데믹 이후에는 여러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 우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초청 프로그램 개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국내 주요 대학에 설치돼 있는 중국 교육부 산하 ‘공자학원’도 영향력 공작의 첨병으로 꼽힌다. 미국·영국 등 상당수 서방국은 안보 위협을 이유로 공자학원 퇴출에 나섰다”면서 “반면 한국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24곳이 있어 ‘무풍 지대’다. 상당수 대학이 공자학원 운영 예산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그만큼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구조”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A6면 <친중 후보엔 후원금, 반중 후보엔 협박… 국내선거에도 개입>이라는 기사에서 “중국은 일반적인 공공 외교의 선을 넘어 상대국 유력 인사를 매수해 불법적 대가를 요구하는 등 공세적인 심리전·공작을 물밑에서 펼치고 있다”면서 “특히 선거로 지도자를 뽑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포섭 대상에게 정치 후원금을 우회 지원하는 반면 반중 후보를 상대로는 친중 매체를 활용해 비난 기사를 쓰거나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중국은 4, 5년마다 의회·지자체 구성원이 바뀌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치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 선거철에 대외 활동을 대폭 늘리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2019년, 2021년 캐나다 총선 때 중국은 비밀경찰서 주도로 최소 11명의 친중 후보에게 현금을 기부했다. 지난해 호주에서는 중국이 친중 인사를 현지 정당에 진출시키려다 현지 방첩 기관에 걸려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사례를 전했다.

 

중앙일보는 A23면 <항미원조' 띄우는 중국 “조선 전장 달려가자”>이라는 기사에서 단둥시 항미원조기념관을 찾아 시진핑 주석이 주도한 ‘항미원조전쟁(한국전쟁을 일컫는 중국식 명칭) 띄우기’ 현장을 전했다.

 

이 기사는 “시 주석은 ‘위대한 항미원조 전쟁은 정의의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애국주의 혁명영웅주의 충성정신 등을 포괄한다며 이데올로기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기사는 “항미원조기념관은 한국전쟁을 놓고 북·중 혈맹을 넘어서 애국주의와 반미(反美)의식을 고취하고 나아가 대만 통일까지 염두에 두고 교육을 하는 현장이다. 주말을 맞아 6000명 예약이 마감돼 되돌아가는 관광객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2017년 새로 개정된 8학년 역사 교과서는 중국이 한국전쟁에 능동적으로 참전했으며 중국의 기여로 승리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경쟁 국면에서 한국전쟁의 활용 가치가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A1면 <‘오송 참사’ 명백한 인재인데…말 한마디 없는 윤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23일까지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피해 현장은 가지 않았다. 애도 등 별도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오송 참사에 대해 인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책임론을 피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예천 산사태에 대해 ‘기후변화로 인한 천재지변 양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예천 산사태는 천재지변이고, 오송은 인재라는 인식에 따라 대통령 책임론이 커질 것을 우려해 언급 또는 방문을 피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윤 대통령, ‘장모 법정구속’ 사과하고 특별감찰관 임명해야>에서 “윤 대통령의 장모가 통장잔액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21일 법정 구속됐다”면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최씨가 무죄라고 두둔했지만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됐다.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장모가) 상대방에게 사기를 당했다’거나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이 없다’고 최씨의 무죄를 주장했다”면서 “대통령이 가족의 모든 불법 행위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한 것은 피할 수 없는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신문도 같은날 사설 <현직 대통령 장모 법정구속, 대국민 해명·사과도 없나>에서 경향신문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 사설은 “현직 대통령의 장모가 구속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침묵을 지켰다. 대선 과정에서도 쟁점이 됐던 가족의 범죄 사실이 법원에서 거듭 인정됐는데도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