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조금동두천 25.5℃
  • 흐림강릉 25.6℃
  • 구름많음서울 28.2℃
  • 흐림대전 27.4℃
  • 흐림대구 27.1℃
  • 구름많음울산 25.4℃
  • 흐림광주 26.8℃
  • 구름많음부산 28.4℃
  • 흐림고창 25.8℃
  • 제주 27.2℃
  • 구름많음강화 24.6℃
  • 흐림보은 24.6℃
  • 흐림금산 24.9℃
  • 흐림강진군 26.3℃
  • 구름많음경주시 24.9℃
  • 흐림거제 26.6℃
기상청 제공

미디어비평

[신문읽기, 이생각 저생각]尹, 우크라 전격 방문 두고 "자유연대 강화"(조선)Vs "반러전선 노골화"(한겨레)

"윤, 러시아의 불법 침략 언급하면서 사즉생 생즉사 정신으로 연대"(조선)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표방한 셈, 러시아 진출 기업과 교민 걱정"(한겨레)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2000조 중 66조가 한국 몫"(중앙)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 수도키이우를 방문한데 대해 “자유연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조선)는 평가와 “반러전선을 노골화했다”(한겨레)는비판이 17일자 신문에서 엇갈렸다. 중앙일보는 이날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한국 몫이 66조원을 경제적 이익을 돋보이게 다뤘다.

 

조선일보는 17일자 1면 <尹, 우크라 전격 방문… ‘자유 연대’ 행동으로 보여줘><젤렌스키와 110분간 정상회담><“러시아의 불법 침략” 직접 언급>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뉴스를 비중있게 다뤘다.

 

이 기사는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한국군이 파병되지 않은 외국 전장(戰場)을 찾아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의 정신으로 연대하겠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지·지원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러시아의 불법 침략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우크라이나 시민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 바친 젊은이들, 그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인도·재건 지원 방안을 담은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양국이 함께 추진해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이 기사는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결정은 폴란드 현지에서 내려졌으며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느 한 나라가 무력 침공을 받아 자유가 훼손당했을 때 연대해 도와야 우리의 자유도 수호할 수 있다는 게 윤 대통령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이 기사는 전했다.

 

기사는 “윤 대통령은 작년 방탄복, 헬멧 등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작년 1억달러 규모였던 인도적 지원도 올해 1억5000만달러로 늘리겠다고 했다”면서 “온·오프라인 교육 시스템 구축, 미래 세대를 위한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 신설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A4면 <바이든·마크롱 이어 尹… 자유 연대의 상징 된 우크라><자유진영 정상들 대부분 방문>이라는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러시아를 자극한다는 비판에 맞섰다.

 

이 기사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유주의 진영의 주요 국가 정상이 한 번씩은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극비리에 혹은 긴박하게 이루어진 이 정상들의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더욱 결속했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의 사례를 상세히 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클라우스 요하네스 루마니아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야네스 얀샤 슬로베니아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조선일보는 A4면 <현대건설은 우크라 공항, 삼성물산은 리비우市 재건 참여>라는 제목으로 “우크라이나 재건(再建) 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전쟁 피해 복구를 돕는다는 인도적 명분과 함께, 최대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일감을 두고 벌어질 글로벌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확장 공사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삼성물산은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리비우시와 스마트시티 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우크라이나 자유 지키는 국제 연대에 우리도 힘 보태야>라는 제목으로 “러시아의 침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73년 전 북한의 남침으로 나라가 존립 위기에 빠지고 온 국토가 초토화됐던 한국과 다르지 않다”면서 “당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16국 청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이미 지도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사설은 “야권에선 ‘러시아를 적대국 만들 거냐’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로 불러 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안보·경제적 이해관계를 감안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6·25 참화를 겪은 우리가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자유·민주의 가치를 표방하는 중추 국가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A1면 <윤 대통령, 젤렌스키와 연대 선언, 우크라 2000조 재건사업도 참여>라는 제목으로 관련 뉴스를 전한 뒤 “윤 대통령의 결단은 한국 기업들의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출을 돕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면서 “사업 규모가 장기적으로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의 민간·공공기관 참여 규모는 최소 520억 달러(약 66조원)수준으로 대통령실은 예측한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외교 분야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명분과 이념적으로는 자유· 연대에 방점을 찍고, 경제적으로는 재건 사업에 주춧돌을 놓겠다는 윤 대통령의 정교한 외교 전략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고 풀이했다.

 

기사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일로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있는 북한이 무장을 강화하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A6면 <우크라 공항 확장, 현대건설이 나선다>에 이어 A8면 <외신 “한국, 나토에 협력 보여줘…살상무기 지원 부정적 기조는 유지”>으로 관련 기사를 연속해서 다뤘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한국의 협력을 보여준 것이며 한국은 나토 회원은 아니지만, 일본 등 몇 나라와 함께 나토의 글로벌 파트너로 꼽힌다”고 분석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과 중추국가의 책임>에서 “2000조원 안팎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한국 기업이 대거 참여한다면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전장 방문’이 향후에라도 정부의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불가라는 입장을 선회하는 계기가 돼선 안 되겠다. 정부의 살상 무기 지원은 또 다른 악순환을 낳을 수 있기에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터다”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A1면 <우크라 간 윤, 올해 더 큰 규모 군수물자 지원> A6면 <대통령실 윤, 우크라행 전후 5번 수해 대응지시>...<야, “폭우로 국민 목숨 잃는데 귀국않고 일정 연기>를 비롯해 사설 <윤 우크라 전력 방문...과감한 외교 행보 후속 관리가 중요> 등으로 관련 뉴스와 의견을 다뤘다.

 

한겨레신문은 사설 <‘반러 전선’ 노골화한 윤 대통령 우크라이나 방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비판했다.

 

이 사설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군사협력 강화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방문하면서 반러시아 기조를 공식화한 셈”이라면서 “이번 방문으로 미국과 동맹국을 주축으로 한 반중·반러 기조 강화에 한국 정부가 적극 동참하면서 러시아의 ‘적대국’임을 스스로 표방한 모양새”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 정세 관리를 위해선 주변국인 중국·러시아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윤 대통령의 ‘서방 편들기’는 이들 국가가 북한과 더욱 밀착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우려된다”면서 “러시아 역시 주요 경제 협력 국가로 부상 중이다. 당장 러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신냉전 구도 속 윤 대통령의 노골적인 서방 밀착형 외교 행보는 주변국을 자극해 한반도의 경제·안보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왜 ‘균형 외교’를 통해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애썼는지, 무엇이 국익을 지키는 길인지 윤 대통령은 거듭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1면 <우크라 간 윤 대통령의 ‘반러’ 가치외교…“사즉생 자유수호”>에서도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러시아의 적대국을 자처해 한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면서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외국 정상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대부분 우크라이나와 거리가 가깝거나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는 주요 7개국 정상들이다. 아시아 정상으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 이어 윤 대통령이 세 번째”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외교관으로 30년 넘게 활동한 한 인사는 ‘가치 외교는 미국 같은 초강대국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면서 내세우는 수식어’라며 ‘윤 대통령이 외교에서 도덕적 관점을 강조하며 ‘자유의 투사’로 자처하며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과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은 “러시아는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노골적으로 편든다고 여길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하면서 현재 러시아에 있는 한국 기업과 교민들이 겪는 고통에는 관심이 없다. 현지 기업 등에서는 ‘우리 정부가 뭐 하느냐’는 원성이 자자하다”고 말했다고 이 기사는 덧붙였다.

 

한겨레신문은 5면 <‘대통령 부재’ 비판 의식했나…윤, 원격 ‘폭우 대응’ 연속지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통령실이 집중호우 대응 관련 윤석열 대통령 지시사항을 우크라이나 일정 전후로만 다섯 차례 연속 공지했다. 폭우 상황에 ‘대통령 부재’를 비판하는 여론을 의식한 조처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 사려 깊은 결정이었나>에서 “윤 대통령이 전장까지 방문했다면 논리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무기를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는 서방의 요구에 할 말이 없어지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 사설은 “대통령실은 전후 재건 시장의 가치가 엄청나다며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도 현시점 우크라이나 방문이 정당하다고 했다. 전쟁터에서 사람이 죽어가는데, ‘젯밥’에 관심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설은 “더 큰 문제는 미국, 서방과의 관계에 몰두하느라 중국, 러시아와의 거리는 더 멀어진다는 점이다. 당장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우크라이나 방문이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하고 이뤄진 사려 깊은 결정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A1면 <우크라 직접 방문 등 선명해진 ‘자유 연대’…러시아 리스크 과제>에서도 “직접적인 우크라이나 지원 행보와 한·일 정상회담 등으로 자유와 연대를 강조하는 이른바 ‘가치 외교’ 기조는 한층 선명해졌다. 한·미·일 대 북·중·러 등 신냉전 구도 강화 국면에서 한국 정부가 관리해야 할 러시아 리스크는 가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한·러 관계 긴장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는 3월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 직전 동해상에 전략폭격기를 띄우고, 일·우크라이나 회담 당일에는 일본과 영유권 분쟁지인 쿠릴열도에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반발에 나선 바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A5면 <윤 대통령 ‘우크라 방문’ 득과 실…전문가들은 어떻게 봤나>에서 외교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가치 외교를 표방하며 G8(주요 8개국)에 준하는 외교적 위상을 확보한다는 입장인데 G7(주요 7개국) 국가와 비교하면 우크라이나 지원에 가장 소극적인 건 사실”이라며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단일대오에 한국도 적극 동참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을 통해 전략적 선명성과 잠재적 G7 회원국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등 글로벌 중추 국가의 역할 확대를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며 “전쟁 장기화로 서방의 안보 지원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서방의 결속력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평가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는 러시아·미국과 다 연결된 복합적 이슈인데 러시아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은 보이지 않는다”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추구해야 하는 한국의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외교 공간을 남겨두고 미·러·중에 대해 통합되고 조율된 정책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