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연대가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정권의 언론장악 실체를 밝힌다'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과 미디어연대 공동 주최로 열렸다. 미디어연대는 문재인 정권의 공영언론 장악 실체와 폐해를 밝히고,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또 윤석열 정부의 '공영언론의 정상화'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새로운 언론장악' 또는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와 타당성이 있는지 논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정책토론회에는 황우섭 미디어연대 상임대표를 좌장으로 김대호 인하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교수와 강병호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이어지는 토론에는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학미디어학과 교수, 허성권 KBS노동조합(1노조) 위원장, 오정환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박우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 2국장 등 미디어 전문가 4명이 참석했다.
윤두현 의원은 개회사에서 "지난 문재인 정부는 민노총, 시민단체 등을 통해 공영방송의 거버넌스를 장악 하고 편향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공영방송에서 발생한 앵커 클로징 멘트 임의 삭제, 좌파에 일방적으로 치우진 패널 구성, 일장기 경례 오보, 편파 왜곡 조작 방송에 이르기까지, 공영방송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우섭 미디어연대 상임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국정과제 1호였던 ‘적폐청산’은 ‘정치보복’이란 말을 그럴 싸하게 포장한 수사(修辭)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언론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문재인 정권의 언론장악과 관련한 실체적 진실을 제대로 규명하고,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꼭 물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는 서면축사를 통해 "한편 KBS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 역시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 아래 진행 되고 있으며, 이는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거부할 수 없는 큰 시대적 흐름"이라고 피력했다. 또 "이제 공영방송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공정성 과 공공성을 담보함으로써 국민 앞에 그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장재원 국민의힘 의원은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법문상 형식적인 요건으로서만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실질도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김대호 교수는 "언론이 독립성을 잃고 정치세력과 결탁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경고했다. 또 "요즘의 언론은 다른 의견을 모두 똑같은 비중으로 보도하고, 극단적이고 비과학적 주장까지도 아무런 사실 검증없이 보도하는 것이 마치 사실을 중시하는 것인양 간주하고 있다"며 "이는 오히려 음모론을 확산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데 일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병호 교수는 '문재인 정권 언론장악의 실체와 재평가' 제하의 발제에서 공영방송의 보도 사례를 설명했다. 또 2017년 8월 더불어민주당 워크숍 비공개 문건을 공개하며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의 방송 장악 시나리오를 치밀하게 짜놨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문건에 적시된 10개의 행동 지침을 불과 6개월 만에 완수했고, 이는 2016년 10월부터 본격화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함께 정치권과 노조가 연계하여 기획했음을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토론에서 박성희 교수는 "우리나라의 언론 정책은 지원보다는 개혁 쪽에 무게 중심이 있고, 개혁의 대상도 정파성이나 지배구조 개편과 같은 정치적 이해관계로 얼룩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허성권 KBS노동조합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집단 광기와 폭력으로 KBS를 장악하고 공영방송을 망가뜨렸다"고 주장했다.
오정환 MBC노동조합 위원장은 "MBC를 언론노조의 손아귀에서 국민이 품으로 돌려놓으려면, 언론노조의 선전선 동에 가려진 실체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우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2국장은 "우리나라 언론이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고 정리했다.
다음은 김대호 교수의 발제 요약문이다.
[발제 1] 김대호 인하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언론'
1. 공평한 관찰자
올해는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가 태어난 지 300년이 되는 해 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자유시장주의의 창시자로 인 식되고 있지만, 18세기 당시에는 ‘도덕감정론’의 저자로서 스코틀랜드의 도덕철 학자이자 계몽주의자로 인식됐다. 그리고 그의 진정한 역사적 기여는 자유주의 체 계를 집대성한데 있다. 애덤 스미스 자신도 <자연적 자유의 체계>를 정립하는데 자 신의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법학, 윤리학, 경제학을 통해 자유주의 사회 질서를 종합적으로 정립하였다.
애덤 스미스는 자연적 자유의 체계를 논하면서 이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하였다. 자기사랑, 공명심, 동감, 양심 등 인간의 본성의 여러 측면을 논의 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에서 윤리와 법, 시장 경제의 효율성에 대한 근거를 찾은 것 이다.
2. 민주주의와 신뢰
모든 사회적 삶의 본질은 신뢰에 있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함께 사회를 구성하 고 사는 것은 사회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신뢰가 널리 시민들 사이에 공유되어야 사회질서가 존재할 수 있다. 내가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 이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설령 나를 해치는 경우가 발생하면 법제도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는 규칙을 믿는다.
최근에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데이터와 자료에 기반해서 2년간 조사한 끝에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야당은 이런 국제기구의 과학적 결과조차 ‘쓰레기’라며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주요 언론 중에도 ‘양비론’에 기대어 과학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학조차 신뢰하지 않으려는 세력은 자유와 안전이 보장된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이 무언가의 피해자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쪽으로 몰고 가는 경 향이 있다. 이에 대해 제랄드 브로네르는 “피해자라는 지위가 민주주의적 공간에 서 역설적이게도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Bronner, 2013). 불신을 증폭하면 진실과 반대되는 방향의 음모를 유발하는 강력한 피해자가 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이런 불신이 단순한 감정에 그치지 않고 담론으로 조직되면 음모론 으로 확산된다. 지식인들이 음모론을 만들고 가담하면 그 영향은 더욱 크다.
3. 언론 장악
본래 ‘대안(代案)’이라고 하면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발 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서 대안은 그러한 사전적 의 미인 ‘어떤 방안을 대신하는 새로운 방법’이 아니다. 그보다는 영국 옥스포드 사 전이 2016년 국제적 단어로 선정한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탈진실)’와 같 은 맥락이다. ‘감정 호소나 주관적 신념이 객관적 사실보다 여론 형성에 더 영향 을 미치는 현상’에 편승해 지지자들에게 사실보다 믿음을 앞세우고 보고 싶은 것 만 보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그래서 합리적 정책과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감정과 신조가 여론을 형성하고 진실로 간주되는 시대라고 하여 현대를 ‘탈진실의 시대’ 라고까지 부른다.
여기에 사실을 추구하지 않고 선전에 동원되는 언론이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경우 문제는 언론의 위기가 언론 그 자체의 위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4. 공영방송의 퇴보
공영방송은 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 중 하나다. 그래서 방송법과 방송사 자체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방송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고 있 다. 공영방송에는 균형있는 방송 제작, 독립성 등 높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하에서 언론노조는 경영책임자인 사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경영을 사실상 좌지우지하고, 정권을 지원하는 방송으로 전락하게 했다. 공영방송 체제의 비효율은 모두 국민 피해로 돌아간다. 각국 공영방송은 수신료 폐지에 나서고 자구 노력을 벌이지만 한국의 공영방송은 무풍지대다. KBS는 거꾸 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기까지 했다가 최근 30년 만에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 리 징수하는 변화를 맞았다.
5. 언론의 독립성
사실 보도라 하더라도 사실을 형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문제다. 특히 양비론이나 균형있는 보도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언론의 행태는 무책임하다. 요즘의 언론은 다른 의견을 모두 똑같은 비중으로 보도하고, 극단적이고 비과학적 주장까지도 아무런 사실 검증없이 보도하는 것이 마치 사실을 중시하는 것인양 간주하고 있다. 이는 오히려 음모론을 확산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언론의 독립은 민주주의 제도를 지키는 시금석이다. 독립성은 신뢰성의 초석이 다. 신뢰성의 원천은 여전히 사실, 정확성, 지적 공정성, 정보 제공 능력 등이며, 특정 집단에 대한 헌신이 아니다.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해서 사실관계나 진실과의 관련을 상실할 때, 언론의 자유란 코미디나 선전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언론이 독립성을 스스로 잃고 사회의 신뢰를 저해한다면 그것은 언론으로서의 자격을 잃는 것이다. 그것을 용인하는 언론 제도는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