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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읽기,이생각 저생각]좌파 진영이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가한 모욕, 이게 의견 전달인가?

조선 중앙은 그로시 총장이 겪은 봉변을 상세히 전달하면서 이를 비판
경향 한겨레는 민주당의 오염수 방류 비판 앞세우고, 그로시 봉변은 간략히 보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부터 3일간 방한했다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좌파 진영으로부터 ‘고 홈’ ‘원 밀리언(100만) 유료(받았냐)? 등 온갖 봉변과 무례를 당했다.

 

조선 중앙은 민주당의 무례한 발언과 좌파 진영의 ’막가파식 시위‘를 상세히 전하며 비판했으나 한겨레와 경향은 관련 사실만 간략하게 전하는데 그쳤다.

 

조선일보는 10일자 A1면 <폭행 빼고 다 당한 IAEA 총장><그로시의 험난했던 2박3일 방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를 비중있게 다뤘다. 이 기사는 “민주당은 그로시 사무총장을 만나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이라며 IAEA를 비판했으나 그로시 총장은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IAEA가 일본 맞춤형 조사를 했다.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바다에 버리지 말고 음용수 등으로 쓰라고 일본 정부에 권고할 의사가 없느냐’고 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그로시 총장은 민주당의 수위 높은 비판이 이어지자 당황한 기색이었다”며 “처음에는 몇몇 발언을 메모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얼마 뒤엔 표정을 약간 찡그리거나 안경을 벗고 중간중간 한숨을 내뱉었다”고 전했다.

 

기사는 “시위대는 그로시 총장의 입국 통로를 막아선 채 ‘그로시 고 홈’ 등 구호를 외쳤다“면서 ”그로시 총장은 2시간 넘게 공항 내부에 피신해 있다가 다음 날 0시 50분이 돼서야 화물용 통로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일부 친야 세력은 입국 방해 과정을 ‘김포대첩’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또 “시위대는 (그로시 총장이 투숙한 호텔) 인근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시위를 했다”며 “9일 국회로 올 때도 시위대가 국회 본청 정문을 점거, 다른 통로로 돌아가야만 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그로시 총장은 출국 전 트위터에 민주당 간담회 사진을 올리며 ‘IAEA는 한국민들의 우려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투명성과 열린 대화가 자신들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3면에 <후쿠시마 오염수보다 북핵을 더 걱정해야”>라는 제목으로 그로시 총장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그로시 총장은 이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인들의 걱정과 반발을 이해한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이 우려가 잦아들 수 있도록 대중과의 소통을 계속 강화해 가겠다”고 했다.

 

그로시 총장은 “그 어떤 검증도 받지 않는 북한의 핵 개발 시설이야말로 국제사회엔 매우 큰 위협”이라며 “한국인들은 북핵이라는 ‘나쁜 현실’에 익숙해져 큰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있지만 나는 우리가 모두 여기(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에 훨씬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후쿠시마보다는 북핵 문제를 더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불신은 모호함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한다”며 “알기 쉽게 설명하면 2011년 대지진 발생 후 안전을 위해 냉각수 투입이 꼭 필요했고, 이제 그 냉각수가 많이 쌓여 바다로 흘려보낼 필요가 있으며, 처리를 거쳐 방류할 물은 여러 기관이 동의한 국제적 기준에 따르면 바닷물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그로시 총장은 IAEA의 독립성을 의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일본 분담금이 많다거나 내가 일본에서 100만 유로를 받았다는 둥 보도를 보고 당황했다”면서 “조사는 미국·프랑스·한국·중국 등의 여러 신뢰할 만한 연구소에 시료를 보내 독립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사설 <IAEA 대표를 당혹스럽게 만든 대한민국의 수준>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의 한국 방문과 체류 과정은 낯부끄러운 장면의 연속이었다. 유엔 산하 국제기구 대표가 이렇게 면박을 당한 전례가 또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우리 전문가도 참여한 평가 보고서를 놓고 중립성·객관성이 없다고 따질 때는 어떤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국제기구가 2년 검증 끝에 확인한 내용을 다수 의석 정당이 폄하하면서 자기편 국민의 감정적 반응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면서 “광우병, 세월호, 천안함, 사드 전자파, 청담동 술자리 등 괴담 정치가 반복되면서 국민 다수가 이젠 피로를 느끼고 있다. IAEA 대표를 대하는 상식 밖의 태도를 목격한 국제사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앙일보도 A1면 <그로시 국회 불러놓고 민주당 호통·시위·욕설>이라는 제목에서 그로시 총장에게 봉변을 가한 시위대를 더불어민주당 일부 권리당원과 야권 성향 유튜버들이라고 특정하면서 “이들이 ‘고 홈’을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민주당과의) 면담장 안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염수 방류에 반대해 단식농성 중인 우원식 의원은 그로시 총장 면전에서 ‘셀프 검증, 일본 맞춤형 조사’ ‘일본에 음용수로 마시라고 하라’고 맹비난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16분간에 걸친 그로시 총장의 모두발언이 끝나자, 민주당 측은 두 배 이상인 35분가량 IAEA를 성토했다”면서 “위성곤 민주당 오염수대책위원장은 ‘IAEA를 존중하지만, 최종 보고서의 부실함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IAEA는 다핵종제거설비(ALPS) 검증을 안 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우원식 의원이 그로시 총장이 인터뷰에서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거론하며 “안전하다고 확신하면 일본이 음용수로 마시든지 공업·농업 용수로 쓰라고 권고할 의사가 없는지 묻고 싶다”고 맹비난하자 그로시 총장이 메모를 중단하고 우 의원을 응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의원들의 거센 비판에 의자에 등을 대고, 안경을 벗거나 중간중간 한숨도 내뱉는 모습도 보였다“고 면담장 분위기를 전했다.

 

기사는 “그로시 총장의 (한국 야당에 대한) 합리적 기대가 통하지 않았다”면서 “이후 비공개로 30분간 이뤄진 면담에서도 양측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면담장인 국회 본청 민주당 원내대표실 창문 밖에선 친(親)민주당 성향 유튜버와 권리당원들이 모여들어 고성으로 시위를 벌였다. 면담 이후까지 시위가 계속되자 그로시 총장 일행은 국회 본청 정문이 아닌 후문으로 빠져나가야 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그로시 총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솔직히 좋지는 않았다’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선 당연히 사람들이 각자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고, 나는 (논쟁에) 숨거나 이견을 무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A4면 <그로시 "방류 아닌 다른 방법? 세계를 '실험실 쥐'로 만들건가">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에서 해상 방류하지 않고 다른 방식을 동원했어야 했는지에 대해 그로시 총장은 ‘“지금까지 사용된 적 없는 방법을 사용해 전 세계인을 '실험실 쥐'로 만들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국내 일부 단체들이 ‘해상 방류가 아닌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IAEA가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보고서의 문구가 면책 조항이라고 하는 한국 야당의 비판에 대해, 그로시 총장은 “처음에 그런 지적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재밌다(amused)'는 생각까지 했다. 해당 문구는 IAEA가 발간하는 여타 출판물에도 형식적으로 넣는 면책 조항(disclaimer)일 뿐이다. 당연히 다핵종제거설비(ALPS) 시스템의 안정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해당 문구를 활용해 정치적 의미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사실 우스운 일”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A1면 <“오염수 안전 처리땐, 후쿠시마 생선에 방사성 물질 영향 없어”>이라는 제목과 <“IAEA 전문가들, 과학적 이견 전혀 없었다”><“후쿠시마 보고서 전적으로 확신><”누구도 동의 안한다는 말 안해”>라는 부제로 그로시 총장의 인터뷰 기사를 정리했다.

 

기사는 “이재명 대표가 ‘IAEA 사무총장에게 일본에 오염수 해양 방류를 무기한 연기하도록 요구하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그로시 총장은 ‘IAEA의 개입은 기술적 측면에만 제한된다. 한일 간 정치적 논의엔 끼어들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고 전했다.

 

기사 또 “그로시 총장은 ‘정당한 우려라면 한국 내 정치 단체는 물론 언론사·시위대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서도 ‘모욕적 영역으로 들어가면 (그러한 대화가) 의미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A5면 <그로시 만난 野의원 “그렇게 안전하면, 일본에 음용수로 마시라고 권고하라”><그로시, 野 거친 발언에 표정 굳어><면담장 밖 시민단체 “방류 반대” 시위>라는 제목으로 민주당의 면담장 분위기도 함께 전했다.

 

이 기사는 “그로시 총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거친 발언에 당황한 듯 굳은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는가 하면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이 길어지자 손목시계를 가리키는 등 진행을 재촉했다”면서 “회의장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회의실 창문을 두드리고 그로시 총장의 이름을 외치는 시민단체들의 구호가 고스란히 들렸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A1면 <민주당 “일 오염수 방류, 대안 검토” 요청…IAEA “안전하다” 거절>이라는 제목으로 민주당의 무례한 요청과 그로시 총장의 대응에 기사의 초점을 맞췄다.

 

이 기사는 “민주당이 그로시 사무총장을 만나 오염수 해양 방류 연기와 대안 검토를 위한 공동 행동을 요청했다”면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사실상 거절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위성곤 민주당 대책위원장은 IAEA 보고서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 검증도 하지 않았으며 오염수 방류가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검토하지 않았다.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유엔 해양법협약 위반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A4면 <2박3일 방한 그로시, ‘자기 할 말’만 하고 떠났다><우호적 언론 만나 보고서 내용 되풀이…‘정치적 활동’ 지적><“단순한 물” 표현 등 과학적인 설명보다 일방적 전달에 그쳐>라는 제목의 기사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기사는 “그로시 사무총장은 우호적인 국내 언론과 개별 인터뷰하며 ‘오염수를 나도 마실 수 있고 수영도 할 수 있다’ 도 했다”면서 “그로시 총장이 과학적 설명보다 정치적 플레이만 했다는 지적이 야당과 시민사회 일각에서 나온다”고 꼬집었다.

 

기사는 “그로시 총장의 입국부터 순탄치 않았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했지만 규탄 시위대에 막혔다. 정의당, 진보당,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시위대가 입국장 일대에서 ‘IAEA 보고서 폐기하라’ ‘해양 방류 반대한다’ 등 문구가 적인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면서 그로시 총장이 봉변을 자초한 듯한 인상을 풍겼다.

 

한겨레신문은 1면 <IAEA 사무총장, ‘일본 오염수 안전’ 옹호만 하고 떠났다><오염수 ‘물’로 표현…“마실 수도 있다”><공개 회견 대신 언론사 5곳과 인터뷰><원안위 “후속 검증에 한국 참여”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뉴스를 정리하면서 “신뢰성 논란 등이 수그러들지 않자, 한국 등 반대 여론이 높은 나라들을 방문해 소통에 나섰지만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비판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그로시 사무총장은 <조선일보> 등 국내 일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알프스로 처리된 오염수를 그냥 ‘물’(water)이라고 부르며 “(이 물을) 마실 수 있고,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이번 방한 내내 일본의 방류를 적극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또 “<한국일보> 인터뷰에선 후쿠시마 어민들이 오염수 방류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전하게 처리돼 방류된다면, 수산물 오염도 없을 것' '어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평판(reputation)'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일본 어민들이 안전성 여부를 과학적으로 따지려는 게 아니라 오염수 때문에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오명을 쓸까 봐 우려한다는 의미“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5면 <일본 언론도 “IAEA 중립성 의문…자금 제공에 ‘배려’ 가능성”><도쿄신문 “일, 오랫동안 거액 분담금·기여금 내”>라는 제목으로 “일본 <도쿄신문>은 ‘일본은 오래전부터 국제원자력기구에 거액의 분담금과 거출금을 내고 있다. (이런 관계에서)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보증서’는 중립적 입장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한겨레신문은 “국제원자력기구가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판단하기에 적합한 조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데는 일본 정부의 높은 분담금이 거론된다. 국제원자력기구 정규 예산 분담률(2021년 기준)을 보면, 일본은 8.32%로 미국(25.25%), 중국(11.15%)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고 전했다.

 

한겨레가 인용한 도쿄신문의 기사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이익에만 초점을 맞춘 편향성도 문제로 지적됐다”며 “고토 시노부 후쿠시마대 교수는 인터뷰에서 '국제원자력기구가 겉으로는 후쿠시마를 존중한다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지 어업인 등의 목소리는 무시됐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5면 <민주당, IAEA 사무총장 만나 “일본 편향적 검증”…그로시 ‘당황’><의원들 “중립성·객관성 상실” 고강도 비판><그로시 “안전기준 부합”…대안 검토엔 침묵>이라는 제목으로 민주당과의 면담 내용과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