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조금동두천 25.5℃
  • 흐림강릉 25.6℃
  • 구름많음서울 28.2℃
  • 흐림대전 27.4℃
  • 흐림대구 27.1℃
  • 구름많음울산 25.4℃
  • 흐림광주 26.8℃
  • 구름많음부산 28.4℃
  • 흐림고창 25.8℃
  • 제주 27.2℃
  • 구름많음강화 24.6℃
  • 흐림보은 24.6℃
  • 흐림금산 24.9℃
  • 흐림강진군 26.3℃
  • 구름많음경주시 24.9℃
  • 흐림거제 26.6℃
기상청 제공

미디어비평

[신문읽기, 이생각 저생각]SG사태 늑장대응 지적(동아), 대주주 '신의 매각'?(한겨레)

한겨레는 '신의 매각' 대주주, 미리 알았나는 제목 가장 돋보여
경향은 투자자들 통정매매 알고 용인했다면 공범 될수도

<허술한 감시와 늑장 대응, 정책 당국의 문제>(동아)

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로 불거진 주가 조작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아일보 2일자에서 가장 크게 나왔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사진)에서 ‘거래소 허술한 감시, 금융당국 늑장 대응이 SG사태 키웠다’는 제목으로 “지난해부터 위험 징후가 보였지만 금융당국은 사전에 잡아내지 못했다. 알고도 늑장 대응으로 화를 키웠다”며 “작전 세력은 장기간에 걸쳐 시세를 조종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으고 파생상품을 악용하는 등 신종 수법도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시장 감시 단계부터 구멍이 뚫렸다. 주가 조작에 동원된 8개 종목은 뚜렷한 호재 없이 꾸준히 주가가 올랐다. 삼천리는 지난해 5월 11만 원이던 주가가 올해 3월 50만 원을 넘어섰다”며 “이유 없이 주가가 뛰었지만 한국거래소는 해당 기업에 중요한 미공개 정보가 있는지 묻지 않았다. ‘투자 경고’ 종목으로도 지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초 뒤늦게 제보를 받고 사건을 인지한 후에도 대응이 신속하지 못했다. 금융당국이 조사를 미적대는 사이에 주가 조작 세력은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할 시간을 벌었다”며 “시가총액 8조 원이 날아간 지난달 28일에야 금감원이 증권사 최고경영자들을 긴급 소집해 (주가조작에 활용된 고위험 파생상품에 대한) 위험 관리를 주문했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금융범죄를 감시하는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금융당국이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반복되면 자본시장의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A12면에 이번 사태를 주도한 세력을 이끈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를 인터뷰했다. 라 대표가 이 기사에서 “주가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거론되는 세력들이 투자자 약 1000명으로부터 투자금 약 1조 원을 모아 최대 2조 원을 운용했다”며 “통정거래(같은 세력끼리 매매를 주고받으며 주가를 움직이는 수법)는 일부 인정하지만 시세 조종은 안 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하지만 금융당국은 라 대표 등이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해 장기간에 걸쳐 주가를 띄운 시세 조종 혐의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 라 대표가 “다우키움 김익래 회장이 주가폭락의 핵심”이라고 말한 데 대해 회장측은 “폭락 직전 대량 매도는 우연일 뿐”이라고 맞서는 상황을 전했다.

 

라 대표는 인터뷰에서 “(지난달 20일)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140만 주를 팔면서 주가가 폭락했는데 이게 시장 교란 행위”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이에대해 “주가 폭락 사태 직전 관련 종목인 다우데이타를 대량 매도한 김 회장을 겨냥해 사전에 시세 조종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이 기사는 “김 회장은 폭락 직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그룹 지주사 격인 다우데이타 140만 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4300만 원을 확보했다”며 “주가가 폭락하기 전 고점에 있을 기막힌 타이밍에 현금화에 성공한 것이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또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폭락 직전에 대량 매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김 회장은 2007년 1월 9∼11일 3거래일 동안 다우데이타 133만2000주(4.15%)를 주당 평균 4747원에 장내 매도해 63억3600만 원을 확보했다. 당시 다우데이타 주가는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폭락한 이래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의 매도 직후 주가는 하한가를 찍고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라 대표는 김 회장과 마찬가지로 주가 폭락 전 블록딜에 나섰던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의 거래도 의심스럽다고 했다”며 금융당국 관계자는 “김 회장이 라 대표와 직접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키움증권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기반으로 주식을 매도했다면 심각한 범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겨레, '신의 매각' 한마디로 쟁점 정리>

 

한겨레신문은 2일자 8면에서 ‘신의 매각 대주주들 폭락 미리 알았나'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의혹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이 신문은 “검찰과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합동수사에 나선 가운데 통정거래 뿐 아니라 대주주들의 사전 인지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라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은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인 기업들의 대주주로 주가 폭락 전 지분을 처분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김 회장이 지분을 매각한 뒤인 4월24일부터 주가는 하한가(-30%)를 기록하면서 폭락했다”며 “시장에서는 김 회장이 주가 폭락을 미리 알고 사전에 지분을 처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주가 폭락 전 지분을 매각해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 선상에 오를지 주목된다”며 “김 회장은 지난달 17일 서울가스 보유주식 10만주(2%)를 주당 45만6950원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김 회장이 지분 조정에 나선 건 2010년 1월 이후 13년 만이다. 서울가스 주가 역시 김 회장 지분 매각 직후인 4월24일부터 하한가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통정거래 방식 용인했다면 투자자들도 공범될수도>(경향)

경향신문은 A2면에서 ‘SG증권발 주가 파장…통정거래 방식 알고도 투자했다면 공범’이라는 제목으로 색다른 관점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의 요지는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H사의 통정거래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면 이들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H사에 돈을 맡겼던 투자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투자자 개인 명의의 휴대폰을 받아 통정매매를 하며 주가를 상승시킨 것으로 추측된다. H사의 투자자는 약 1000명으로 가수 임창정 씨, 박혜경 씨 등 연예인과 이중명 전 아난티그룹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투자자들 대부분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H사가 어떻게 투자를 하고 있는지 알고 투자금을 맡겼다면 투자자들도 공범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이 통정매매를 용인했다면 공범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 “휴대폰과 개인정보를 H사에 일임했다 해도 불법을 용인하고 일정 이익을 얻기로 하는 의사가 있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