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당시 이성만 민주당 의원이 일부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닦달에 이 의원이 1,000만원을 마련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출신의 전직 의원 A씨는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이 전 부총장이 전당대회 기간에 이 의원한테 하도 돈을 달라고 닦달하고 괴롭혀서 참다못한 이 의원이 1,000만원을 마련해줬는데, 그것 때문에 속앓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련된 불법 정치자금 중 8,000여만을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이, 1,000여만원을 조택상 전 인천시 부시장이, 500여만원을 민주당 관계자 강모씨가 조달했다고 보고 있다. 또 조 전 부시장이 마련한 1,000만원은 강 회장과 이성만 의원, 조 전 부시장이 공모해 조 전 부시장의 지인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A씨의 말에 따르면 이성만 의원이 직접 1,000만원을 조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A씨는 “이 의원은 당시 조 전 부시장도 이 전 부총장의 ‘수금 요구’ 때문에 고생하는 걸 알고 있어서 ‘조 전 부시장도 함께 신경 썼으니 그만 좀 괴롭혀라’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또 A씨는 “조 전 부시장은 돈이 건너간 사실도 몰랐다”라고 덧붙였다.
JTBC가 지난 13일 이정근 전 부총장과 이성만 민주당 의원의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는데 이 전 부총장과 이성만 의원이 ‘돈봉투’에 대해 구체적의로 논의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성만 의원이 이 전 부총장과의 통화에서 “지난번에 얘기했던 거는 박OO(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하고 다 얘길 했어. 내가 받아서 OO주면 OO가 줄거야”라고 얘기하자 이 전 부총장은 “그렇게 하지마. 오빠가 받아서 (직접) 나한테 줘”라고 말했다. 이어 이성만 의원이 “돈, 내가 내일 주면 안돼? 내일? 오전 10시에 갈테니까”라고 말하는 등 두 사람 사이에 돈이 오간 정황이 담겨있다.
이성만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와 관련한 압수수색과 연이은 언론보도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라면서 “이미 입장을 밝힌 바와 같이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저는 불법적 정치자금을 받거나 전달한 사실이 없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단편적 녹취록과 일방적 진술을 근거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저의 무고함을 당당히 밝혀 나가겠다. 추후 이뤄질 조사 과정에도 성실히 대처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강 회장이 주변인과 말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한 정황을 포착하여 정당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 회장은 피의자심문을 받기 전 송영길 전 대표의 인지 여부와 누구의 지시를 받았느지 등의 질문에 “언젠가는, 언젠가는 말할 날이 있겠죠. 오늘은 성실히 받겠습니다”라고 짧은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의 영장심사는 21일 오전 11시부터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강 회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똔느 22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