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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공정성·대표성 강화 여론조사 입법에 제동

미등록 업체의 정치 현안 여론조사·응답률 5% 미만 여론조사 공표 금지, “모두 반대”
尹 대통령의 “과학적이 공정한 여론조사” 취지에 반대하는 셈...여권, "이해할 수 없다" 반응

 

최근 회사·조직·단체의 여론조사가 난무하는 가운데 여론조사의 공정성과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여론조사 입법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반대 입장’으로 제동을 걸었다.

 

21일 중앙일보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선과위는 장제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과잉 규제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개정안은 정치 현안 관련 여론조사도 ‘선거 여론조사’에 포함해, 선관위 등록 업체만이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현행 선거법은 미등록 업체라도 정당 지지율 조사만 제외하면 다른 정치 현안들에 관한 여론조사 공표가 가능하다.

 

개정안은 또 여론조사 응답률이 5% 미만인 조사에 대해서는 공표를 금지하는 내용도 담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동응답(ARS) 방식은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신문은 최근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 여론조사에서 응답률 5% 미만 비율이 대략 20%∼40%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선관위는 그러나 이 같은 행정안전위원장 발의 개정안에 대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 현안의 범위가 매우 넓어 경제·사회·문화·예술·과학 등 모든 분야의 여론조사가 심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과잉 규제 우려가 있다”라며 반대했다. 선관위는 “응답률과 여론조사 품질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간에 견해차가 존재하며, 미국여론조사협회는 양자를 직접 연계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선관위의 이 같은 제동에 개정안은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심사가 시작됐으나 진전을 보지 못하고 계류 상태에 빠졌다. 특히 친명계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관위 의견을 준용해 입법을 반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11월 발의된 이 개정안은 당시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박성민·유상범 의원 등 친윤 다수가 참여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실상 윤심(尹心) 입법”이란 말도 나왔다.

 

앞서 같은 해 9월 선관위에 미등록 된 한 여론조사 업체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론조사를 발표한 바 있으며 해당 업체 대표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었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권을 흔들려는 정략적 의도”라고 비판했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표본 여론조사는 표본 설정 체계가 과학적이고 대표성이 객관적인지 제대로 공개돼야 한다"라며 "나아가 질문 내용과 방식도 과학적이고 공정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결국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실하고 의도적인 ‘가짜 여론조사’가 자칫 선전·선동 도구나 ‘가짜뉴스’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발언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여당에서는 선관위의 이 같은 입법 제동에 대해 ‘이례적’ 혹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도를 가진 부실 여론조사는 가짜뉴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한데도 이를 앞장서서 막아야 할 선관위가 마치 두둔 내지 묵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상식 밖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이와 관련 장 의원이 지난달 22일 국회 행안위 전체 회의에서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에게 “의원 질의 도중에 이석을 멋대로 한다”라며 공개 질책을 했던 일을 소개했다. 선관위의 입법 반대가 공개 질책 직후에 이어진 터라 정치권 안팎에선 “시점이 묘하다”라는 말도 나왔다는 것이다. 이어 국민의힘 관계자 말을 인용해 “선관위 수장이 공개적으로 망신당한 것에 대해 선관위 내부에서 억한 심정이 있단 얘기가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