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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가짜뉴스] 이재명 대표 "선친묘소 훼손은 흑주술" 주장은 가짜

李 "묘소 훼손은 후손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흑주술"
뉴시스 "같은 문중 인사들이 기 보충 의식을 행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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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2일 SNS에 선친 묘소가 훼손됐다며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일종의 흑주술이라고 주장했으나 한달이 채 안된 6일 흑주술 주장은 가짜뉴스로 드러났다.

 

 이 대표는 지난달 10일 선친 묘를 중심으로 둘레 4곳에 구멍이 났고 그중 두 군데에는 돌이 묻혀 있었다는 제보가 들어오자, SNS에 “후손들도 모르게 누군가가 무덤 봉분과 사방에 구멍을 내고 이런 글이 쓰인 돌을 묻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라고 묻고 “의견을 들어보니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의식으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한다”고 썼다. 이 대표는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죄송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신속한 수사 촉구와 더불어 ‘무속적인 저주’ 등 여러 의혹이 일면서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경찰은 CCTV 자료를 확보해 묘소 일대 도로를 거쳐간 차량들의 번호 조회에 들어갔으며 지난달 3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문서 감정 결과 해당 한자는 '生明氣'(생명기)로 긍정적인 의미로 보인다고 밝혔다. 묘소의 앞 부분에 파진 구멍도 의도적인 훼손이 아닌 이 대표와 가족들이 예배를 위한 십자가를 세우기 위해 판 구멍으로 밝혀졌다.

 

  사건의 진상은 뉴시스가 6일 이 대표의 부모 묘소 훼손 사건은 문중 인사들이 이 대표를 돕기 위해 '기(氣)'를 보충하는 의식을 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하면서 드러났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 대표와 같은 경주 이씨 문중 인사들이 이 대표의 일이 잘 풀리도록 부모 묘소에 '생명기(生明氣)'라는 돌을 묻었다고 주장했다.

 

  전남 강진군에서 고려청자를 연구하고 있는 이모(85) 씨는 6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 1일 지방선거 3일 전인 5월 29일 문중 인사들과 함께 경북 봉화군의 이 대표 부모 묘소에서 기 보충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04년 전남도로부터 청자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아 도공을 양성하고 있으며, 풍수지리 전문가로도 활동하는 지관이다.

 

  이씨 일행은 강진 고려청자가 생산됐던 강진군 대구면에서 돌덩이 6개를 가져가 '날생(生)', '밝을명(明)', '기운기(氣)' 한자를 새겨 봉분 가장자리에 묻었다. 이 씨는 "생명기는 신명스러운 밝음, 밝은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졌다"며 "10년 전 특허청에 생명기 상표등록을 마쳤다. 다른 곳에서도 기 보충 처방을 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사전에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이 씨는 "함께 간 문중들도 이 대표와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 좋은 취지로 했으니 나중에 이 대표에게 알려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최근 이 대표가 뒤늦게 이런 내용을 알고 경찰까지 수사를 한다고 해 무척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모님의 묘소를 훼손하는 행위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벌어져서는 안될 일이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다만 복수난수(覆水難收·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라 했으니 악의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