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에 이어 최근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넷플릭스를 타고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가운데, 넷플릭스에 비견되는 국내 OTT 플랫폼 육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OTT 산업 10년의 조망과 2025년 OTT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은 주제로 발표했다.
노 소장은 “2023년을 기점으로 레거시 방송산업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이 미디어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함에 따라 이에 대한 산업적·정책적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가 혁신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소장은 이어 “한편으로 글로벌 OTT로 인해 국내 레거시 미디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초래한 측면도 있다”면서 “낡은 규제 체계로 인해 레거시 방송미디어 사업자들의 자유로운 혁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규제가 인터넷 기반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들에 비해 레거시 미디어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원인이란 것이다.
미디어 콘텐츠 분야 내수시장이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사업자의 종속성이 심화될까 우려된다는 지적도 했다. 노 소장은 “넷플릭스에 유통시키지 않고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선재 업고 튀어’도 국내 플랫폼으로 유통시키지 못했다는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선재 업고 튀어’(Lovely Runner)는 올해 4월 8일부터 5월 28일까지 tvN에서 방송된 월화 드라마로, 글로벌 OTT 라쿠텐비키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세계 130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브라질, 멕시코 등 6주 연속 1위를 기록했던 국가만 109개국에 달한다.
이날 문철수 한국OTT포럼 회장은 인사말에서 “OTT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성장하면서 조기에 성숙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더이상 단기간에 유의미한 성장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넷플릭스와 경쟁할만한 국내 OTT 사업자를 육성하고 국내 콘텐츠 산업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 OTT 진흥이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는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하고 (사)한국OTT포럼이 주관했다.
송원근 기자